피터 아츠(네덜란드,40)가 세대 교체의 칼바람 속에서 홀로 분전하고 있다. 마흔 살로 이번 대회 출전자 중 최고령인 피터 아츠는 2일 서울 올림픽 제 1체육관에서 열린 K-1 월드 그랑프리 16강전에서 에베르톤 테세이라(브라질,28)를 연장까지 가는 고전 끝에 물리치며 오는 12월 요코하마에서 열릴 8강 토너먼트 최종전에 진출했다.

레이 세포(뉴질랜드,39), 레롬 르 벤너(프랑스,37) 등 마흔을 바라보는 K-1 원조 선수들이 모두 신예들에게 몰락한 가운데, 알리스타 오브레힘(네덜란드,30), 다니엘 기타(루마니아,29), 구칸 사키(터키,26)가 화끈한 K0승을 거두며 8강에 합류했고, 5회 우승에 도전하는 천하무적 세미 슐트(독일,37)도 거뜬히 승리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피터 아츠, 노장은 아직 죽지 않았다

피터 아츠는 마치 거목이 넘어가듯 상대 선수를 쓰러뜨린다고 해서 '벌목꾼' 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18년째 K-1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2008년에는 3년 연속 타이틀을 갖고 있던 천하무적 세미슐츠를 물리치기도 했지만 올해는 지역대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 팬 투표를 통해 16강전에 출전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각을 염두에 둔 듯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애송이에게 경기가 아닌 킥복싱 레슨을 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경기 뚜껑을 열어보니 기량이 부쩍 늘어가고 있는 테세이라의 순발력에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테세이라에게 펀치를 허용한 피터 아츠 피터 아츠가 신예 테세이라에게 펀치를 허용하고 있다.

▲ 테세이라에게 펀치를 허용한 피터 아츠 피터 아츠가 신예 테세이라에게 펀치를 허용하고 있다. ⓒ 류재현


하지만, 피터 아츠는 연장전이 선언되자 오히려 띠동갑 테세이라보다 더 분발해서 기합을 넣으며 선제 공격을 적중시켰고, 이로 인해 테세이라는 눈 부상을 당하며 의사에게 경기 속행여부를 점검 받아야 했다. 결국 피터 아츠는 연장전 승부 끝에 8강 최종경기에 진출하고 말았다. 앞 경기에서 연장전이 선언되자 경기를 기권해버린 제롬 르 벤너와는 달리 왜 피터 아츠가 살아있는 전설이자 킥복싱의 교과서인지를 보여주는 베테랑의 진면목이었다.

테세이라에게 공격하는 피터 아츠 연장전에서 공격을 퍼붓는 피터아츠

▲ 테세이라에게 공격하는 피터 아츠 연장전에서 공격을 퍼붓는 피터아츠 ⓒ 류재현


피터 아츠 승 연장 최종 판결 피터 아츠 3 vs 0 에베르톤 테세이라

▲ 피터 아츠 승 연장 최종 판결 피터 아츠 3 vs 0 에베르톤 테세이라 ⓒ 류재현


오브레임, 차기 대권주자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오브레임은 벤 에드워즈(호주,25) 맞아 애초부터 KO승을 거두려고 작정한 듯 경기에 임했다. 190cm의 신장에 빠른 주먹스피드를 갖춘 신예 에드워즈가 경기 시작부터 선제 공격을 해왔지만, 오브레힘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두터운 클린치로 방어하며 기회를 노렸다가 묵직한 카운터펀치 한방으로 다운을 얻어냈다. 다시 일어난 에드워즈는 물러서지 않고 다시 공격을 시도하며 투지를 보였지만 2번이나 더 다운당하며 자동 KO패를 맞이하고야 말았다. 나름 복싱기술을 갖추고 정신력도 대단했지만, 한마디로 오브레임의 스피드와 힘 앞에 그저 한 수 아래였다.

오브레임의 한방 완벽 방어 후 오브레임의 강력한 펀치에 다운을 허용하는 에드워즈

▲ 오브레임의 한방 완벽 방어 후 오브레임의 강력한 펀치에 다운을 허용하는 에드워즈 ⓒ 류재현


이제 오브레임에게 남은 목표는 K-1 5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극강 세미 슐트다. 헤스디 거지스(네덜란드,26)에 판정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해 있는 슐트를 잡을 만한 유일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오브레임이 12월에 열릴 최종전에 어떤 준비를 하고 나설 지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8강 토너먼트 대진표는 오는 4일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추첨을 통해 결정되는데, 출전자 4명은 경기 순서를 나머지 4명은 상대할 선수를 지목하는 방식이어서 오브레임과 세미슐트가 어떤 선수와 만나게 되는지도 우승을 점쳐볼 수 있는 포인트이다.

K-1 GP 선수들 .

▲ K-1 GP 선수들 . ⓒ 류재현


경기 결과
[오프닝파이트] 명현만 vs. 송민호 - 명현만, 1라운드 KO승
[슈퍼파이트] 하리드 디 파우스트 vs. 제바드 포투락 - 제바드 포투락, 3라운드 TKO승
[슈퍼파이트]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vs. 사토 타쿠미 -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1라운드KO승
[토너먼트 제 1경기] 레이 세포 vs. 타이론 스퐁 - 타이롱 스퐁, 3:0 판정승
[토너먼트 제 2경기] 구칸 사키 vs. 프레디 케마요 - 구칸 사키, 1라운드 KO승
[토너먼트 제 3경기] 에롤 짐머맨 vs. 다니엘 기타 - 다니엘 기타, 2라운드 KO승
[토너먼트 제 4경기] 제롬 르 밴너 vs. 쿄타로 - 쿄타로, 3라운드 종료 기권승
[토너먼트 제 5경기] 피터 아츠 vs. 에베르톤 테세이라 - 피터 아츠, 3:0 판정승(연장전)
[토너먼트 제 6경기] 마이티 모 vs. 라울 카티나스 - 마이티 모, 3:0 판정승
[토너먼트 제 7경기] 세미 슐트 vs. 헤스디 거지스 - 세미 슐트, 2:1 판정승
[토너먼트 제 8경기] 알리스타 오브레임 vs. 벤 에드워즈 - 알리스타 오브레임, 1라운드  KO승

K-1 피터 아츠 세미 슐트 알리스타 오브레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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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선수협의회 제1회 명예기자 가나안농군학교 전임강사 <저서>면접잔혹사(2012), 아프니까 격투기다(2012),사이버공간에서만난아버지(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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