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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곳 잃은 흡연자

요즘 흡연자인 저의 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사무실에서는 밖의 후미진 곳을 찾아 담배에 불을 붙입니다. 용케 찾아간 곳에 사람들이 모여 대화라도 나누고 있으면 사람이 없는 곳을 다시 찾고서야 겨우 담배를 피울 수 있습니다.

집에서는 이웃집의 눈총으로 담배 피우기가 썩 내키지 않지만 정 참을 수 없을 때는 베란다에서 창밖으로 목을 최대한 빼고 염치불구하고 피웁니다. 아내와 아이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습니다. 담배 한 대 피우자고 엘리베이터를 가동해가며 밖으로 나오는 것 또한 영 번거로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내 흡연도 앞으로 금지될 태세입니다.

거리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비교적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한적한 곳에서 피우는데 내가 피우는 담배 연기가 근처에 가지도 않는데 여기저기 눈총을 줍니다. 간접흡연의 피해 때문에 그런 거라 생각하지만 좀 반응이 심하다고 생각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흡연= 몰상식'의 공식이 성립된 것 같습니다. 집 근처공원에 가도 금연표시가 붙어 있습니다. 그곳은 금연시범공원입니다. 그만큼 흡연자들은 이제 설자리를 잃었습니다. 그나마 승용차안이 가장 자유스러운 것 같습니다. 비약 같지만 사회적 기피인물이 되어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몰래 숨어 피워야 할 지경입니다. 마약도 아닌데 말입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이 금연공원으로 시범운영되면서 이를 안내하는 금연공원 안내표지판이 야간에도  환하게 눈에 들어온다.
▲ 여기선 안돼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이 금연공원으로 시범운영되면서 이를 안내하는 금연공원 안내표지판이 야간에도 환하게 눈에 들어온다.
ⓒ 최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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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 취지는 국민건강, "건강보험 충당 아냐"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담뱃값을 인상하겠다고 17일 밝혔습니다. 적자투성이 건강보험 메우는데 담뱃세를 재원으로 마련한 국민건강증진 부담금이 사용한 부분이 걸려서인지 건강보험 충당이 아니라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민부담 가중으로 연결시키지 말고 서민들의 건강을 제고할 수 있다는 시각을 가져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장관 말은 즉 달리 번역하면 당신들 건강 생각해서 하는 일이니 괜한 소리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금연정책은 그것이 무엇이든 환영받을 일입니다. 목적이 정의(?)롭기 때문에 달리 할 말이 없고 반대의견 내놓기도 궁색한 입장입니다.

더욱이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흡연가들의 흡연의 권리 주장이 먹히겠나 싶기도 합니다.
'기호식품'이니 '화학적으로 이야기 할 수 없는 그 무엇' 등 어느 이유도 요새는 환영받을 수 없습니다.

인상은 가중처벌(?), 담뱃값 벌기 더 힘들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뱃값 인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흡연의 폐해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등에 업고 사회적 소수가 된 흡연자들의 호주머니를 압박하겠다는 뜻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건강보험 충당을 위해서 말입니다. 건강증진부담금은 폐암과 같은 담배 관련 질환 지원, 금연운동 및 관련 사업에 사용돼야 하지만 전체 징수액의 10% 남짓만 쓰여 왔고 이중 금연 관련 사업투자는 1%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또 금연효과 보다는 가뜩이나 가벼운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만 어렵게 할 것입니다. 물론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을 하게 되는 흡연자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물가 잡는다고 자장면 값 지도는 하면서 이제는 담배 값 인상하겠다고 나서니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소수가 된 흡연자들은 이미 사회적으로 '벌'을 받고 있습니다. 거기에 가격인상이라는 가중처벌은 좀 가혹합니다. 올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굳이 또 다시 흡연권리를 주장하지는 않겠습니다. 담뱃값도 벌기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경기도 어렵고 담뱃값도 오르면 정말 담뱃값 벌기 힘들어 질 것 같습니다. 보건복지부는 금연에 대한 별다른 노력도 해보지 않고 쉬운 길을 찾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건강과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치사해서라도 끊어야 겠다" 하면서도 금연이 어려워 "치사해도 피우고 있다"는 흡연자들의 금연을 위해 금연사업부터 꼼꼼히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여성들 건강에 해롭다고 킬힐의 가격을 높이거나 높이를 규제할 계획은 없을 터이니 말입니다.


태그:#금연, #담뱃값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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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주는 기쁨과 감동을 쓰고 함께 공유하고 싶어 가입했습니다. 삶에서 겪는 사소하지만 소중한 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그냥 스치는 사소한 삶에도 얼마다 깊고 따뜻한 의미가 있는지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그래서 사는 이야기와 특히 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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