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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천안함 종합보고서 발간 직후, 국제 합동조사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던 스웨덴 조사단의 역할과 판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발간된 종합보고서에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조사에 참여한 각국 조사팀 대표들의 서명이 담겨 있다. 한국 측 민·군 합동조사단(아래 합조단)의 윤덕용, 박정이 공동단장 외에 토마스 에클스 미국 조사단장, 안토니 파월 호주 조사단장, 데이비드 맨리 영국 조사단장, 에그니 위드홀름 스웨덴 조사단장의 서명이 첨부돼 있는 것.

 

그런데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서명의 단서 조항이다. 합조단에 참여한 미국, 영국, 호주 등 3개국의 조사팀장은 이 보고서의 발견점(finding)과 결론(conclusions)에 동의한다고 서명했지만 유독 스웨덴은 자신들이 참여한 부분과 관련 있는(relevant to the swedish team's participation) 보고서 내용에만 동의한다고 서명한 것이다.

 

때문에 스웨덴 조사단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합조단의 조사 결과와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지난 5월 19일 미국의 CBS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리포트에서 미국, 영국, 호주 조사단과 달리 "오로지 스웨덴만 북한이 한 짓이라고 결정짓는 것에는 꺼려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천안함 사고 원인을 조사했던 국제조사단 중 유일한 중립국인 스웨덴은 이번 민군합동조사단에 모두 4명의 조사요원을 파견했다. 스웨덴 사고조사국 소속인 이들 중 2명은 '함정구조/관리 분과'에서, 다른 2명은 '과학수사 분과'에 참여했다.

 

사고 원인엔 동의한 스웨덴, 북한이란 분석엔 입장 표명 안 해

 

스웨덴 조사단의 역할과 관련해 13일 <한겨레>는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에 참여한 고위 당국자를 인용, "스웨덴 조사단은 천안함 침몰의 '행위자 규명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입장을 표명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천안함 사고를 조사했던 합조단의 조사는 크게 두 분야로 수행되었는데, 첫째는 천안함이 어뢰에 의한 비접촉 수중 폭발로 침몰했다는 '사고원인 조사결과'이고, 둘째는 그 행위자가 북한의 소형잠수정이라는 '행위자 규명'이다.

 

사고원인 조사는 미국, 영국, 스웨덴,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참여한 국제 조사단이 수행했지만, 행위자 규명은 '다국적 연합정보 TF'라는 별개의 조직에서 이뤄졌다. 다국적 연합정보 TF에는 스웨덴이 빠지고 5월 초 뒤늦게 조사에 참여한 캐나다가 이름을 올렸다.

 

정황들을 종합해 보면 <한겨레>가 보도한 합조단 고위 당국자의 언급은 스웨덴은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주체가 북한이라는 분석에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합조단은 중립국인 스웨덴도 조사결과에 동의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하지만 합조단의 종합보고서가 그동안 제기되었던 여러 가지 과학적 의혹들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와 더불어 스웨덴의 '거리두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태그:#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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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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