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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보관창고에 저장되어 있는 재고쌀들.
 농협 보관창고에 저장되어 있는 재고쌀들.
ⓒ 윤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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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쌀 증가로 농민들 시름이 깊지만 관내 대학들은 천안 쌀 구매를 외면, 눈총을 사고 있다.

지역 농민들 어려움을 덜기 위해 다각적인 쌀 소비 촉진이 요구되는 가운데 지역 대학교들의 천안 쌀 구매현황을 알아봤다. 천안에 캠퍼스가 소재한 4년제 대학교는 10개소. 학생과 교직원 수를 보태면 6만여명에 이른다. 학교당 인원도 적게는 4천여명, 많은 곳은 1만2천여명이 넘는다.

이들 학교들의 교직원 식당과 학생 식당에서 소비되는 쌀의 양을 합산하면 연간 수백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량으로 쌀이 소비되는 매우 큰 구매처이지만 천안 쌀 구매는 드물다.

남서울대만 전량 천안 쌀 구매

나사렛대, 남서울대, 단국대, 백석대, 상명대, 한국기술교육대, 호서대 등 천안에 위치한 7개 대학교 쌀 구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교내 식당에서 소비하는 쌀 전량을 천안 쌀로 구매하는 대학은 남서울대가 유일했다. 백석대는 교내 식당 가운데 일부가 천안 쌀을 구매하고 있었다.

나사렛대와 단국대는 각각 당진과 홍성에서 구매한 쌀을 소비한다. 상명대는 아산, 한기대는 예산에서 쌀을 구매한다. 호서대는 여수 쌀을 구매하고 있다.

천안은 7년 연속 풍작과 쌀 소비 둔화 여파로 매년 재고 쌀이 늘고 있다. 2006년산 1701톤 등 이미 7828톤의 쌀 재고량을 안고 있다. 작황 호조가 이어진다면 올해도 햅쌀 4만2570톤이 수확될 것으로 보인다.

쌀 재고 과다에 햅쌀 공급과잉까지 겹쳐지면 쌀값 하락으로 농민들 손실은 더 커진다. 이 때문에 천안시도 정부 대책과 별도로 각계에 천안 쌀 소비를 장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학들이 천안 쌀 소비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대학들, '위탁급식 탓에 지역 쌀 구매 어려워'

박현희 천안농민회장은 "초·중·고 학교들은 천안 쌀을 구매하지만 대학교는 예외"라며 "천안시가 말로만 '지산지소 운동'을 주창할 것이 아니라 대학교 천안 쌀 구매 성사 등 피부에 와 닿는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수 천안시의회 부의장은 천안에 소재한 대학교들의 성의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부의장은 "지자체와 대학간 협력사업으로 지역 대학교들이 이득을 누리면서 지역사회 공헌은 부족한 것 같다"며 "천안 쌀 구매 확충 등 대학과 지역사회 상생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학들도 고충은 있다. 지역 쌀 구매 취지는 공감하지만 교내 식당 대부분이 위탁급식 형태로 운영되어 대학측이 직접 식자재 구매에 관여하기 어렵다는 설명.

지역대학교의 한 관계자는 "교내 식당 운영 업체에 지역 쌀 구매를 권장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난감하다"며 "학생들 대상으로 천안 쌀 소비 캠페인 등을 벌여 지역 쌀 소비를 진작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천안시는 최근 관내 200여개 기관.단체에 지역 쌀 애용 및 쌀 중심의 식생활을 당부하는 서한문을 발송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89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천안, #재고쌀, #지역대학, #쌀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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