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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낮 12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아이스테이션 태블릿PC 발표회
 31일 낮 12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아이스테이션 태블릿PC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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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까지도 이걸 '미니 태블릿'으로 발표할지, PMP로 할지 고민했다."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업체 아이스테이션(대표 채종원)이 31일 세계 최초 3D 태블릿PC인 'Z3D' 등 신제품 3가지를 내놓고 '태블릿 업체' 변신을 선언했다.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Z3D'는 전날 KT와 엔스퍼트에서 발표한 '아이덴티티탭'과 마찬가지로 7인치 정전식 터치스크린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2.1 버전을 채택했고, 3D 안경을 쓰면 <아바타> 같은 입체 영상도 볼 수 있다.  

5인치 터치스크린? 이게 PMP야 태블릿PC야

5인치짜리 '미니 태블릿' '듀드'. 스마트폰보다 조금 큰 크기여서 어른이 한 손으로 가볍게 쥘 수 있을 정도다.
 5인치짜리 '미니 태블릿' '듀드'. 스마트폰보다 조금 큰 크기여서 어른이 한 손으로 가볍게 쥘 수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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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낮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선 5인치짜리 미니 태블릿 '버디'와 '듀드'도 함께 선보였다. 앞서 아이스테이션 모기업인 케이디씨그룹 김태섭 회장 말처럼 미니 태블릿은 안드로이드 OS와 와이파이(무선랜)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만 빼면 크기와 주요 기능뿐 아니라 30만~40만 원대 가격까지 PMP에 더 가까워 보였다.

실제 오는 9월 가장 먼저 출시될 '버디' 홍보 팸플릿에는 '태블릿'이란 말이 아예 없다. EBS 인터넷강의 다운로드 서비스, 전자사전 등 학습용 PMP 기능을 고스란히 가져왔고 터치스크린도 펜으로 눌러쓰는 감압식을 채택해 '보는' 기능에 더 충실했다.

그나마 10월 출시될 '듀드'는 300만 픽셀 카메라와 지상파 DMB 시청 기능, GPS(위성항법장치) 기능 등이 추가돼 좀 더 태블릿다웠다. 결국 두 제품은 PMP에서 태블릿PC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놓인 셈이다.

김태섭 회장 역시 "멀티미디어 재생 분야의 장점을 살려 기존 10~20대 중심의 PMP 고객층을 유지하면서 태블릿PC 기능을 추가하고 3D 옷을 입혀 대기업과 차별화된 틈새시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위기감을 느낀 아이스테이션은 연구소 개발자 70여 명 가운데 60여 명을 교체하고 삼성전자에서 모바일 개발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체질 개선을 통해 지난 2년동안 태블릿PC 개발에 집중했다고 한다.

아이스테이션이 31일 발표한 3D 태블릿 PC 'Z3D'는 3D 안경을 써야 감상할 수 있다.
 아이스테이션이 31일 발표한 3D 태블릿 PC 'Z3D'는 3D 안경을 써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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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쓰고 보는 3D 태블릿?... 무안경은 내년 4월에나

이렇듯 산고 끝에 선보였지만 5인치짜리 '미니 태블릿'의 경우 PMP도 아니고 태블릿도 아닌 어정쩡한 성격 탓에 시장성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 기존 휴대폰이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굳이 5인치짜리 태블릿을 따로 살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익희 아이스테이션 연구소장은 "스마트폰은 전화 기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아무래도 영화 등 멀티미디어를 장시간 보기엔 불편하다"면서 "교육용 동영상 등 DRM(디지털저작권관리) 영상 제공이 안 되는 스마트폰과 차별화했다"고 밝혔다. 결국 '미니 태블릿'은 태블릿PC 시장 자체를 겨냥했다기보다는 저가를 내세워 기존 PMP 수요를 대체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무안경 3D'가 아닌 7인치 태블릿 역시 늘 3D 안경을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있다. 이익희 소장은 "지난해 무안경 3D도 검토했지만 아직 LCD 기술력이 미치지 못해 2시간 이상 시청하기엔 눈 피로도가 높아 안경 방식을 채택했다"면서 "걸어 다니면서 보는 게 아니더라도 '혼자 보는' 3D 수요는 존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육용 동영상 강의를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3D로 제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태섭 회장 역시 "우리도 무안경 3D 기술력은 갖고 있지만 해상도, 밝기, 시야각 제한 때문에 품질 양보 문제를 고민해야 했다"면서 "내년 4월쯤 무안경 제품을 선보이고 3D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양안 카메라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스테이션이 31일 발표한 5인치 미니 태블릿. 가운데 '듀드', 양쪽이 '버디'
 아이스테이션이 31일 발표한 5인치 미니 태블릿. 가운데 '듀드', 양쪽이 '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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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밀려 구글 인증, LCD 패널 수급 불이익"

삼성전자 갤럭시탭 등 대기업 태블릿PC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외부 경쟁 환경 역시 중소기업 제품에 호락호락하지 않다. 당장 대기업 제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고 CPU 사양도 낮췄고, 중소기업 차원에서 OS 업그레이드도 만만치 않아 일단 연말에 2.2 버전(프로요)까지만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전날 나온 '아이덴티티탭'과 마찬가지로 구글 기기 인증 역시 제품 출시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익희 소장은 "안드로이드마켓 애플리케이션(응용 소프트웨어)을 활용하려면 구글에서 제품 호환성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지난 2월부터 접촉했지만 대기업 제품에 밀려 담당할 엔지니어가 없다며 계속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아이스테이션은 자체 앱 스토어를 확보한 국내 이동통신사들과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또 이통사와 협의를 거쳐 '아이덴티티탭'과 같은 와이브로 번들(껴주기) 마케팅도 검토하고 있고 이후 제품에는 3G 무선인터넷 접속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 소장은 "5인치, 7인치 제품을 내놓은 것도 안드로이드 2.1버전 해상도가 800×480으로 제한된 탓도 있지만 중소기업은 7인치 이상 LCD 패널 수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패널 문제가 해결되면 앞으로는 7인치가 넘는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그:#태블릿PC, #아이스테이션, #갤럭시탭, #아이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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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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