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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시물통이 쐐기풀과의 식물, 꽃은 아주 작아서 육안으로는 거의 확인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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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풀과의 꽃들은 대체로 작아서 육안으로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꽃을 기어이 보려면 돋보기라도 갖다 대야 겨우 꽃의 모습을 보여줄 정도로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피어납니다.

이른 봄에는 '나도물통이'라는 보랏빛 작은 꽃이 피는데, 그 꽃도 작지만 그래도 육안으로 보는데 큰 문제가 없는 꽃입니다. 거의 풀잎에 맺혀있는 이슬 한 방울을 담기도 어려울만큼 작은 꽃이지만, 그 정도면 큰 셈이지요.

모시물통이, 그는 나도물통이보다 훨씬 작습니다. 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은 꽃입니다. 며칠 전에 중대가리풀을 바라보다가 거기에도 노란꽃이 피어난다는 사실이 신기했는데, 모시물통이도 만만치않게 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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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시물통이 이슬 한 방울이나 담을 까 싶을 정도로 작은 꽃이지만 암술과 수술, 꽃잎 모두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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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작은 꽃을 바라보니 꽃잎에 꽃술 모두 온전합니다. 작은 꽃에 그 모든 것을 다 갖추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기도 하고, 아무리 작아도 이렇게 온전하지 않으면 꽃도 아니요, 꽃이 아니면 씨앗도 맺지 못할 것이요, 씨앗을 맺지 못하면 대를 잇지 못할 것이니 그 작은 꽃이 대견스럽습니다.

생명의 신비를 가장 극명하게 볼 수 있을 때는 언제인가요? 식물의 경우에는 새싹에서 그 신비를 보고, 동물의 경우에는 갓 태어난 새끼에서 생명의 신비를 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초음파를 통해서 뱃속의 아가도 볼 수 있는 세상이긴 합니다만, 작아도 그 안에 모든 것이 온전하게 다 들어있음에서 생명의 신비를 보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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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시물통이 작지만, 온전함으로 또 아름다운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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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야, 그들이 이 땅에서 지속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작아도 '온전한 꽃'을 피우는 것, 그것이 자연입니다. 이렇게 작은 꽃, 사람들에게는 꽃의 존재조차도 알려지지 않은 작은 꽃임에도 오로지 자기를 위해서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때론 너무 많이 퍼져서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 잡초로 분류되어 뽑히기도 하지만, 그렇게 뽑혀도 여전히 살아가기 위해서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작지만 온전한 꽃, 이 꽃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개각을 앞둔 청문회를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온전한 일꾼일 줄 알았는데, 그래도 어느 정도의 문제는 있겠지만 일반 서민들보다는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알면 알수록 아닙니다. 하나 둘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뭐 저런 인간이 다있나?' 화가 납니다. 한꺼풀 두꺼플 까다보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는 양파를 닮았습니다. 그 매운 맛에 눈물이 쏟아지는 국민의 마음을 그들은 헤아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 작은 꽃도 그렇게 온전하게 피어나건만, 이 나라를 이끌어가겠다는 이들이 이렇게 부실해서야 어찌 이 나라를 이끌어갈까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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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섯 내리는 비에 불쑥 올라온 버섯, 그 역시도 작은 우주를 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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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폭우가 쏟아집니다. 장마철보다도 더 징하게 내리는 비, 만나는 사람마다 기후변화때문이라고 걱정을 합니다. 이건 장맛비가 아니라 스콜성, 게릴라성 폭우라며 이제 사계절 뚜렷한 대한민국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끼 사이로 작은 버섯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그 작은 버섯에도 온 우주가 들어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불쑥 '독버섯' 생각이 났습니다. 독버섯일수록 겉모습이 화사하지요. 식용버섯은 대체로 색깔이 수수하구요.

그러고니 이번 개각명단에 올라 청문회를 하신 분들을 보니 겉모습은 아주 그럴듯 합니다. 소장수 아들도 있고, 자식사랑이 남달라 불법인줄 알면서도 위장전입하시는 분들도 있고, 해박한 절세지식으로 다운계약서를 지혜롭게 작성하시는 분도 있고,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돈벌이 수단이 되는 부동산투기를 하신 분도 있으니 가히 대중적이요, 친서민적인 냄새가 화악 풍겨옵니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서민들은 혹시라도 걸리까 조마조마하지만, 그들은 적당한 권력을 통해서 당당하게 그 일을 했다는 것입니다.

아, 그러고보니 영락없는 독버섯들입니다. 아무리 작아도 온전하게 피어나는 꽃, 모시물통이를 보니 '이렇게 작은 꽃도 온전하게 피어나는데 당신들은 도대체 무어야?"하고 호통한번 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