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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베 이쿠타(生田) 신사 본전. 일본 신사는 천황을 살아 있는 주신으로 모십니다. 그리고 신사마다 고유의 신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일본 고대 건국 시기의 신들입니다.
 고베 이쿠타(生田) 신사 본전. 일본 신사는 천황을 살아 있는 주신으로 모십니다. 그리고 신사마다 고유의 신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일본 고대 건국 시기의 신들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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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신앙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앙을 부인하는 사람도 그 부인하는 마음 자체가 신앙심인지도 모릅니다. 바닷가나 섬사람들의 신앙심은 특별히 강합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지만, 바다라고 하는 큰 자연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바다를 무대로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무수한 고난과 시련이 그렇게 만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일본에도 여러 곳에 신앙의 대상이 많이 있고, 섬기는 사람도 많지만 특별히 바닷가 부근에는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신앙의 대상이나 기도처들이 많습니다. 이곳 고베시 중앙구에 있는 이쿠타 신사도 바닷가에 있는데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신사가 생긴 유래담을 보면 삼국유사 신라 헌강왕조에 실려 전하는 내용과 비슷합니다.

   일본에는 각 마을에 신사가 한 곳 정도 있습니다. 이들 신사는 사람들의 신앙적 갈등을 해결해 주는 곳입니다. 신사에 있는 나무는 신목이라고 해서 함부로 손을 대지 않습니다. 이렇게 보존된 나무가 마을이나 도시를 푸르게 숨 쉬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일본에는 각 마을에 신사가 한 곳 정도 있습니다. 이들 신사는 사람들의 신앙적 갈등을 해결해 주는 곳입니다. 신사에 있는 나무는 신목이라고 해서 함부로 손을 대지 않습니다. 이렇게 보존된 나무가 마을이나 도시를 푸르게 숨 쉬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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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1년 진구코우고(神功皇后)가 지금의 고베 앞 바다를 지나는데 갑자기 뱃길이 막혀 갈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역술인을 데려다 이유를 물으니, 자신은 이곳 이쿠타의 토지신인데 자신을 위해 자신이 머물고 있는 산에 제사를 지내고 지나가라는 말을 전해 듣습니다. 이후 이곳 이쿠타에 제사를 지낸 다음 진구코우고(神功皇后) 일행이 지나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제사를 지낸 뒤 이곳은 와카히루메노미코토(稚日女尊, 일본의 전통 신)를 주신으로 섬기는 신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삼국유사 신라 헌강왕조에 의하면 헌강왕이 지금의 울산 바다 부근에서 행차를 하는데 갑자기 안개가 끼어서 갈 수 없게 됩니다. 역관을 불러 연유를 물으니 바다 용왕이 노해서 그렇다고 하면서 용왕을 위해서 제를 지내라고 합니다. 제를 지낸 뒤 안개가 걷히고 왕 일행이 지나가게 됩니다. 이 때 용왕의 아들 하나를 왕실로 데리고 와서 살게 했는데 그가 처용가를 지어 부른 처용입니다.

  이쿠타 신사 본전 한 가운데 중심신을 모신 곳. 신사에서 종교 행사를 행할 때 주로 사용하는 것은 종이, 거울, 방울입니다. 종이는 한국 무속에서 지전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흰 종이를 길게 잘라서 묶어서 듭니다. 그밖에 사카키(?, 차나무과의 비쭈기나무)라고 해서 나무 가지를 들고 축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쿠타신사는 도시에 있는 신사로 금칠이 풍요롭게 보입니다. 모든 신사가 다 이렇게 생긴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형태는 비슷합니다.
 이쿠타 신사 본전 한 가운데 중심신을 모신 곳. 신사에서 종교 행사를 행할 때 주로 사용하는 것은 종이, 거울, 방울입니다. 종이는 한국 무속에서 지전이라고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흰 종이를 길게 잘라서 묶어서 듭니다. 그밖에 사카키(?, 차나무과의 비쭈기나무)라고 해서 나무 가지를 들고 축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쿠타신사는 도시에 있는 신사로 금칠이 풍요롭게 보입니다. 모든 신사가 다 이렇게 생긴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형태는 비슷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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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 고베의 서로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고베에서는 왕이 뱃길을 가다가 뱃길이 막히어 땅의 신에게 제를 지내고 통과하게 됩니다. 그런데 울산에서는 왕이 지상의 길을 가다가 길이 막히어 바다의 신에게 제를 지내고 통과합니다. 서로 비슷하면서도 상대되는 표현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이것은 아마도 비슷한 상상력을 가진 인간이 꾸며낸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고, 어느 한 쪽에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알고 있으면서 상대와 다른 이야기를 일부러 꾸며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어떻든 바닷가에서 일어난 일은 똑같습니다.

  일본에서는 병원에서 아기를 낳으면 집으로 가지 않고 신사에 가서 신사 신관인 구지(宮司)의 축원을 받고 집에 갑니다. 신사 본전 안에서 구지(宮司)의 축원을 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들 구지(宮司)는 대부분 일본 국학원대학(國學院大學)을 졸업한 사람이 많습니다. 빨간 치마를 입은 사람은 미코(巫女)라고 하여 구지를 돕는 사람입니다. 이 미코(巫女)의 왼쪽에 아기 엄마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병원에서 아기를 낳으면 집으로 가지 않고 신사에 가서 신사 신관인 구지(宮司)의 축원을 받고 집에 갑니다. 신사 본전 안에서 구지(宮司)의 축원을 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들 구지(宮司)는 대부분 일본 국학원대학(國學院大學)을 졸업한 사람이 많습니다. 빨간 치마를 입은 사람은 미코(巫女)라고 하여 구지를 돕는 사람입니다. 이 미코(巫女)의 왼쪽에 아기 엄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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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쿠타 신사는 지금의 고베 지역을 자신의 영역으로 관리해왔습니다. 고베라는 말 역시 신사가 관리하는 땅이라는 뜻의 진코, 간베(神戸), 또는 간베, 가무베(神部)라는 말에서 변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사람이 생활 속에서 바라는 모든 소원과 기원을 흡수 통합하여 신사에서 관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난 후에 아기를 데리고 신사에 가서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등 생활의 모든 소망을 신사에 가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신사는 이러한 사람들의 요구를 들어줍니다. 신사에서는 부적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주는데, 이 부적은 500엔에서 1000엔 정도 합니다. 일본인들은 이 부적을 한국인들처럼 남들 모르게 숨기고 다니지 않습니다.

  이쿠타 신사에서 부적을 팔고 있는 모습. 일본 사람들은 흔히 신사에서 산 부적을 가방이나 휴대폰에 걸고 다닙니다. 학생들은 필통에 부적을 넣어 가지고 다니기도 합니다. 대부분 자기가 재미로 샀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에도 뒤 유리에 신사에서 산 교통안전 부적을 붙이고 다닙니다. 일본 사람들은 부적을 오마모리(御守)라고 합니다.
 이쿠타 신사에서 부적을 팔고 있는 모습. 일본 사람들은 흔히 신사에서 산 부적을 가방이나 휴대폰에 걸고 다닙니다. 학생들은 필통에 부적을 넣어 가지고 다니기도 합니다. 대부분 자기가 재미로 샀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에도 뒤 유리에 신사에서 산 교통안전 부적을 붙이고 다닙니다. 일본 사람들은 부적을 오마모리(御守)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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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사에서 팔고 있는 부적의 종류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건강부적, 인연(연애) 부적, 액막이 부적, 교통안전 부적, 승리 부적, 운세부적, 다리․허리 부적, 어린이 부적, 공부 부적, 소원 성취 부적 등.

이 10가지 부적이 인간 생활 모두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살면서 가장 집중적으로 느끼는 소망이 아닌가 합니다. 이 부적을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확실한 보증을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렇게 되기를 바라면서 단순히 구입해 가지고 다니는데 그칩니다. 

신사에서는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도 치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장례식은 절이나 스님을 불러서 하지만 신사에서도 치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액막이, 즉 살풀이라고 불리는 것도 신사에서 해줍니다. 집을 새로 지었을 때나 새로운 차를 구입했을 때도 신사에 가서 무사 안전을 기원합니다. 한국에서 무속이나 개인 가정에서 행하는 신앙 행위가 일본에서는 모두 신사로 통합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쿠타 신사, #고베, #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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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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