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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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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런 문화예술관 가지고 어떻게 문화예술행정을 펴나가나. 신 후보자는 문화예술을 관장할 적격자가 아니다." 

'미스터 쓴소리' 조순형 의원(자유선진당)이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내정자에게 일침을 가했다. 24일 오후 속개된 인사청문회에서 조 의원은 신 후보자의 문화부 차관 시절 행적을 지적하며 "내가 정말 장관이 되어야 하는지 잘 생각해 보라"고 충고했다.

조순형 "문광부 '좌파 인사 물갈이', 차관에게도 책임" 맹공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신 후보자의 과거 발언이었다. 조 의원은 "신 후보자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가서 '유럽에서는 좌파정부가 집권하면 좌파총장이 나오고 우파정부에서 집권하면 우파총장이 나온다'고 말했다"며 "아니 이런 게 어딨어요, 정권이 바뀔 때마다"라고 흥분했다.

신 후보자가 차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문화부는 이른바 '전 정권 인사 물갈이'로 비판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김정헌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을 해임했는데 이게 법정소송으로 가서 결국 문화부가 소송에서 지고, 항소심에서도 또 졌다"며 "이건 차관한테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며 신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신 후보자가 낮은 목소리로 "있습니다"라고 답하자, 조 의원은 "정부의 행정은 법률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해임을 할 거면 정식으로 소명의 기회를 줘야 하는데 그런 기본도 하지 않았다"고 문화부의 잘못을 지적했다. 

한나라당 의원도 신 후보자의 '언어생활'을 언급했다. 한나라당 김성동 의원은 지난 8월 8일 개각발표 이후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낸 논평을 인용하며 "YTN은 민간에 팔아 버릴 수도 있다, 안 되면 문 닫을 수도 있다", "정연주가 재판에서 이기더라도 이미 임기는 끝나 있을 테니 돈으로 때우면 된다"는 등의 신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전했다.

김 의원은 "어떤 기준을 정해 놓고 지금까지 해온 말을 점검한다면 어느 누구도 자신 있을 수 없다"면서도 "공인은 언어생활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언'에 대한 지적에 신 후보자는 "하지도 않은 발언도 있고 왜곡된 발언도 있다"고 해명했다.

▲ 신재민 '죄송합니다' 연발, '의혹백화점'은 여전
ⓒ 오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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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위장전입을 자식 왕따 탓으로 핑계, 비겁하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던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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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성태 의원은 방송인 김미화, 김제동씨 퇴출 논란과 관련해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년간 문화 정책이 시민의 문화적 권리와 대립하는 양상으로 우리 사회가 위기를 겪고 있다"며 "그런 게 김제동, 김미화씨 사건으로 불거진 것 아니냐"고 신 내정자를 압박했다. 이어 그는 "장관이 되면 대중연예인의 방송활동에 대해 시청자들이 퇴출을 결정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절대 가벼운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또 "김제동, 김미화씨가 방송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율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신 내정자는 "문화가 정치에 지나치게 오염돼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우르르 몰려다니고, 상대방을 서로 비난하고 있다"고 정부 입장을 옹호했다. 다만 그는 "두 연예인의 (방송사 퇴출) 원인은 모르지만, 시청자의 평가와 관련 없이 다른 요인에 의해 출연 여부가 결정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전 내내 신 후보자를 압박했던 위장전입에 대한 공격도 계속됐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위장전입에도 급이 있다, 어쩌다 한 번 잘못해서 (위장전입) 한 걸 플라이급이라고 하면 두 번 세 번은 미들급, 헤비급"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다섯 번 (위장전입)해서 MB급"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MB급인 신 후보자는 상습범"이라며 신 후보자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천 의원은 "큰 딸이 왕따를 당해서 위장전입을 했다"는 신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일산에서도 외고 입학률이 높은 중학교가 큰 따님과 둘째 따님이 다녔던 중학교라는 건 일산 시민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자식이 왕따가 돼서 위장전입을 했다고 하는 건 비겁하다"고 힐난했다.

천 의원은 또 신 내정자가 과거에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몰아붙였다. 그는 "나도 법무장관 시절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검사장을 승진에서 탈락 시킨 적 있다"며 "일반 공무원도 음주운전을 하게 되면 승진에 지장을 받는데, 왜 신 내정자는 특혜를 받아서 장관까지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내정자는 "기자 시절의 잘못이다, 너그럽게 양해를 바란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천 의원은 "후보자께서 이명박 정권의 굉장한 측근이고 실세라면 이명박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여기서 사퇴 의사를 밝히시는 게 진짜로 나라를 위하는 길"이라고 '자진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사퇴요구에 신 후보자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라고 짧게 답했다.


태그:#신재민, #천정배 ,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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