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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 할망구가... '

 

(★ 자티주:  세살많은 손윗누이입니다. 모 고교 영어선생이며 다 늙은 노처녀지만 어렸을때부터 입에 나오는데로 부르는 것이 습관이 돼서... ^^)

 

어제 분명히  배낭이 두 개(주배낭과 보조배낭)를 확인했는데  제법 큰, 그것도 무척 두꺼운 재질의, 가방이 하나 더 있다. 신신당당부를 했건만. 이 아줌마는 동생의 경험과 지식과 권위를 전혀 인정 안 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줌마(뭐 노처녀라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누나 중 하나일 뿐이다.  

 

 내가 요구한 건  

 

 -  배낭 두개 초과 절대금지 (하나 추가)

 -  운동화 트레킹화 등산화중 하나는 꼭 지참할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가져왔음)

 -  해발 3000미터~4000미터 이상 지역을 가니까 비옷과 방한에 필요한 옷(속옷) 준비 (그 옷을 입기전 20일간  쓸데없는 거 가져오라고 했다고 온갖 잔소리에다가 구박까지 )

 

밖에 없는데도 라면박스 만한 저 무식하게 큰 보조가방은 어디서 나온 건지.

 

좋은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은 길게, 동선은 짧게, 경비는 많이, 짐은 적게, 몸은 가볍게, 계획은 무겁게 하는 거라고 수백번 귀에서 못이 박히게 말을 해줬건만.

 

2008년도에도 동북삼성 한달여행하면서도 절대 이런 생초보하고는 두 번 다시 여행을 안  하리라 백두산 천지에서 굳게 맹세까지 했건만. 여행경비를 다 내겠다는 조건에 혹 해서 거기다 여행으로 스트레스를 안 풀면  그 스트레스를 고향집에 있는 노모에게 다 푸는 스타일이라 내가 노모를 대신 유료 십자가를 메기로.

 

이제 한달간 여행하면서 버리지도 못할 튼튼하고 무지막지 큰 손가방에 얼마나 많은 체력과 정력을 소모해야 할지, 몇 푼(?) 여행경비 때문에 저런 생초보짓을 참아야 할지 머리가 지끈거린다. 망할 환율만 지난 10년간의 1위안 120~130원대였어도 저런 생초보랑은 절대 여행 안 할텐데. 어쩌랴, 지금은 1위안에 190원 대고 중국소비물가도 제법 올라서 지금은 10년 전에 비해서 두 배는 확실히 더 들어간다.

 

 휴우~ 배낭여행이건 뭐건 두손이 자유스러워야  이동시나 유사시에 부상당할 확률이, 큰 부상이나 큰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그만큼 줄어드는데, 해외여행 20년 경력의 생초보 배 나온 하마는 이런 기본 상식도 모르고 여행을 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슬쩍 들어보니 무게도 장난이 아니다. 

 (★ 자티주:  '자기 짐은 자기가 책임진다'는  배낭여행원칙의 기본입니다. 자기가 감당할 정도만 여행에 지장없을 정도만 들고 다녀야 합니다. )

 

  누이 아파트 바로 앞에 있는 공항버스로 출발, 공항도착. 한시간 연착된 '뱅기'를 타고 북경공항 도착.

 

 

북경공항 버스를 타고 북경역 하차.

(★ 자티주 :  북경수도국제공항 공항버스 (중국어 클릭)

                  북경수도국제공항 공항버스 (영어 클릭)

 

                   북경수도공항에서 북경시내 들어가실 때 흔히

                  1) 택시  2) 공항버스 3) 공항철도를 이용하시는데

                  1)은 인원이 좀 되실 때 이용하시길.. 

 

여기서 숙소가 있는 전문(前门)까지 가려면 지하철 2위안 주고 타면 되지만 전문은 보안상의 이유인지 지하철과 지하도가 이어져 있지 않아서 저 많은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기 어렵다. 최선생 뱃살을 빼줄 절호의 기회이기는 하지만 첫날 무리하고 싶지는 않아서 택시로 이동. 전문쪽으로 좌회전이 안되서 천안문 광장을 다 돌아가는 바람에 기본요금에서 추가로 얼마 더 나왔다. 

 

몇번 본 탓에 낯이 익은 게스트하우스 스탭 아가씨가 아는 체를 했지만 방이 없단다. 휴우~  설마 설마 했는데  성수기인 건 맞는듯. 벌써 늘어진 누이를 로비에 앉혀놓고 방구하러..

 

내가 젊은 여행자들에게 늘 당부하는 건 숙소를 고르는 기준은  '가격'이 아니라 '안전'이라는 것. 싼 숙소에서  잤다는 걸 자랑하는 건 좋지만  그게 안전한 숙소일 때만 자랑할 수 있다.   

 

접근성, 주위환경, 안전, 소음, 시설, 교통을 따지자면 이 골목만큼 좋은 곳이 없다. 이 근처 몇 백 미터 안 정식 유스호스텔이 2개나 있지만, 천안문광장까지는 300미터 거리. 유리창까지도 500미터 그리고 이 대산랄 거리자체도 관광지라 거기다 전문은 북경 동서남북어디든 한번에 갈수 있을 정도로 대중교통편이 편하다.

 

대산랄 서쪽거리 처음부터 끝까지 있는 숙소를 다 들어가서 다 보고, 물론 깎았는데도 200위안 이상은 포기. 결국 조금 깎아서, 저녁값 정도는, 160위안에 창문없는 표준방으로 낙착.

 

(★ 자티주 :  표준방(또는 표준실)은 보통  화장실(샤워장겸용)이 달린  방을 뜻합니다.

             보통방은 화장실(샤워장도) 공용인 그렇니까 화장실이 없는 침대만 있습니다. )  

(★ 자티주 :  비수기라면 저 가격표의 1/3 ~ 1/5 정도가 적당한 금액입니다. 

                 저 가격은 저렇게 받고 싶다는 호텔측 희망금액일 뿐입니다.  

                 물론 저런 흥정은  성(星 : 한국 호텔등급 무궁화에 해당)급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만 역시 깎아주는 경우도 있으니 시도라도 해보시길) 

 

 서양인들이 제일 많이 들고다니는 론리플래닛에 소개된 탓에 사시사철 손님많은 아까 그 게스트하우스는  내가 숙소를 평가하는 10가지 기준으로 점수를 먹인다면  좋은 점수가 나오지 않지만 위치가 워낙 명당이라 이용한다.

 

(★ 자티주 :  좋은 숙소는

  

    1. 위치 및 주변환경 

    2. 접근성(얼마나 쉽게 찾고 오갈 수 있는지)

    3. 서비스 및 시설 (시건장치같은 안전시설은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4. 인터넷 및 여행정보

    5. 가격

    6. 식사 (또는 근처에 식사할 식당이라도)

    7. 소음 (내부소음과 외부소음 모두)

    8. 청결 및 청소

    9. 샤워 및 난방

   10. 세탁 및 건조

 

  모든 부분이 다 좋아야 합니다.  이런 수고와 확인이 힘드신 분들은  패키지나 아니면 다른 여행자들의 여행기나 평가를 읽어보시고 숙소를 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숙소는 오래된 친구같아서 그리 많지도 쉽게 생기지도 않습니다. 좋은 숙소일수록 예약 필수 ) 

     

  저녁은  근처 동북요리집에서  가볍게. 하마선생을 숙소에 놔두고  기차표 구하러 북경역이 아니라 300미터쯤 떨어져 있는 근처 기차표예매소(火车票代票处)로  

  (★ 자티주:  기차표구하기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이런 이런  역시 신강 우루무치(乌鲁木齐) 가는 기차표가 없단다. 거의 45시간  이틀이라 혼자서라면 입석이라도 타고 가겠지만 배만 나온 노처녀, 그것도 체중도 나랑 비슷한, 하마에게는 불가능이다. 비행기표는 2000위안대 초반이라 공항건설세 등을 포함하면 거의 우리돈 50만 원 돈이다. 편도가..

 (★  자티주 :  40시간으로 줄었군요   북경 > 우루무치 기차시간표(←클릭) )

 

 

 휴우~ 플랜 B를 꺼내야겠군. 우루무치 가서 북강(신강북부)를 보고 시간나면 남강도 보고 실크로드 따라 돌아오려고 했는데..

 

플랜B는 북경> 산서 > 내몽고 > 녕하 > 청해 > 감숙 > 산서 > 북경이다.

 

흠... 대동 가는 기차도 없단다. 내일도 모레도... 우리 최 선생은 내가 중국 5000년 고문 기술이 집대성됐다고 평가하는  딱딱한 좌석(硬座)에는 1시간 이상 못버티는 여행자다.

 

이런 이런 골치아프군. 원래 7월 초에 성수기를 살짝 벗어났을 때 실크로드 여행을 하려고 했지만. 최선생 방학 때문에. 열흘이나 미루워지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들이 많아졌다. 내일 일은 내일 고민하자는 내 평소 지론대로 내일 고민하기로..  오늘 고민해야 해결책도 없고..

 

2010. 07. 18

중국여행길라잡이

배나온 기마민족

자티

덧붙이는 글 | 제 많지도 길지도 않은 여행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글을 올립니다.  중국여행은 11년째고 중국여행기간은 총 3년정도입니다.  

이 글은 제가 방장으로 있는  중국여행길라잡이(http://cafe.naver.com/chinaaz.cafe)와 한겨레 블러그(http://blog.hani.co.kr/gochina/)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


태그:#중국, #여행, #배낭여행, #중국요리, #중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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