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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는 '따라쟁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여유롭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요즘 그렇다. '여유로운 진보'를 주창하며 보폭을 한껏 넓혀가고 있는 이 대표는 민주당에 부는 '진보논쟁'에 "좋은 일이지요" 하고 웃는다. 그리고 원조답게 뼈있는 한마디도 빼놓지 않는다.

 

"저는 '유연한 진보'를 실현하기 위해서 노동과 복지, 증세에 대한 (진보적) 정책을 포기해본 적이 없습니다."  

 

19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광주를 방문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 중 하나인 영산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구간을 둘러보고 지난 7.28재보궐선거에서 '진보후보'를 지지해준 시민들에게 인사하기 위해서다.

 

영산강 현장방문에 앞서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을 향해 작심한 듯 여러 가지 쓴 소리를 했다.  

 

우선 이 대표는 4대강 사업과 관련, 민주당이 입장을 정리하고 있지 못한 '영산강 문제'에 대해서 "민주당은 전남과 영산강을 뛰어넘어야 미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는 23일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광역자치단체장들과 모이기로 했다"면서 "그런데 이 상황이라면 충남과 충북, 경남지사는 참석하는데 전남지사만 빠지게 될 것 같다"고 쓰게 웃었다.

 

즉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충남(안희정)과 충북(이시종), 경남(김두관) 세 광역단체장들이 ▲보와 준설 반대 ▲4대강사업 검증특위 구성 등에 합의해가고 있는 마당에 박준영 전남지사만 유일하게 이를 반대하고 있으니 박 지사가 그 모임에 참석하겠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에두르지 않고 "4대강 저지를 위한 광범위한 전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야권연대가 필요하고, 야권연대를 위해서는 민주당 소속 전남도지사의 입장과 행보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영산강 사업에 대한 태도 변화의 문제는 민주당이 진정성을 가지고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는 야권연대를 통한 2012년 정권교체와 전국정당을 지향하는 민주당이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라도 해야 할 일"이라고 압박했다.

 

이 대표는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주자들이 뛰고 있는데 이 4대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민주당에게도, 차기주자들에게도 '차기'는 없다"며 "민주당 차기 주자들이 4대강 사업 저지를 자기 일로 생각하고 온몸으로 뛰어야 정권교체 희망도 있고 차기도 있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또 "그동안 민주노동당은 2012년 정권교체라는 희망을 만드는 열린 연대, 유연한 연대, 큰 연대를 해왔다"고 상기시키고 "2012년까지 가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자기 혁신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국민들이 민주당만 바라보고 있겠냐"며 민주당의 혁신과 결단을 요구했다. 그는 "민주당이 한 단계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를 드릴 테니 못 이기는 척 따라오기라도 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체적으로 이 대표의 광주발언은 야권연대의 가장 큰 파트너인 민주당에 대한 요구와 호소로 이뤄졌지만 일방적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이 대표 발언 밑바닥에는 '국민의 승리를 위해 통 큰 양보를 해왔다'는 자신감과 그 '양보'가 그의 말처럼 '미래를 위한 투자'의 가장 큰 밑천이 되고 있다는 또 다른 자신감이 깔려 있다. 이 대표가 "2012년 원내교섭단체 구성이라는 목표가 얼추 계산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현 청장의 구속으로 보궐선거가 예상되는 광주 서구청장 선거에 관련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먼저 민주당에 스스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다"고 했다. 민주노동당이 수도권 등에서 그랬듯 야권연대를 위해 후보 양보를 해달라는 것이다.

 

그게 여의치 않을 경우 그는 "지난 7.28 광주 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처럼 야4당과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 범시민 후보로 민주당이 변화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민주 단일후보로 민주당과 경쟁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것이다.

 

한편 이 대표의 영산강 현장방문에는 윤민호 광주시당 위원장, 문경식 전남도당 위원장, 정우태 전남도의원, 강은미 광주시의원, 전주연 광주시의원 등이 함께했다.


태그:#이정희, #민주노동당, #4대강사업, #영산강,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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