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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농경지 리모델링사업'이라 하여 4대강정비사업으로 강에서 나온 준설토를 저지대 농경지를 높이는 데 사용하고 있는데, 해당 토지 전체를 매입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지역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표적으로 낙동강사업 18공구(함안보) 구간 안에 있는 '우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사업'이다. 우강지구는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와 길곡면 오호리 일원 40ha(농경지 33ha, 기타 7ha)가 대상이다.

낙동강 옆에 있는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와 길곡면 오호리 일원에서는 '우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사업'이 한창이다.
 낙동강 옆에 있는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와 길곡면 오호리 일원에서는 '우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사업'이 한창이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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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18공구) 공사 구간에서 준설한 흙을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와 길곡면 오호리 일원 농경지에 묻는 '우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18공구) 공사 구간에서 준설한 흙을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와 길곡면 오호리 일원 농경지에 묻는 '우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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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한국농어촌공사 창녕지사가 시행자이며, 동양산업건설(주)이 시공을 맡았다. 이 지구에 들어가는 준설토는 총 68만1000㎥로, 지난 4월 10일 시작해 8월 중순까지 17만㎥(25%)의 물량이 반입되었다. 이 지구 사업은 내년 말에 끝난다.

우강지구에 들어가는 총 사업비는 83억원이다. 모두 국비다. 리모델링(34억원), 지급자재대(14억), 폐기물처리비(2억6000만원) 등 공사비만 51억원이다. 용지보상비 23억5000만원은 올해 지급되었고, 이밖에 측량설계비와 공사감독비 등도 있다. 토지보상비는 시설작물 영농에 대한 보상비다.

그런데 우강지구 전체 토지를 매입할 경우 리모델링 사업비보다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오후 우강지구 사업 현장을 방문한 경상남도 '낙동강사업 특별위원회'(아래 낙동강특위) 소속 위원들이 이렇게 지적하고 나섰다.

우강지구 토지 단가는 평당 6만원이었고 전체 대상 토지가 40ha(12만1000평)이니, 72억6000만원 정도면 전체 땅을 매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강지구 리모델링 전체 사업비보다 낮은 금액이다.

낙동강특위 공동위원장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 비용을 다 들이지 않고 해당 토지를 매입할 수 있다. 국가가 토지를 매입해서 낙동강 습지로 사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창녕지사 서상영 지사장은 "지금은 평당 6만원보다 더 나온다. 땅값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리모델링을 하고 나면 도로에 붙어 있거나 비닐하우스를 할 수 있는 땅은 값이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낙동강 옆에 있는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와 길곡면 오호리 일원에서는 '우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사업'이 한창이다.
 낙동강 옆에 있는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와 길곡면 오호리 일원에서는 '우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사업'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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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엄청난 혜택, 주민들은 표정 관리하고 있다"

낙동강특위는 우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사업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서상영 지사장은 "대상 농경지는 벼농사만 지을 정도였는데, 리모델링을 하면 평균 2.65m 높아진다. 그러면 비닐하우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사업은 하천 준설토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해당 지역민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다. 주민들은 표정 관리하고 있다고 보면 되고, 리모델링을 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낙동강특위 위원들은 갖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창근 교수는 "농경지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근본적인 침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리모델링 주변 지역에서 침수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면 다시 배수펌프를 설치해야 하고, 농수로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업 목적이 저지대를 높이는 측면보다 4대강정비사업으로 나온 준설토를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낙동강 주변 저지대와 배후지는 습지로 돌려주어야 한다. 전체 땅값보다 리모델링 비용이 더 들어간다. 습지를 만드는 게 홍수 예방에 더 효과적이다"고 강조했다.

경상남도 '낙동강사업 특별위원회' 소속 박재현(인제대), 박창근(관동대), 정동양(한국교원대) 교수가 18일 오후 '우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사업' 시공회사 사무소를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경상남도 '낙동강사업 특별위원회' 소속 박재현(인제대), 박창근(관동대), 정동양(한국교원대) 교수가 18일 오후 '우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사업' 시공회사 사무소를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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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우강지구는 리모델링하기 이전에 물이 모이는 지역이 있었는데, 그런 곳의 경우 배수문을 크게 확장하면 홍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 "농경지 리모델링을 한다고 해서 침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동양 한국교원대 교수는 "리모델링하는 모래의 입자가 미세하다. 주변 비닐하우스 농지만큼 돋우면 1모작 이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주민들은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밭으로 사용한다면 리모델링 전후의 소출을 비교해 볼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창근 교수는 "농어촌공사로부터 여러 자료를 받아보았는데, 수치가 통일되지 않고 자료마다 다르다. 헷갈린다. 통일된 자료를 특위로 보내주었으면 한다"고 제시했다.

경상남도 '낙동강사업 특별위원회'는 18일 오후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에 있는 '우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사업' 시공회사 사무실을 찾아 현황을 살폈다. 사진은 한국농어촌공사 창녕지사 관계자들이 설명하고 있는 모습.
 경상남도 '낙동강사업 특별위원회'는 18일 오후 창녕군 도천면 우강리에 있는 '우강지구 농경지 리모델링사업' 시공회사 사무실을 찾아 현황을 살폈다. 사진은 한국농어촌공사 창녕지사 관계자들이 설명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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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합천보, #농경지 리모델링사업, #한국농어촌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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