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요즘 '40대 기수론'이 대세라는데, 40대라고 다 같은 40대는 아니죠. 젊은 민주노동당과 청년 민주노총이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줘야 합니다."

 

김영훈(43)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 살 터울의 이정희(42) 민주노동당 대표를 맞이하며 젊어진 두 조직의 혁신과 함께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말에 이 대표는 "당의 분열로 민주노총에 많은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며 "당의 뿌리인 민주노총과 함께 하루빨리 이 문제를 극복해 더 큰 하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17일 오전 서울 중구의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이 대표의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회동을 가졌다.

 

진보진영 이끄는 젊은 지도자의 만남

 

 

40대 광역단체장과 김태호 국무총리 내정자의 등장으로 정계에 불고 있는 40대의 바람처럼 진보진영 역시 40대인 이정희 대표와 김영훈 위원장으로 대표되는 변화가 두드러진다. 두 사람의 만남이 진보진영의 통합과 지방선거 이후 정체되어 있는 야권연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지난달 15일 민주노동당 역대 최연소 대표로 선출된 이 대표는 '유연하고 힘 있는 진보'를 내세우며 젊은 진보정치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6·2지방선거에서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의 대변인으로 선거를 직접 뛰면서 야권의 승리에 일조했고 대표 취임 후 치러진 7·28보궐선거에서도 서울 은평을의 야권단일화를 이뤄낸 이 대표는 이미 진보개혁진영 중심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초단체장 세 명과 경남 정무부지사 배출이라는 성과와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민주노동당 후보의 약진 등 최근 민주노동당의 상승세를 젊은 이정희의 효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영훈 위원장도 유연함에 있어 이 대표와 비슷한 성향을 보여준다. 그는 합리적이고 실리적인 노선을 추구하며 강성 이미지의 민주노총을 '청년 민주노총'이라는 젊은 조직으로 변화시키고자 한다. 무리한 총파업 투쟁 대신 각 사업장의 현장 투쟁을 강화하고 산별 노조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일관된 정책이다.

 

최근 영등포에서 정동으로 사무실을 옮겨 민주노총의 '정동시대'를 시작한 김 위원장과 창당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이 대표는 이명박 정부와 임기를 같이 한다. 두 사람은 이날 만남에서 진보적 지방정부의 성공과 2012년 진보세력의 정권교체를 공동의 목표로 설정했다.

 

"진보적 지방정부 성공, 정권교체의 롤모델"

 

김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의 반MB연합 전략과 진보대통합 의지에 지지를 보낸다"며 "민주노동당이 2012년 수권정당이 돼서 진보적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도록 제2의 노동자 정치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이 대표는 "그 희망을 함께 만드는 동반자로 열심히 뛰겠다"며 "사랑받는 민주노총, 신뢰받는 민주노동당을 만들자"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 진보적 지방정부의 성공을 최대 과제로 꼽았다. 이 대표는 "이번 6.2지방선거를 거치며 민주노동당은 3곳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대거 당선시켰고, 경남 고양 성남에 강력한 지방공동정부를 구성했다"며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 함께 지방자치 꽃을 피워 국민에게 돌려주자"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경남을 2012년 진보적 정권교체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며 "지역에서 중앙과 전국으로 모범을 확산해 진보적 지방정부가 성공하는 청사진, 진보적 정권의 상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제기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문제, 고용문제 등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지방정부를 창출해야 한다"면서 "민주노총도 경남본부와 긴밀히 논의하며 반MB선거연합을 통해 만들어진 지방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어 공동의 현안 과제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꼽았다. 이 대표는 "타임오프에 이은 근로기준법 개정 문제 등 올 하반기 노동관련 사안이 작년과 재작년 못지않게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이번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관련 판결을 계기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응해 진보정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위원장도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사내하청 문제는 민주노총이 그동안 간난신고를 겪은 끝에 얻어낸 늦었지만 대단히 유의미한 판결"이라며 "이 땅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주체가 누구인지 올 하반기에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근 대법원은 현대자동차울산비정규직지회의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청구에 대해 사내하청 노동자가 2년 이상 근무했다면 원청회사가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바 있다. (관련기사 : 대량해고 직전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구제되나)

 

이날 회동에 대해 박성식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공조할 것을 확인한 자리"라며 "2012년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해 노동 가치 중심으로 한 반MB연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양측이 교감했다"고 논평했다.


태그:#이정희, #김영훈, #이명박,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