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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청자축제를 알리는 애드벌룬이 축제장 하늘에 떠 있다.
▲ 청자축제 애드벌룬 제38회 청자축제를 알리는 애드벌룬이 축제장 하늘에 떠 있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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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답사 1번지 답게 강진은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영랑 김윤식 선생 생가, 다산 정약용 선생 초당, 남미륵사, 고려청자도요지인 청자촌, 강진 갯벌, 청자보물선 등은 역사를 통해 많이 알려진 내용들이다.

대구면 저두리 중저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같은 면에 있는 강진청자축제장인 청자촌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이어진 해변의 갯벌이 저두리의 갯벌인 듯했다. 썰물 상태에서 훤히 보이는 갯벌과 바다, 바다를 끼고 산 위에서 넘실거리는 구름, 밑에 보이는 시골마을이 동화속의 그림같이 느껴졌다.

가는 길마다 '제38회 강진청자축제'를 알리는 현수막과 깃발이 나부꼈고, 길가에 심어놓은 꽃 위에는 나비와 잠자리가 서로 앉으려고 다투는 모습이 애틋하게 다가왔다. 흙과 불이 있고 인간의 혼 어우러져 빚어낸 강진 도자기. 강진은 천년신비 고려청자를 9세기 경부터 14세기까지 500여 년 동안 생산했고 지금까지 전국에서 발견된 400여기의 가마터 중 200여기가 고스란히 강진에 소재하고 있었다.

33도의 무더위 속에 강진청자축제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잇다. 뒤 건물은 도예문화원이다.
▲ 분수대와 도예문화원 33도의 무더위 속에 강진청자축제 분수대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잇다. 뒤 건물은 도예문화원이다.
ⓒ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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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의 발달사와 제작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고려청자박물관과 도예문화원이 자리 잡고 있고, 천년 선열들의 숭고한 예술혼이 깃들어 있는 고려청자도요지 청자촌 강진청자축제장에 도착했다. 38년째 이어진 청자축제는 전국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9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자리 잡았고, 청년들에게는 전통문화에 대한 소중함을, 어른들에게는 전원풍경에 대한 향수를 전하고 있는 듯했다. 특히 올해 축제는 도자기에 첫 금장기법을 사용한 것이 특색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입장료를 받았다. 그것도 7000원을 받았다. 다른 지역 축제가 무료이거나 저렴한 돈을 받은 것에 비하면 좀 비싸다는 생각이들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리 비싼 입장료는 아니었다. 7000원 중 5000원을 쿠폰으로 내주고 그 쿠폰을 강진청자축제 관련 음식점이나 청자축제 내 상점에서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입장료는 2000원인 셈이었다.

입구를 통과하지 손님을 반기듯 요란한 풍경소리가 났다. 신비의 소리터널에서 나온 소리였다. 소리터널은 많은 풍경들을 매달아놔 실바람만 불어도 소리를 내기 십상이었다. 바로 옆은 테마꽃밭이란 이름으로 많은 꽃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지근거리에 있는 봉숭아 손톱물들이기 코너에 잠시 들렸다. 도우미들이 내 새끼손가락 손톱에 봉숭아를 넣고 비닐로 감아 반창고로 동여매 주었다. 안내문에는 감은 후 3~4시간 후에 떼어내라고 돼 있었다.

대학생 도자기 전시장에서 도자기 반지와 목걸이를 관람하고 있는 관광객들.
▲ 대학생 도자기전시장 대학생 도자기 전시장에서 도자기 반지와 목걸이를 관람하고 있는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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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지나 발랄한 음악이 흘러나온 분수에서는 아이들이 솟아오른 물줄기 안에서 더위를 식혔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릴 적 시골 저수지에서 친구들과 물장구를 치던 기억이 떠올랐다. 분수대 주변에 위치한 대학생 도예작품전시를 둘러봤다. 전남대, 조선대 등 대학 공예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작품이 잘 진열돼 있었다.

이곳에서 작품 판매 도우미를 하고 있는 박경임(전남대 공예과 3년) 씨는 "날씨가 무더운데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 학생들의 작품을 보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면서 "작품이 팔리면 출품한 각자 학생들에게 나눠 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함께 갔던 친구도 학생들이 만든 깜직한 도자기 반지를 구입하기도 했다

바로 주변에 도자기를 만들다 실패한 도자기 진흙들이 쌓여 있었다. 도예작가 워크숍에서 만들다 실패한 도자기였다.

호주와 독일에서 활동 중인 미카엘라 클로크너 작가가 도예작가 워크숍 부스에서 작품을 만들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 왹구 도예작가 호주와 독일에서 활동 중인 미카엘라 클로크너 작가가 도예작가 워크숍 부스에서 작품을 만들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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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도예작가 워크숍 부스에서는 한 외국작가가 도자기를 만들고 있었다. 데스크 앞에 놓여있는 팸플릿에 나온 인물이었다. 가슴에 붙인 이름표를 보니 호주와 독일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미카엘라 클로크너(Michaelia Kloeckner)라는 작가였다. 환하게 웃으면서 도자기를 만드는 시범을 보였다. 이곳 도예문화원 2층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도예작가초대전(8월7일부터 15일까지)'에서 '그리 오래되지 않은 세발도자기'를 선보이고 있는 작가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8년 도자기여행을 통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던 삼발세라믹과 청동요리냄비에서 영감을 받아 '그리 오래되지 않은 세발도자기'를 만들었고, 이 작품은 바비인형의 다리와 물레로 만든 요소들을 조합했다. 여기에 레이스패턴과 청자유약으로 색을 표현함과 동시에 작가의 섬세하고 기발한 손길을 더해 중국역사를 해석한 작품이었다.
공예작가 워크숍 부스에서 만들다 버려진 찰흙 도자기가 쌓여 있다.
▲ 버려진 도자기 공예작가 워크숍 부스에서 만들다 버려진 찰흙 도자기가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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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작가 워크숍 부스에서 바로 위에 있는 도예문화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도예문화원은 고려청자를 재현한 현대작품과 세계유명도예가의 작품 전시공간이었다. 인근에 있는 청자박물관의 유물과 비교해 감상할 수 있는 현대적 청자작품이 보관돼 있었다. 1층은 연구공간이고 2층은 전시공간이었다.

청자전시실에는 9~14세기까지의 강진청자의 발달과정, 고려에서 유일한 삼강청자의 개요 등이 기술됐고 현대에 만든 각종 청자 작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특히 진열된 삼강청자의 기법은 도자기 문양을 붓으로 그려놓지 않고 나타내고자 하는 문양을 음각해 이장토를 메워 넣은 장식 기법으로 세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고려인들만의 독특한 기법이었다.

바로 옆 전시장에는 국제도예작가초대전이 열리고 있었다. 미국, 덴마크, 호주. 캐나다, 이스라엘, 체코, 중국, 벨지움, 일본, 러시아, 프랑스 등에서 온 외국 작가들의 작품이 진열됐고, 국내 유명작가 40여명도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도예문화원 전시장에 전시된 현대 청자.
▲ 청자전시 도예문화원 전시장에 전시된 현대 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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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전에 국내외 공에작품들이 선보였다.
▲ 국제도예작가초대전 초대전에 국내외 공에작품들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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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원을 나오자 학과 호랑이 등 조형물들이 나왔다. 우연히 본 부스가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96호)인 '강진 칠량봉황옹기'였다. 이곳에서는 작은 옹기부터 큰 옹기까지 층층이 자리하고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시가 집인 나에게 눈에 확 들어온 것이 있었다. 남양주 특산물 전시판매장이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태어난 남양주와 18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강진군이 자매결연을 맺어 해마다 청자축제 때 남양주 특산품을 판매하게 됐다는 것이었다. 

곧바로 테마허수아비촌->소원카드달기->미니동물원->어린이청작박물관->웰빙음식전시관->야시장을 빨리 둘러보고, 청자명품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청자명품관은 잘 알려진 작가들과 명인들에게 부스를 줘 한 자리에 모이게 한곳이었다. 그래서 작가들 간의 작품도 쉽게 비교할 수 있었다.

중요무형문화재 96호인 칠량옹기가 전시돼 있다.
▲ 칠량옹기 중요무형문화재 96호인 칠량옹기가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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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 군인 남양주군 특산품 부스에  관광객들이 모여 있다.
▲ 남양주 부스 자매 군인 남양주군 특산품 부스에 관광객들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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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덕도예, 효광요, 정호진요, 김순희 강진청자연구소, 강진관요, 금릉요, 해봉도예, 다산요, 도강요, 영랑요, 탐진요, 문명자 도예, 청자도예, 무진요, 동혼요, 순도예, 토우, 보광요, 청우요, 아라리요, 남도도예, 고봉도예, 우림요, 규림요, 전형도예 등 우리나라 청자 명품을 만든 작가, 명인들의 작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하나하나 세심히 살폈다.

정말 청정하고 아름다웠다. 작가와 명인들도 각 부스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었다. 가장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어 고려촌->청자박물관->도예작품과 미술작품기획전시관을 둘러봤다. 날씨가 더운 탓에 조금 걸어도 온몸에 땀이 범벅이 됐다.

그래도 모처럼 온 여행이어서 모든 코스를 다 관람하고 싶었다. 길을 중심으로 다양한 도자기 종이 조형물이 줄을 이었다. 이 조형물들은 저녁에는 불을 밝히는 '종이등'이라고 지나가는 사람이 귀띔을 해줬다. 마지막 향토음식관을 둘러보고 축제장을 빠져 나왔다. 청자보물선 '온누비호' 승선체험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곳 축제장 정문 주차장에서 승용차를 타고 승선체험을 할 수 있는 마량면 마량항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강진축제는 지난 7일부터 오는 광복절인 15일까지 계속된다.

청자명풍관에 유명 명장과 공예작가들의 작품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 청자명풍관 청자명풍관에 유명 명장과 공예작가들의 작품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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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강진청자축제 개막일인 지난 7일에 맞춰 '강진 Celadon Art Project 2010(부제 : 강진에서 청자를 만나다)'이 개막 했다.

오는 11월 30일까지 열릴 이 행사는 영원한 현대미술 강진청자와 동시대 미술의 1000년의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은 예술에 대한 사색의 장이 펼쳐지고 있었다. 강진청자박물관, 도예문화원, 영랑생가, 강진군청, 백련사 등 일대에서 열리고 있었다.

강진 출토 국보청자, 조선의 실학자 다산의 꿈과 이상,  영랑 그리고 한국의 서정시, 아름다운 강진 풍광 등 4개 주제로 펼쳐졌으며, 회화․조각․영상․설치 등 현대 미술작품으로 제작 전시되고 있었다. 국내 54명의 전시 작가들이 참여했다.

청자종이조형물은 저녁 조명을 밝히면 더욱 아름답다.
▲ 청자종이조형물 청자종이조형물은 저녁 조명을 밝히면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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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제38회 강진청자축제, #첫 금장기법, #칠량봉황옹기, #청자명품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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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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