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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 능선길
▲ 능선길 거문오름 능선길
ⓒ 김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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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했던 시골마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는 요즘 피서 인파로 열기가 뜨겁다. 조용했던 시골마을이 왜 피서 인파가 몰려드는 것일까?

지난 8월 7일 오후 12시 30분, 한여름 열기는 33도를 웃돌았다. 가만히 앉아 있어서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시골마을 거문오름 안내소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이 마을의 이장인 김상수(자연유산해설사)는 몰려드는 탐방객들을 안내하느라 진땀을 뺀다. 거문오름 세계자연유산 등재 3주년인 올해는 더더욱 탐방객들이 몰려들었다. 거문오름 몸통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거문오름 안내소를 벗어나자 스코리아 길. 태극길과 용암길은 이 스코리아 길을 지나야 한다. 7~8분 걸었을까. 용암길과 능선길, 태극길로 갈라졌다.

분화구 태극길
▲ 태극길 분화구 태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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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길로 접어들었다. 태극길은 8km로 분화구 내부와 정상부 능선을 따르는 순환코스로 탐방안내소-용암협곡-알오름전망대-숯가마터-화산탄-수직동굴-9개 봉우리를 돌아 탐방안내소까지 길이다.

분화구 협곡
▲ 협곡지대 분화구 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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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걷게 되는 길이 용암협곡지대다. 잘 단장된 데크 시설 좌우로 쭉쭉 뻗은 삼나무 숲이 우거졌다. 삼나무 숲 아래 거문오름 식생대가 분포하고 있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컴컴했다.

한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풍혈
▲ 풍혈 한여름 더위를 식혀주는 풍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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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 태극길에 익어가는 으름
▲ 으름 분화구 태극길에 익어가는 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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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도 분화구 내에는 가을 날씨처럼 서늘하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거문오름 태극길을 걷다보면 풍혈 현상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바위 속에서 솟아나는 수증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풍혈' 현상의 하나로, 다량의 낙반이나 암석 등이 성글게 바람이 나오는 곳을 말한다. 대기중의 공기는 이 암석들의 틈 사이를 지나면서 일정한 온도를 띠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시원한 바람이 겨울철에는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 따라서 한여름 거문오름 태극길은 에어컨을 튼 것처럼 시원하다.

일본본 갱도 진지
▲ 일본군 진지 일본본 갱도 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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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오름 전망대
▲ 알오름 전망대 알오름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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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분화구 내에서는 용암 덩어리가 공중으로 회전하며 고구마 모양으로 만들어진 화산탄과 숯가마를 탐방할 수 있다. 더욱이 108여단이 주둔했던 일본군 갱도진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잣담(성벽과 같이 쌓아 두른 돌담)을 발견할 수 있다.

분화구 태극길을 벗어나자 능선길이다. 이 능선길은 테마가 있는 길로 거문오름과 용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9개의 봉우리마다 용과 얽힌 이야기를 숨어 있어 9개의 봉우리를 터치하며 그 의미를 새겨 볼 수 있는 길이다.

능선이 첫 출발지는 9룡. 즉, 회룡은 산봉으로 해발고도 371m에서 만날 수 있었다. 9룡은 멀리 흘러온 용이 방향을 바꾸어 산 속으로 숨은 형국. 9룡 전망대에 서니 봉긋봉긋 솟아있는 거문오름 봉우리가 신령스럽다 할 만큼 웅장했다.

9룡에서 8령으로 이어지는 길은 소나무 숲길, 소나무 사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두팔을 벌려 보면 온 몸이 바람으로 휘어감은 듯하다. 이 바람 또한 분화구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다시 능선을 걸었다. 청룡음수봉인 8룡에 도착했다. '푸른 빛을 띤 용이 물가를 찾아 물을 마시는 형국'이라는데 숲이 우거져 전망을 할 수 없음이 아쉬웠다. 나무 계단을 오르내리다보니 '용이 여의주를 가지고 희롱한 형국'의 7룡. 각 봉우리마다 새겨진 이야기가 읽어내려 가니 능선 길을 걷는 재미가 쏠쏠했다.

숲이 하늘을 덮은 6룡길과 5룡 사이길은 새소리가 간장을 녹인다. 3룡을 지나니 말굽형분화구 사이로 선흘오름군이 펼쳐졌다. 오름 위에 떠 있는 뭉게구름과 파란 여름하늘이 수채화 같다.

거문오름 최고 전망대
▲ 1룡 흙룡상천봉 거문오름 최고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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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에서 본 분화구
▲ 분화구 능선에서 본 분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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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본 오름군
▲ 오름군 전망대에서 본 오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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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숲을 지나 이어지는 나무 계단을 오르내리니 거문오름 최고의 전망대가 나타났다. 이곳이 바로 해발 465m인 1룡 흙룡상천봉. 거문오름 최고봉 1룡 전망대는 그야말로 사방을 조망할 수 전망대였다.

한라산 백록담이 구름에 덮혀 있었다. 동쪽으로는 아스라이 일출봉이 떠 있고 송당 오름군과 선흘 곶자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조망터였다. 저절로 감동이 터져 나오는 곳일 뿐더러 시원한 바람이 탐방객들을 유혹했다.

분화구 태극길 풍혈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소나무 숲을 지나 능선까지 불어왔다. 장갑을 벗으니 마치 손을 찬물에 담근 것 같다. 모자를 벗으니 마치 찬물로 머리를 감는 것 같다. 가슴을 펴고 심호흡을 하니 시원한 바람이 뼈 속까지 스민다. 탄산음료 시원함이 이만할까? 에어컨의 시원함이 이만할까?



태그:#거문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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