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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정비사업 즉각 중지' 등을 요구하며 소신공양했던 문수 스님의 유골이 낙동강 언덕에 뿌려졌다.

 

대한불교조계종 '문수 스님 소신공양추모위원회'는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동읍 본포리 소재 낙동강선원(선원장 자흥 스님)에서 "문수 스님 소신공양 낙동강 산골재"를 지냈다. 이날 산골재는 문수 스님 입적 70일째를 맞아 열렸다.

 

이날 산골재에는 김두관 경상남도 지사와 권영길·강기갑 국회의원, 손석형·이천기·공윤권 경남도의원, 이재영 신부(마산장애인복지관), 이정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상임공동대표, 김영만 6·15경남본부 상임공동대표, 박정기 전 유가협 대표(고 박종철 열사 부친), 유영란 부산여성단체연합 대표 등이 참석했다.

 

동국대 정각원장 법타 스님은 조사를 통해 "문수 스님은 자기를 버림으로써 조국강토를 지키는 위대한 삶을 보여 주었다. 정치는 백성의 삶을 안정되게 해야 한다"면서 "오늘 대한민국을 이끄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4대강사업 반대에도 사사건건 편견과 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타 스님은 "문수 스님은 4대강을 지키고, 조국강토의 '호국령'이자 가난한 이들의 등불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진관 스님(불교종단협의회 인권위원장)은 "지난 10년간 잘 버티다가 한 순간에 잘못해서 이렇게 되었다.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스님은 입적 당시 손을 부처님 모습처럼 올려서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고통 받는 뭇생명과 소외된 중생의 아픔을 온몸으로 사르는 소신공양으로 대신함으로써 우리나라 최초의 등신불이 되셨다"면서 "이런 문수 스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자연환경의 파괴적인 악습을 버리고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상생의 자연이치를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발은 환경파괴를 최소화하고 많은 국민과 전문가의 지혜와 의견을 수렴하여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면서 "추모재가 스님께서 평소 갈망하시던 낙동강의 자연환경을 지키고 화합, 협력으로 이어지는 지혜의 등불로 승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영길 의원은 "이 순간에도 낙동강은 생살이 찢기고 있다. 이명박정권이 낙동강의 뭇생명을 죽이고 있다. 문수 스님은 자신의 생명을 던져 낙동강과 생명을 살리려고 했다"면서 "환경연합 두 활동가가 함안보 공사장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데, 이 정부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문수 스님을 낙동강에 보내드리면서 우리 마음을 다지자"고 말했다.

 

강기갑 의원은 "자연은 돌고 돌아 윤회한다. 문수 스님은 낙동강에서 되살아날 것"이라며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종자 선택을 잘못해서 이렇게 되었다. 정치인으로 이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을 자격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천마디 말보다 행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조영건 경남대 명예교수는 "문수 스님은 우리 마음 속에 있다"면서 "정부는 4대강사업이 어느 정도 진척되었기에 그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 그 말은 무너졌던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을 그대로 두자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경희 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 공동대표는 "문수 스님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몸에 불을 사르며 4대강반대를 외쳤다. 정책 입안자들의 가슴에 울림이 되었는지 염려가 되고 답답하다. 문수 스님은 우리 가슴에 다시 부활할 것이며, 낙동강에 영원히 살아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도성 스님(태종사 조실, 전 해인사 주지)이 법문을 했다. 도성 스님은 "우리가 사는 땅은 금수강산이다. 소가 물에 바로 입을 대고 먹는 게 좋은 세상이다. 부처님의 청정한 법으로 들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추모법회를 마친 뒤, 유골을 종이에 사서 낙동강이 바라다 보이는 언덕에 뿌렸다. 유골을 쌌던 종이를 불에 태우기도 했다.

 

'문수스님 소신공양추모위원회'는 입적 80일째(8월 18일) 공주 금강선원, 90일째(8월 28일) 영산강 영산포, 100일째(9월 7일) 한강 광진교에서 각각 산골재를 연다.

 

해인사에서 출가한 문수 스님은 해인사 승가대학과 중앙승가대학을 나오고, 1998년 중앙승가대학 총학생회장을 지냈으며, 청도 대선사 주지와 군위 지보사 주지로 있다가 지난 5월 31일 낙동강 뚝방에서 소신공양했다.

 


태그:#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문수 스님, #낙동강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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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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