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차로 뒤지고 있던 SK의 9회말 공격, 선두타자 최정과 김연훈이 연속안타를 터뜨리며 무사 1,3루의 찬스를 잡았다. KIA에게는 6월 18일의 악몽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리나 SK의 마지막 타자 모창민의 공은 외야 멀리 뻗어나갔지만 이용규를 넘지는 못했다. KIA가 SK에 당했던 기나긴 12연패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7월의 마지막 날 인천에서 열린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KIA는 1군 무대 복귀전을 치른 선발 서재응의 6이닝 5피안타 1실점호투와 고비 때마다 득점과 타점을 올린 4번 최희섭의 활약을 앞세워 SK를 4-1로 누르고 SK전 12연패를 마감했다. 전날 2-1로 패하며 롯데전에서의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KIA는 후반기 들어 3승 1패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4강행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나이스가이 서재응 SK전 12연패 끊었다! 서재응이 7월의 마지막날 1군무대 복귀전에서 선두 SK를 상대로 6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의 SK전 12연패를 마감했다.

▲ 나이스가이 서재응 SK전 12연패 끊었다! 서재응이 7월의 마지막날 1군무대 복귀전에서 선두 SK를 상대로 6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며 팀의 SK전 12연패를 마감했다. ⓒ KIA 타이거즈


반면, SK는 후반기 들어 절대 약자였던 LG와 KIA를 상대로 승수 쌓기에 실패하며 2위 삼성과의 승차도 어느덧 5경기까지 줄어들었다. SK는 이날 박경완이 서재응을 상대로 이틀연속 홈런포를 터뜨리며 기세를 올렸지만 선발 엄정욱이 5회 2사이후 갑작스런 제구력 난조로 안타 하나 없이 동점을 허용했고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고효준도 KIA의 중심타선을 막지못하고 6회 역전을 허용하며 연승분위기를 타지 못했다.

지난 6월 18일 3-2로 앞서고 있던 9회말, 아웃카운트 두 개를 남겨둔 상황에서 KIA는 깜짝 마무리로 서재응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결과는 대 실패로 돌아갔고 KIA는 이후 16연패의 늪에 빠지며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다. 하지만 SK전 연패를 막아내기 위해 선택한 카드는 결국 서재응이었다.

서재응은 국내무대 데뷔 후 2년간 10승에 머무를 정도로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상대가 SK라면 달랐다. 서재응은 이날 전까지 SK를 상대로 4승 1패 평균자책 2.63을 기록하며 유독 SK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중 1패도 16연패의 서막이었던 6월 20일 5와 2/3이닝동안 4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당한 패배였다.

서재응의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42Km에 머물렀지만 특유의 날카로운 제구력과 느린 커브를 앞세워 SK타선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경기를 풀어났다. 4회 노림수에 강한 박경완에게  홈런을 허용한 것이 이날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4월 7일 SK타선을 상대로 6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서재응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수추가에는 실패했지만 윤석민과 로페즈가 부진한 사이 전반기 내내 왼손에이스 양현종과 함께 사실상 KIA마운드를 이끌었다.

지난해 SK를 상대로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를 펼치며 12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KIA는 이번 시즌에도 SK에 용호상박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KIA는 SK와의 시즌 1, 2차전에서 승리한 이후 내리 12차례를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공교롭게도 2차전 승리투수가 서재응이었고 12연패의 마침표를 찍은 이 또한 서재응이었다.

이번시즌 명예회복을 선언하며 반드시 자신의 존개감을 알리겠다고 했던 서재응은 전반기 팀이 연패의 늪에 빠지던 순간 제 몫을 하지 못하며 무너졌고 최근 5차례 등판에서는 승리 없이 4패에 5점대가 넘는 평균자책을 기록하며 고질적인 어깨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 하지만 이날 SK전의 호투를 발판삼아 후반기 팀 마운드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KIA는 김상현의 복귀와 함께 서재응의 부활까지 이어지며 후반기 4강 싸움에 대한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과연 KIA가 부상병들의 복귀를 발판삼아 4강 싸움의 맞상대인 롯데와 LG를 제압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재응 KIA 타이거즈 SK전 12연패 SK킬러 4강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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