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객 이용규, 잠자는 호랑이타선 깨웠다 똑딱이 타자로 불렸던 이용규가 생애 첫 만루포 및 연타석 홈런포를 앞세워 한 이닝 최다 타점 및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기록까지 함께 세우며 잠자는 호랑이 타선을 깨웠다.

▲ 검객 이용규, 잠자는 호랑이타선 깨웠다 똑딱이 타자로 불렸던 이용규가 생애 첫 만루포 및 연타석 홈런포를 앞세워 한 이닝 최다 타점 및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기록까지 함께 세우며 잠자는 호랑이 타선을 깨웠다. ⓒ KIA 타이거즈


딱! 하는 순간 공을 쫓아 뛰던 우익수 가르시아는 공을 그저 멀리 바라보며 더 이상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 공은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 관중석 중간쯤에 떨어졌고 1루 베이스를 돌아 2루로 향하던 이는 호랑이굴의 톱 타자 이용규였다.

29일 부산에서 열린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서 KIA가 생애 첫 연타석 홈런과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한 이닝 최다타점 및 한 경기 최다 타이인 8타점을 올린 검객 이용규의 맹활약을 앞세워 롯데를 12-5로 누르고 후반기 첫 원정길에서 기분 좋은 2연승을 거뒀다. 뿐만 아니라 시즌 성적 39승 53패로 4위 롯데와의 승차를 3경기까지 줄이며 4강 싸움을 향한 가속패달을 힘차게 밟았다.

반면, 롯데는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예상하지 못한 2연패를 당하며 4위 수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다행히 5위 LG가 이날 SK에 3-5로 역전패 하며 1경기의 승차를 유지했지만 6위 KIA와의 승차가 3경기로 줄어들며 엘-롯-기 동맹의 4강 싸움을 안갯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날의 승부는 사실상 3회에 결정이 났다. KIA는 3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선빈과 안치홍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의 기회에서 1번 이용규가 롯데선발 이재곤의 2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쓰리런 홈런으로 선취 득점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용규의 이 홈런은 시즌 1호이자 2006년 9월 13일 광주 LG전 이후 근 4년 만에 나온 홈런이다. 그리고 2번 신종길이 우익수 앞 안타로 출루하자 채종범이 이재곤의 3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렸고 4번 최희섭도 이재곤의 4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미터짜리 대형 홈런을 터뜨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하지만 KIA의 공격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후반기 복귀한 김상현이 힘이 빠진 이재곤을 상대로 또 다시 안타를 터뜨리며 공격의 흐름을 이었고 다음 타자 김상훈은 바뀐 투수 이정민을 상대로 또 중견수 앞 안타를 터뜨리며 8타자 연속 안타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김원섭의 희생번트와 타자 일순하며 3회에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선빈이 삼진아웃으로 물러나며 공격이 끝나는 듯 했지만 안치홍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공격 기회는 계속 이어졌다. 이날의 히어로 이용규가 2사 만루 상황에서 바뀐 투수 이정민의 3구째를 다시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생애 첫 만루포를 터뜨리며 기나긴 3회의 공격을 마감했다.

KIA는 3회 8타자 연속 안타(역대 7차례)라는 진기록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 사상 한 이닝 첫 싸이클링 홈런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또한 생애 첫 연타석 홈런을 한 이닝에 3점과 4점포로 장식한 이용규는 한 이닝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고 8회 무사 2루에서 중견수 앞 안타로 2루 주자 안치홍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8타점 째를 올려 한 경기 최다타점 타이기록도 함께 세웠다.

지난해 SK와의 홈 개막전에서 수비도중 펜스에 부딪쳐 전반기를 마감했던 이용규는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50경기에 출장하며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용규는 누구보다도 2010 시즌을 기다렸다. 그리고 똑딱이 타자에서 중거리형 타자로 거듭나기 위해 겨우내 타격자세를 손질하며 방망이의 무게까지 올렸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시즌 개막 후 한 달이 넘도록 1할 대의 빈타에 허덕였고 급기야는 톱타자 자리에서 9번 타순까지 밀려나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그의 방망이는 심술을 부렸던 봄이 지나고 여름으로 오면서 조금씩 힘을 내기 시작했고, 팀이 16연패로 추락을 거듭하는 순간에도 쉬지 않고 돌아 침체된 팀 타선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이용규는 7월 들어 73타수 34안타 타율 0.466로 5월 한때 2할대 초반에 머물렀던 시즌 타율을 0.312까지 끌어올렸고 도루도 6개를 성공시키며 특유의 기동력 야구도 함께 살려내고 있다.

전반기 치욕적인 16연패를 당하며 팀 성적도 6위까지 추락한 KIA는 후반기 들어 해결사 김상현이 복귀했고 그동안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부진했던 선수들을 대신해 신종길, 채종범 등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의 맹활약을 앞세워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들의 가장 앞에 서서 많은 출루로 찬스를 만들어주는 톱 타자 이용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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