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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이 19일 조계사를 찾아 '봉은사 외압'에 대해 다시 한번 사죄했고, 문제 발언의 자리에 함께 있었던 자승 총무원장은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간 얘기"라며 포용했다.

 

이날 오전 취임 인사차 서울 견지동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한 안 대표는 자승 총무원장과 반갑게 악수한 뒤 "지난 번에 제 부적의 소치로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죄의 뜻을 밝히고는 "앞으로 불교 발전에 더욱 더 도움이 돼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불교 발전을 위해 크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자승 원장과 지관 전 원장 등과의 인연을 거론하면서 "그린벨트법에 관련된 것이라든지, 전통사찰보전법이라든지, 템플스테이 같은 것과 관련해 (불교계의) 많은 심부름을 했는데, 앞으로도 더욱 더 불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에 대해 자승 원장은 "당 대표에 선출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국가와 국민에게 갈등과 대립이 없는 정치를 펼쳐주시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자승 원장은 이어 "(안 대표가) 종단에 누를 끼쳤다는 것은, 이미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간 얘기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자승 원장은 "불교 뿐 아니라 개신교, 가톨릭 등 모든 종교가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큰 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잘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안 대표는 원내대표이던 지난해 11월 자승 총무원장을 만나 '강남 부자 절의 좌파 주지를 그냥 둬서야 되겠느냐'고 발언했고 이를 지난 3월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과 당시 문제의 자리에 있었던 김영국씨가 폭로했다. 안 대표는 이날 '봉은사 외압'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사죄했고, 자승 원장이 '이미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간 얘기'로 인정하면서 안 대표는 불교계의 '공식 면죄부'를 받게 됐다.

 

그러나 안 대표에게 발행된 자승 원장의 면죄부는 '발행처가 잘못됐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강남 부자 절의 좌파 주지를 그냥 둬서야 되겠느냐는' 발언을 주고 받은 당사자가 안 대표와 자승 원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치권의 외압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남아 있지만, 실제 조계종이 봉은사 주지 교체를 추진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편, 이날 접견실에서 20여 분간 환담한 안 대표와 자승 원장 등은 자리를 옮겨 오찬을 하며 50여 분간 더 대화했다. 참석자들은 "화기애애한 자리였고, 서로 덕담을 나눴다"며 조계종에서 반대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대화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했다.

 


태그:#안상수, #자승, #명진, #좌파주지, #봉은사 외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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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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