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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배경은 인천의 141개 읍·면·동을 상징화한, 색색의 패널(판넬)들이 채우고 있었다. '하나된 인천'을 상징하는 디자인이었다. 패널마다 취임식 준비위원회가 각 지역 주민들로부터 받아온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신임 시장을 향한 시민들의 메시지였다. 신임시장은 이들의 메시지를 받아 안고 자신의 약속을 142번째 패널에 적었다.

 

"시민 여러분과 같이 울고 웃으면서 대한민국의 심장(인천)이 다시 뛰도록 열정을 쏟아 붓겠습니다."

 

패널을 들고 힘차게 외치는 그에게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 모인 4000여 명의 시민들이 환호성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7월 1일 송영길 신임 인천시장이 첫 발을 내딛었다.

 

취임식이 열린 인천종합예술회관 야외광장은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취임식 준비위원회가 2천여 개의 의자를 준비했지만 부족했다. 자리에 앉지 못한 이들은 주변에 그대로 선 채 송 시장의 취임식을 지켜봤다.

 

광장 입구에선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생수와 색종이, 펜을 나눠주고 있었다. 시민들은 색종이에 송 시장을 향한 메시지를 적어 보관함에 넣었다. "황소처럼 뚝심 있게 시정을 펼치시길", "계양산 골프장 중단 약속 꼭 지켜주시리라 믿는다" 등 송 시장에 대한 지지의사와 바람들이 빼곡히 쌓여갔다.

 

이날 취임식엔 최기선,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이윤성 한나라당 의원, 신학용 민주당 의원 등 인천지역 의원들이 참석했다. 또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과 김유정·김진애·김영환 민주당 의원이 취임식장을 찾아 송 시장에게 축하인사를 건넸다.

 

이들 외에도 다문화 가정과 새터민, 장애인, 대학생 등 각계각층 시민 3천여 명도 초청됐다. "벽(壁)을 넘어 문(門)으로, 불통(不通)을 넘어 소통(疏通)으로"를 강조한 송 시장의 의지에 따른 준비였다.

 

"방만하게 벌여놓은 사업 조정·정리하는 아픔 감내할 때"

 

송 시장은 취임사에서 먼저 인천시 재정의 어려운 상황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그는 "인천시와 시 산하 도시개발공사의 부채가 올해 말이면 10조원에 육박하고 이자만도 3천억 원에 이르고 앞으로도 아시안 게임, 지하철 2호선 건설과정에서 추가 부채가 필요하다"며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지방교부세는 줄어들고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세입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송 시장은 "인천이 여러 가지 어려움에 휩싸여 있지만 시민 여러분의 희망과 열정이 함께 하는 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도약을 위해선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부산물들을 정리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며 "그동안 방만하게 벌여놓은 사업들을 조정·정리하는 과정에서 아픔을 감내할 용기와 각오가 있을 때 우리는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 언론 인터뷰 등에서 밝힌 바 있던 '2014년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 등 기존 시정을 공식적으로 재검토하겠단 계획을 재차 선언한 셈이다.

 

그는 또 "정책 하나하나에 신중하게 시민 합의를 모으겠지만 결정이 필요한 시점에는 과감하게 책임 있는 결단을 하겠다"며 '재검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명박 대통령 등 만나 인천을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발전시킬 것"

 

송 시장은 이와 함께 '새로운 인천'을 위한 자신의 비전도 밝혔다. 송 시장은 "대한민국의 심장, 경제수도 인천을 만들자는 호소는 선거용 구호가 아니라 평소에 확신을 가지고 제기했던 대한민국의 장기발전 전략"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는 인천의 새로운 발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송도·영종·청라 경제자유구역을 세계 3대 경제자유구역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선 국내기업에 대한 역차별부터 해소돼야 한다"며 "글로벌브랜드를 가진 국내기업의 투자와 함께 외국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지난 10년간 의정활동에서 다져 온 중앙정치와 국제정치의 감각, 인맥, 경험을 활용해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미·일·중을 비롯한 외국 정부와 투자자들을 만나 인천을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이어, "남북 간의 화해협력은 인천의 기업이 살고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길"이라며 "인천과 북한 사이에 진행돼 온 각종 화해협력사업을 복원하고 확대 발전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송 시장은 취임식 뒤 시청으로 이동,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송 시장은 이날 저녁 7시 취임식이 열렸던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으로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인천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소통한마당준비위원회'는 인천상공회의소 등의 후원을 받아 '시민과 함께 하는 소통한마당'을 같은 장소에서 열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초청을 받은 이상, 참석하기 위해 일정을 비워놨다"며 "주최 측이 자유발언대 등을 마련하는 등 시장과 시민들이 대화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태그:#송영길, #인천,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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