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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취임식을 몇시간 앞둔 1일 오전 수원시 수일고등학교를 방문해서 한 학생으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취임식을 몇시간 앞둔 1일 오전 수원시 수일고등학교를 방문해서 한 학생으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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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취임식이 열리는 1일 오전 수원시 수일고등학교에서 특강을 마치고 나오며, 김 교육감을 알아본 학생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취임식이 열리는 1일 오전 수원시 수일고등학교에서 특강을 마치고 나오며, 김 교육감을 알아본 학생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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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김상곤 교육감님 어디로 가셨어? 만나서 악수라도 한 번 해야 하는데…."

7월 1일 오전 10시. 경기도 수원시 수일고등학교에 쉬는 시간을 알리는 음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2학년 김아무개양은 친구 세 명과 함께 재빨리 1층 교장실 앞으로 내려왔다. 김양 등은 복도에서 두리번거리며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찾았다. 복도에서 아는 친구들을 만나면 "교육감님, 벌써 가셨어?"라고 묻기도 했다.

그 시간, 김 교육감은 교장실에서 신영수 교장과 교직원들을 만나고 있었다. 결국 김양은 김 교육감과 악수를 하지 못했다. 대신 다른 학생들이 기회를 잡았다. 김 교육감이 교장실을 나올 때 학생들이 복도를 오가고 있었다. 김 교육감은 이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학생들도 김 교육감을 알아보고 몰려들었다.

한 여학생은 악수를 하며 "우리 교육감님 좋아해요!"라고 웃었다. 그 뒤에서 다른 학생들은 "교육감님, 파이팅!" "너무 좋아요!"라고 외쳤다. 악수를 마친 학생들은 꺄르르 웃으며 환호성을 질렀다. 또 어떤 교실에서는 "김상곤, 사랑해!"라는 한 남학생의 큰 외침이 터지기도 했다. 검정색 계통의 양복에 노란색 넥타이를 멘 김 교육감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퍼졌다.

'현장'에 강한 김상곤...학생들 "두발자유를 꼭!"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취임식을 몇시간 앞둔 1일 오전 수원시 수일고등학교를 방문해서 짧은 강의를 마친 뒤 학생들의 질문을 받으며 두발자유, 무상급식, 사교육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취임식을 몇시간 앞둔 1일 오전 수원시 수일고등학교를 방문해서 짧은 강의를 마친 뒤 학생들의 질문을 받으며 두발자유, 무상급식, 사교육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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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취임식을 몇시간 앞두고 수원시 수일고등학교를 방문한 김상곤 경기교육감에게 학생들이 두발자유, 무상급식, 사교육 등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1일 오전 취임식을 몇시간 앞두고 수원시 수일고등학교를 방문한 김상곤 경기교육감에게 학생들이 두발자유, 무상급식, 사교육 등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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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 교육감은 '현장'에 강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학생·교사들에게 사인 부탁을 받는 교육감은 김상곤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은근히 자랑을 해왔다. 이 자랑은 헛말이 아니었다. 아이돌 그룹 인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김 교육감에게는 학생들을 끌어 모이는 '맨 파워'가 있었다.

김 교육감은 1일 오후에 열리는 취임식에 앞서 이렇게 학교 현장을 찾았다. 수일고등학교 1, 2학년 학생 48명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김 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 경제, 문화 등의 발전 속도에 비해 학교 문화는 많이 변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할지 많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학생들의 질문 시간. 역시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은 두발자유가 포함된 학생인권조례의 실시 여부였다. 한 남학생은 "언제쯤 두발 자유화가 시작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교육감은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초안은 작년 12월 17일에 처음 발표됐지만, 아직 도교육위원회와 도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8월쯤 도의회를 통과하게 되면 학생들의 두발을 수치로 제한하는 일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1학년 남학생은 "교과중심의 수준별 이동 수업을 하면 자괴감이 들 때가 있고, 갑자기 친하지도 않은 학생들과 공부하면 더욱 재미와 흥미가 떨어진다"고 수준별 이동수업을 비판했다.

이어 어떤 학생은 "수원은 고교 평준화 지역이라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를 갈 수 없고, 또 학력이 하향평준화 되는 것 아니냐"고 김 교육감의 평준화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 2학년 여학생은 "여전히 한 학급당 학생 수가 많아 수업 시간에 칠판이 잘 안 보이는 등 불편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준 가르침 가슴에 새기겠다"

김상곤 교육감은 선거를 앞둔 4월 16일 수일고등학교 옆 식당을 다른 지역 진보교육감 후보들과 함께 들렀다가, 김 교육감을 알아본 학생들이 창밖으로 손을 흔들며 "김상곤 파이팅" "두발 자유화 해주세요" "학교가 지옥같아요"라고 외친 일화를 소개하며 "감동적이었고 기뻤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이 "그날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은 손을 들어보라"고 하자 학생들이 웃으며 손을 들고 있다.
 김상곤 교육감은 선거를 앞둔 4월 16일 수일고등학교 옆 식당을 다른 지역 진보교육감 후보들과 함께 들렀다가, 김 교육감을 알아본 학생들이 창밖으로 손을 흔들며 "김상곤 파이팅" "두발 자유화 해주세요" "학교가 지옥같아요"라고 외친 일화를 소개하며 "감동적이었고 기뻤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이 "그날 현장에 있었던 학생들은 손을 들어보라"고 하자 학생들이 웃으며 손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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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한 김 교육감은 "많은 의견들을 청취하고 조율해 학생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교육감이 취임식에 앞서 수일고를 찾은 사연이 있다. 지난 4월 16일, 전국의 진보 성향 교육감·교육의원 예비후보들은 경기도교육청에 모였다. 기자회견 등 행사를 마친 이들은 당시 김상곤 예비후보와 함께 수일고 옆에 있는 한 중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수일고에서는 이 중식당이 훤히 보인다. 당시 수일고 학생들은 학교 옆 식당을 찾은 김상곤 예비후보를 알아봤다. 먼저 여학생들이 교실 창문에서 밖을 향해 "김상곤! 꼭 당선되세요!" "교육감님 사랑해요!"를 외쳤다.

이런 외침은 금방 학교 전체로 퍼졌다. 수백 명의 학생들이 창가로 몰려와 "교육감님, 두발자유!" "학교가 지옥 같아요" "우리 좀 도와주세요!"라고 외쳤다.

이날 김 교육감은 당시를 회고하며 "당시 많은 교육감·교육의원 예비후보들이 학생들의 환호를 받는 내 모습을 보고 많이 부러워했다"며 "내가 학생들 덕분에 후한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육감은 "학생 여러분들과의 만남은 늘 내게 많은 가르침을 준다"며 "학생들의 소중한 의견, 그리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교육감의 취임식은 오후 2시부터 도교육청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김 교육감은 취임사를 통해 "새로운 교육을 만들어 가는 데 있어서,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통합과 화합을 강조할 예정이다.


태그:#김상곤, #취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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