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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일)은 지방자치 20년 만에 첫 번째 권력교체를 이루어낸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취임식 날 입니다. 김두관 지사가 취임을 며칠 앞두고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공석인 도 단위 주요 기관장에 대한 인사 명단을 발표하였습니다. 지난 29일 김두관 경남지사가 취임을 앞두고 발표한 첫 번째 인사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무부지사 강병기(49)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경남발전연구원장 이은진(57) 경남대 교수 ▲경남도립남해대학 총장 공민배(56) 전 대한지적공사 사장 ▲경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전수식(53) 전 마산시 부시장 ▲비서실장 윤학송(53) 전 경남도의원.

 

사실 개혁 성향 도지사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김두관 도지사가 첫 번째 인사를 어떻게 하는지는 이래저래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 지사는 야당과 시민단체가 연대하여 선출한 단일 후보였을 뿐만 아니라 '민주도정협의회' 구성과 같은 지방공동정부 운영에 대한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당선자의 '첫 인사' 에 더 많이 주목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김두관 경남지사의 인사 결과 발표에는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 의외의 인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로 전수식 전 마산시 부시장입니다.

 

지난 6월 30일, 창원에서 열린 회의에서 만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도 다른 4명의 내정자에 대해서는 대체로 "그럴 수도 있겠다"는 평가를 하였지만, 전수식 내정자에 대해서는 "내가 생각해도 의외다",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강병기·이은진 충분하고 공민배·윤학송 이해된다

 

 

강병기 정무부지사 내정자의 경우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노동당 경남도지사 예비후보로 있다가 김두관 도지사와 후보단일화를 이루었고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을 지냈을 뿐만 아니라 전국농민회 총연맹 정책위원장과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농민위원장을 지낸 그의 경력으로 볼 때 경상남도 정무부지사 내정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은진 경남발전연구원장 내정자는 역시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경남정보사회연구소 소장을 지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연구를 통한 학문적 성과를 축적해 온 경력으로 볼 때 역시 공감할 수 있는 인사입니다.

 

한편, 경남도립남해대학 총장으로 임명된 공민배(56) 전 창원시장이나 도지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윤학송(53) 전 경남도의원의 경우에는 충분히 공감되지는 않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는 이해는 됩니다.

 

솔직히 두 사람이 이번 선거과정에서 김두관 후보의 당선을 위하여 어떤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섣불리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전수식 창원시장 한나라당 예비 후보 발탁, 정말 이해 안 돼

 

김두관 도지사의 첫 인사에 포함된 5명 중에서 다른 4명과 달리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인물은 역시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입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통합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하였다가 낙선한 인물입니다.

 

무소속으로 창원시장 선거에 출마하여 선거를 치렀다고는 하지만 그는 후보 등록 직전까지 한나라당 예비후보였을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어쩔 수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만약 그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처음부터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하였었다면 다른 평가를 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간의 사정으로 볼 때, '야권연대' 단일후보로 당선된 김두관 지사의 첫 번째 인사에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하여도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전수식 후보가 포함된 것은 정말 의외입니다. 

 

언론보도를 보면, 전수식 후보가 "공무원 사이에서는 나름대로 신망을 얻고 있어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있고, "업무 능력을 보고 판단한 것 같다"는 평가도 있습니다만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평가는 아닙니다. 이런 평가는 고위 공무원을 지낸 인사라면 누구에게나 해줄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상투적인 것일 뿐입니다.

 

실제로 공무원들에게 신망을 얻고 있는 사람이 전수식 내정자 한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닐 것이고, 경남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을 맡길 수밖에 없는 특별한 업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나라당에서는 통합창원시장 후보로도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일 뿐입니다.

 

녹지 대신 초고층 아파트 지은 이를 발탁하다니, 실망

 

또 통합창원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였던 전수식 내정자는 지난 선거과정에서 김두관 후보와 선거 연대를 한 것도 아닙니다. 도지사 후보와 창원시장 후보의 선거연대의 측면에서 본다면 통합창원시장 후보에 야권단일 후보로 출마하였던 문성현 후보가 발탁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그렇다면, 통합창원시장 무소속 후보였던 전수식 후보는 우리 같은 평범한 시민들은 모르는 무언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일까요? 만약 그런 역할을 했기 때문에 발탁하였다면 '나눠먹기' 인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창원시장에 출마한 전수식 후보의 득표 결과를 보면 그런 모종의 역할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통합창원시장 선거에서 쟁점으로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전수식 내정자는 2004년부터 2006년 사이에 마산시 부시장을 지냈습니다. 그가 마산 부시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공공녹지 대신 초고층 아파트가 세워진 신포매립지 활용방안과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해양 신도시 계획 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김두관 도지사의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 발탁 인사,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하기 어렵고 기대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인사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두관, #전수식, #도지사,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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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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