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슬로바키아를 꺾고 남아공월드컵 8강에 올랐다.

네덜란드가 슬로바키아를 꺾고 남아공월드컵 8강에 올랐다. ⓒ FIFA

네덜란드가 아르옌 로벤의 왼발로 슬로바키아의 돌풍을 잠재웠다.

 

네덜란드는 한국시간으로 28일 밤 더반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로벤과 베슬리 스네이더의 연속골에 힘입어 슬로바키아를 2-1로 누르고 8강에 진출하며 첫 월드컵 우승의 꿈에 더욱 가까워졌다.

 

로벤, 판 페르시, 디르크 카윗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공격진을 앞세워 일찌감치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네덜란드는 전반 17분 만에 로벤이 상대 수비수의 태클을 뚫고 골문 구석에 꽂히는 정확한 왼발 슛으로 첫 골을 터뜨렸다.

 

1-0으로 앞서나간 네덜란드는 큰 점수 차이로 승리하고 싶은 듯 더욱 공격에 박차를 가하며 슬로바키아에게 반격할 틈을 주지 않았다.

 

네덜란드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바빴던 슬로바키아는 측면을 뚫어 돌파구를 마련해보려 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았고, 결국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큰 성과 없이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도 네덜란드는 슬로바키아 수비진을 쉴 새 없이 헤집고 다니는 로벤의 활약으로 계속해서 경기를 이끌어나갔고, 슬로바키아는 좀처럼 교체 카드도 쓰지 않고 묵묵히 네덜란드의 공격을 버텨냈다.

 

슬로바키아의 후반 32분 침투 패스를 받은 비텍이 홀로 골키퍼와 마주서며 다시 오지 않을 완벽한 기회를 잡았지만 아쉽게도 슛이 빗나가고 말았다.

 

위기를 잘 넘긴 네덜란드는 판 페르시를 빼고 훈텔라르를 교체 투입하며 다시 공격에 나섰고, 후반 39분 카윗의 패스를 받은 스네이더가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슬로바키아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로써 네덜란드는 16강전에서 칠레를 꺾고 올라온 또 하나의 강력한 우승 후보 브라질과 8강전에서 맞붙게 되면서 뜨거운 명승부를 예고했다.  

 

슬로바키아의 아름다운 퇴장

 

슬로바키아는 추가골을 내주고 나서야 두 명의 선수를 교체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고, 후반 추가시간에 상대 골키퍼의 반칙으로 페널티 킥을 얻어내 만회골을 터뜨린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결국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면서 패배가 확정되자 슬로바키아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동유럽 축구도 남아공월드컵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됐다.

 

체코슬로바키아라는 이름으로 두 번이나 준우승을 이뤄내며 월드컵 역사에 굵직한 발자국을 남긴 슬로바키아는 1993년 분리 독립 후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된 반면에 여전히 국제무대에서 승승장구하는 체코를 부럽게 바라봐야했다.

 

하지만 과감한 세대교체를 성공시킨 슬로바키아는 유럽지역 예선에서 라이벌이자 형제인 체코와 같은 조에 포함되자 더욱 불타올랐고, 결국 체코를 밀어낸 뒤 조 1위를 차지하며 분리 독립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단순히 참가에 만족하지 않은 슬로바키아는 세계적인 스타는 없어도 젊은 선수들을 앞세운 화끈한 공격 축구와 조직력을 앞세워 조별리그에서 전 대회 챔피언 이탈리아를 꺾는 돌풍을 일으키며 첫 월드컵 무대에서 16강 진출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비록 네덜란드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8강 문턱에서 주저앉았지만 남아공월드컵 16강에 당당히 슬로바키아라는 이름을 새겨 넣은 그들은 4년 뒤 더 큰 돌풍을 기약하며 고국으로 돌아갔다. 

2010.06.29 08:16 ⓒ 2010 OhmyNews
남아공월드컵 네덜란드 슬로바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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