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We may have to recall the new iPhone. This, I did not expect."

("우리는 새 아이폰(아이폰4)를 리콜해야 할 것 같다. 난 이걸 예상 못 했다.")

 

27일 트위터에 올라온 이 한마디가 국내외 언론의 무더기 오보 소동을 낳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이어 <문화> <매경> 줄줄이 오보  

 

아이폰4 수신 불량 문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8일 일부 언론은 애플 CEO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트위터에 아이폰4 리콜을 시사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하지만 이 트위터는 스티브 잡스를 사칭한 패러디 계정으로 드러났다.  

 

<문화일보>는 28일 "스티브 잡스 트위터에 '아이폰4 리콜할 수도'"란 제목의 기사에서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트위터에서 리콜 가능성을 내비쳐 주목된다"며 이 트위터 문구를 인용해 처음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누리꾼 반응은 시큰둥했다. 한 블로거(http://www.kimchul.net)는 이날 오후 1시쯤 '기자들이 욕먹는 이유2'란 글에서 "스티브 잡스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면서 "아마도 기자가 본 트위터는 스티브 잡스의 이름으로 비슷하게 만든 모방 트위터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문화일보>에서 해당 기사는 제목만 남긴 채 삭제된 상태다.

 

 

실제 오보를 낳은 트위터(@ceoSteveJobs)는 스티브 잡스를 사칭한 패러디 계정으로 확인됐다. 해당 트위터를 접속해 보면 이미 '사칭 사용자'라고 표시돼 있고, 소개문에도 "물론 이것은 패러디 계정이다(Of course this is a parody account)"라고 밝히고 있다.

 

이날 오후 2시쯤 이재구 <지디넷코리아> 기자가 쓴 '스티브 잡스 트위터의 '아이폰4 리콜'은 가짜?' 기사에 따르면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7일 이 가짜 트위터 내용을 그대로 믿고 보도했다 뒤늦게 삭제하는 소동이 벌어진 뒤였다.

 

이처럼 트위터에선 이미 '소동'으로 일단락된 상황이었지만 오보는 포털을 통해 계속 확산됐다. <매일경제> 역시 이날 오후 3시쯤 '애플 CEO 아이폰 리콜할 수도'라는 제목으로 <문화>와 거의 유사한 내용의 기사를 올린 것이다.

 

이 기사는  포털 '다음' 메인 화면 경제면에 1시간 가까이 주요 기사로 걸렸고, 오보임을 지적하는 누리꾼 댓글이 이어진 뒤에야 뒤늦게 사라졌다. 정작 <매일경제>는 해당 기사를 일찌감치 삭제한 뒤 이날 4시쯤 '짝퉁 스티브 잡스의 '리콜 소동' 오보로 판명' 기사를 뒤늦게 내보내 면치레 했다.

 

트위터 오보 자정 작용... '속보' 의식한 언론이 확대 재생산

 

가짜 트위터 계정으로 인한 오보 소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에도 당시 허경영 민주공화당 총재 트위터가 등장해 화제가 됐지만 곧 가짜 계정으로 확인됐고, 최근엔 청와대 공식 트위터를 패러디한 칭화대 트위터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트위터 인구가 늘면서 이처럼 유명인을 사칭한 가짜 계정이나 미확인 정보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누리꾼들 스스로 바로잡는 자정 작용을 거친다. 문제는 '속보'를 지나치게 의식한 기성 언론들의 '미확인 트위터 취재'가 오보를 확대 재생산한다는 것이다.

 

앞서 <문화> 오보를 처음 지적한 블로거 역시 "데스크나 기자의 성향이 어떠하든지 기사에는 팩트만을 담아줬으면 한다"면서 "기사를 읽는 것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기 위함이지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개인소견을 듣고자 하는 게 아니다"라고 기성 언론에 일침을 놨다.


#아이폰#트위터#스마트폰#트위터 사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