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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또다시 '굴욕(?)'을 당했다. 개원 전 민주당 시의원 당선자들을 모두 만나보겠다는 오 시장의 제안을 민주당 측에서 거부한 것. 허광태 민주당 서울시의회 의장 내정자는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시장이 요식행위로 하는 상견례를 거부하고, 우리(민주당)가 시장을 비롯한 간부들을 초청해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화, 또 대화, 그리고 인내심"으로 '개별 면담' 제안했지만...

 

첫 번째 '굴욕(?)'은 지난 22일 민주당 시의원 당선자들과 면담할 때 당했다. 민주당 시의원 당선자 가운데 13명은 오 시장을 비공개로 면담하고 한강운하 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시의회 '절대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이 민선 5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오 시장의 주요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또한 민주당 시의원 당선자 79명의 이름으로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도 함께 전달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에 오 시장은 조금은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화, 또 대화, 그리고 인내심"을 '서울시의회 여소야대 정국을 헤쳐 나갈 해법'으로 내세운 오 시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개별 면담'을 제안했다. 민주당 서울시의원 당선자 의정개원준비위원회 대변인인 조규영 시의원은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오세훈 시장이 재선급 의원 9명과 1차 면담을 한 후, 지역구별로 삼삼오오 당선자들을 만나 개원 전까지 민주당 당선자들을 모두 만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지난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압도적인 여소야대 국면에서 무슨 지름길이 있겠나? 꾸준하고 계속된 대화, 또 대화, 그리고 인내심이 해법이지, 다른 길이 있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106명의 시의원 중 민주당은 79명, 한나라당은 27명이다. "한나라당 시의원 숫자가 충돌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소수"인 상황에서 나온 '해법'이었다.

 

"오 시장의 '개별 격파 시나리오' 거부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오 시장의 '제안'을 전해들은 당선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지난 23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시의원 당선자들은 오 시장의 '개별 면담' 제안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그 대신, 오 시장이 아닌 민주당이 주최가 되어 간담회를 하기로 의결했다. 조규영 시의원은 "논의 결과, 개원 후 의장 주최로 시장을 초청해서 간담회를 한 뒤, 상임위원회(이하 상임위)별로 시장과 간담회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면담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지역구별이 아닌 상임위별 면담을 하겠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초선인 김형식 서울시의원 당선자는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아무래도 지역구별로 모이게 되면 지역현안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공산이 크다"면서 "전체적인 (서울시) 현안을 두고 만나야지 개별 (지역) 현안을 가지고 만나는 건 거부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상임위별로 만나게 되면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는 한강운하 사업, 교육위원회에서는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논의가 가능해진다.  

 

"오 시장의 제안을 개별 면담 및 설득 과정으로 이해했다"는 김 당선자는 "오 시장의 '개별 격파' 시나리오를 거부하고 간담회를 서울시의 큰 현안을 논의하는 장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당선자들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의회 의장 내정자 "오 시장 정책, 대폭 수정할 것"

 

한편, 민주당은 3선인 허광태 당선자를 제8대 서울시의회 의장으로 내정했다. 서울시의회의 3분의 2를 민주당이 차지한 만큼, 이변이 없는 한 허 내정자가 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민선 2기(고건 시장) 이후 8년 만에 민주당 출신 서울시의회 의장이 나오는 것. 당대표에는 박래학, 운영위원장에는 김명수 당선자가 각각 내정되었다. 오는 7월 1일 개원하는 서울시의회는 7월 13일부터 열흘간 제223회 임시회를 열고 시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허 내정자는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단호한 목소리로 "(오 시장의 시정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오 시장의 정책을 대폭 수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내정자는 특히 "(오 시장이) 서울을 특별한 사람만 사는 '서울특별시'로 만들고 있다"며 "시민들이 골고루 잘 살면서 행복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서민복지 부분 정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그:#서울시의회,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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