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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처럼 노동자 부려먹는 악덕기업 물러가라"

하루 8시간 작업 등 표준 계약서 준수를 요구하는 건설기계 노동자의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진주 건설기계 임대사업 노동자들은 표준약관을 무시하는 일부 건설사들의 부당횡포를 알리기 위해 지난달 27일 진주시청 앞 광장에서 규탄 집회를 가진 데 이어 16일에는 표준임대차 계약서를 무시하고 하루 10시간 작업을 강요하고 있는 남해고속도로 2공구 S건설사 앞에서 삭발식을 가졌다.

건설기계임대사업 노동자들이 1일 8시간 표준계약서 준수를 요구하며 삭발식을 하고 있다
 건설기계임대사업 노동자들이 1일 8시간 표준계약서 준수를 요구하며 삭발식을 하고 있다
ⓒ 정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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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삭발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건설기계임대차 표준계약서의 작성과 1일 8시간 작업 준수가 대형국책 사업장과 일부 악덕업체들에 의해 철저히 농락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참담한 현실 앞에서 부도덕하고 비인간적인 업체들과 끝까지 싸워 인간답게 살 권리를 되찾기 위해 오늘 결연한 의지로 삭발식을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표준계약서가 제정된 후 우리는 수년간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를 인정받지 못했으며 지난 4월 29일 막대한 희생을 감수하면서 1일 8시간 작업 준수를 이루어 냈다"며 하지만 "고속도로 시공업체와 일부 악덕업체는 계약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계약서상 합의된 내용을 헌신짝 버리듯 파기한 것도 모자라 노동자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민형사상 소송까지 제기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건설기계 임대사업 노동자들이 표준계약서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건설기계 임대사업 노동자들이 표준계약서 준수를 촉구하고 있다
ⓒ 정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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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계노동자들은 또 "노동자들은 수십 년간 공사현장을 전전하면서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도 국토 개발과 경제건설이라는 사명감에 뼈빠지게 일해 왔으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단지 법률에 규정된 임대차 계약서의 작성과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위해 필요한 1일 8시간 작업뿐이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후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진주시 문산읍에 위치한 S건설 사업소 앞에서 삭발식을 단행하며 1일 8시간 작업 준수 쟁취를 위한 의지를 나타냈다.

진주 건설기계 협의회 이복승 회장은 "고속도로 및 국책사업 시공업체들이 국책사업과 전국체전 공기촉박 등을 거론하면서 건설기계 임대 사업자들에게 장시간 추가작업을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장비 가동 시간의 연장과 임대료 인하를 위한 기민적인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자동차 경고음으로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방해하는 건설소장 자동차에 노동자들이 항의표시로 자른 머리카락을 던졌다.
▲ 바닥에 버려진 머리카락 자동차 경고음으로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방해하는 건설소장 자동차에 노동자들이 항의표시로 자른 머리카락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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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건설기계 임대사용료는 시간당 32,500원으로, 표준 8시간 작업시 26만원을 지급해야 하는데 악덕업체들이 공기의 촉박과 전국체전을 이유로 10시간 작업을 요구하면서 2시간 추가 작업료로 1만원에서 2만원만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건설기계 임대사업 노동자와 S 건설사가 체결한 건설기계임대차 표준계약서를 살펴보면 1일 8시간, 26만원이 명시돼 있었다. 이 회장은 또 "S건설사는 2시간 추가작업에 응하지 않는 노동자들을 위협하며 모두 쫒아 냈다"고 덧붙였다.

삭발식 이후 S건설사 관계자들과 노동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났다. 사진은 밀려 넘어진 노동자 모습
▲ 쓰러진 노동자 삭발식 이후 S건설사 관계자들과 노동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났다. 사진은 밀려 넘어진 노동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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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건설 현장소장은 이 같은 노동자들의 주장을 일축하며 "우리는 다른 사업소보다 1~2만원 더 주고 일을 시켰다. 일을 하기 싫으면 나가면 되지 왜 사무실 앞에 와서 행패를 부리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일간뉴스경남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표준계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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