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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경기전의'
 경기전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경기전의'
ⓒ 김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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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역사박물관이 15일 오전 10시부터 개관 8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를 연다. 또한 올해가 전주의 상징인 태조어진 전주봉안 600주년이라는 점을 감안해 경기전 관련 특별전도 함께 진행키로 했다.

전주학추진위원회와 전주역사박물관이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조선왕조와 전주'로, 조선시대에서 전주가 차지하는 위치를 재조명하는 자리다.

풍패지향 전주(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 호남제일성 전주(홍성덕 전주대교수), 약무호남 시무국가 전주(하태규 전북대교수), 관민협치 전주(이병규 동학농민혁명참여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 연구원), 조선의 예향 전주(전북대 임미선교수) 등 모두 5개 주제의 발제와 토론이 이뤄진다.

이들은 모두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이 지역 출신 인물들로 그간 이 분야에 걸쳐 깊은 관심과 많은 연구업적들이 축적된 발제자들이다.

각각의 발제에 대한 토론자로는 이욱(서울대 규장각), 임선빈(한국학중앙연구원), 이상훈(해군사관학교), 신순철(원광대), 권도희(서울대)씨가 참여한다. 도내와 도외의 시각을 골고루 반영하기 위해 주제마다 도내ㆍ외 전공자가 발제와 토론을 각각 나눠 맡도록 한 것이다. 토론좌장은 하우봉 전북대교수, 사회는 변주승 전주대교수와 김주성 전주교대교수가 맡아 진행한다.

1789년 발행된 '호구총수'에 의하면, 전주는 남북한을 다 합쳐 호수로는 전국 3번째였고, 인구수는 5번째일 정도로 막강한 위치를 차지했다. 학술대회를 통해 조선시대 3대도시, 4대 거점도시로 자리했던 전주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것.

태조어진 전주봉안 600주년 기념으로 마련되는 특별전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된다. 전주 경기전에 봉안된 태조어진은 현존하는 유일한 조선건국자의 초상화다. '경기전, 조선의 가슴에 귀 기울이다'는 제목의 이번 특별전은 600년간 전주사람들과 같이해온 태조어진과 경기전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다.

1부 '태조어진의 봉안과 경기전 관리', 2부 '경기전 건축과 의례'로 나눠 진행되며, 총 103점의 유물이 전시된다. 어진과 경기전을 이해하고 이를 지켜온 전주 600년의 정신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유물들은 국립문화재연구소를 비롯해 8개 기관에서 대여해온 유물들로,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유물들이 다수 포함됐다. 전북지역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붉은 색 용포를 입은 태조어진은 정재문화연구소에서 곤룡포의 색을 바꿔 모사한 것으로, 푸른색의 용포를 입은 태조어진과 비교해 색다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경기전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경기전의' 원본, 새롭게 찾아진 조경묘 관리에 관한 '조경묘의', 조경묘와 경기전 보수에 관한 '조경묘경기대수리등록' 등도 처음 전시되는 유물이다. 이 자료들은 현재 학계에서 경기전과 조경묘의 연혁, 의례, 관리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어진이모도감의궤'는 1872년 경기전 태조어진을 모사할 때의 기록으로, 여기에는 모사와 봉안과정들을 상세히 적고 있다. '영정모사도감의궤'도 전시되는데, 어진을 봉안할 때의 반차도(행렬도) 그림을 첨부하고 있다. 이 행렬도를 통해 어진봉안의 장엄함과 화려함을 엿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각종 제례 의기와 축문, 경기전 참봉 교지를 비롯한 관리 문서 및 일지 등이 전시된다. 건축과 관련해서는 경기전 건물배치도가 그려진 도형을 바탕으로 건물구조와 각 건물의 기능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이해를 돕고 있다. 경기전에 관한 옛 사진 만이 아니라 진전 침실의 다양한 품격 높은 문양들도 패널 형태로 제작해 장중함과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와 같은 총괄적인 전시가 가능했던 것은 '경기전의'가 최근 각고의 노력에 의해 번역작업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이 서적은 6월말 '국역 경기전의'라는 이름으로 출간을 앞두고 있다. 경기전의에 실린 내용 중에는 의식구 몇 점을 훔쳤다는 이유로 처형이 이뤄졌다는 기사도 실려 있어, 경기전이 얼마나 신성한 곳이었는가를 짐작케 한다. 특별전은 9월1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동희 관장은 "이번 전시는 전란과 화마의 위험 속에서도 600년을 버텨온 태조어진과 경기전 전반에 관해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전주가 조선왕조의 발상지요, 조선왕조 재정비의 수원지이며, 조선을 지켜주고 품어주던 가슴이었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경기전,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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