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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토고와 결전을 치른 지난 2006년 6월 13일 서울광장과 광화문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2006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토고와 결전을 치른 지난 2006년 6월 13일 서울광장과 광화문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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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야광봉'을 열심히 흔들고 멀리 떨어진 친구와 트위터로 '파도타기' 응원을 펼친다. 골이 터지는 순간 네트워크는 과부하가 걸리고 응원 장면이 담긴 사진이 실시간으로 미투데이에 올라간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전국이 응원 열기로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 열리는 12일 그리스전과 17일 아르헨티나전 때는 광화문, 서울광장 등을 가득 메운 대규모 거리 응원이 예상된다.

트위터와 스마트폰이 '디지털 군중' 모은다

올해는 스마트폰과 트위터나 미투데이 같은 소셜 미디어 등장 이후 처음 치러지는 월드컵인 만큼 이전과 다른 디지털 응원 문화가 예상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10일 이슈 보고서 '남아공 월드컵과 소셜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번 월드컵은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로 긴밀하게 연결된 '디지털 군중'의 등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 '응원도구모음' 앱
 현대차 '응원도구모음' 앱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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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스마트폰용 월드컵 응원 앱(애플리케이션; 응용프로그램)이 등장하고 실시간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로 긴밀히 연결되면서, 몸은 전국에 흩어져 있지만 수십만~수백만 군중이 마치 한곳에 있는 듯 감동을 나눈다는 얘기다.

실제 월드컵을 앞두고 애플 앱 스토어 등엔 10여 개에 이르는 응원 앱들이 쏟아졌다. 개인 개발자들이 만든 앱을 시작으로 KT, 현대차, 다음 등 기업들도 힘을 보탰다. 지난 3월 말 덕수궁 앞 촛불집회에서 '아이폰 촛불'이 처음 등장했듯 스마트폰이 월드컵 응원도구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앱 스토어에 선보인 무료 앱들을 통해 앞으로 어떤 스마트폰 응원이 펼쳐질지 미리 살펴본다.

트위터 파도타기 '남아공2010' vs. 듀엣 응원 '필승! 코리아'

'남아공2010' 앱(왼쪽)과 필승코리아 앱
 '남아공2010' 앱(왼쪽)과 필승코리아 앱

월드컵 관련 앱 가운데 가장 먼저 지비모바일의 '남아공2010' 앱은 구성이 단순하지만 트위터,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소셜 미디어 기능을 제대로 살렸다. 초기 버전에 있던 붉은악마 응원가 링크마저 중단되면서 남은 콘텐츠는 간단한 경기 일정이 전부다. 대신 트위터로 응원 메시지를 나눌 수 있고, 같은 앱을 쓰는 친구들을 검색해 서로 응원 장소를 공유하거나 온라인 '파도타기' 응원을 펼칠 수 있다.

4가지 응원도구가 담긴 블루존과 JJ미디어의 '필승! 코리아' 앱은 자기 목소리를 직접 녹음해, 아이폰이 대신 응원하게 만들 수도 있다. 광장 분위기를 압도할 만큼 큰 소리가 나올지는 의문이지만 길거리 응원하다 목이 쉰 사람이라면 써먹을 만하다.

상대 선수가 반칙했을 땐 아이폰 옐로카드를 흔들기만 해도 삑~ 호루라기 소리가 귀청을 찢는다. 경기장에서라면 더 효과적이겠지만, 심판 판정이 애매할 때 답답한 군중 속을 확 풀어줄 수 있을 듯하다. '대한민국' 응원 모드에선 두 대의 아이폰을 서로 마주치거나 함께 흔들면 동시에 '대~한민국'을 합창하게 된다니 친구와 직접 시험해 보기를.

김연아 샤우팅 댄스 '응원도구' vs. 유상철 주춤 댄스 '올레 사커'

현대차 '응원도구모음' 앱(왼쪽)과 KT '올레 사커' 앱
 현대차 '응원도구모음' 앱(왼쪽)과 KT '올레 사커' 앱

김연아 선수와 아이돌그룹 '빅뱅'을 앞세운 현대차 '응원도구모음' 앱은 이름답게 6가지 응원도구를 제공한다.

김연아 동영상 강좌에 맞춰 '샤우팅 댄스'도 배울 수 있고, 호루라기, 트럼펫, 북, 꽹과리, 자동차 경적, 전조등 등 6가지 악기를 선택해 신명나게 두드리며 '대~한민국' 5박자 응원을 펼칠 수 있다. 

또 자신이 글자와 색깔을 조합해 카드 섹션도 펼칠 수 있고, 우리 선수가 골을 넣거나 승리했을 때 기쁨을 만끽하기 위한 불꽃놀이와 승리의 축배 기능까지 담았다.

유상철 등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들을 내세운 KT '올레 사커' 앱은 다양한 응원 도구보다는 붉은악마 공식 응원가, 뮤직 비디오 등 풍부한 콘텐츠가 강점이다. 하지만 색깔뿐 아니라 깜빡임 간격, 효과음, 문자 이미지까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올레 야광봉'만큼은 야간에 가장 강력한 응원도구다.  

증강현실 궁금한 '붉은악마 응원' vs. 플래시몹 예고 '아이레즈'   

붉은악마 응원 앱(왼쪽)과 '아이레즈' 앱
 붉은악마 응원 앱(왼쪽)과 '아이레즈' 앱

다음이 만들어 '붉은악마'에 헌정했다는 '붉은악마 응원' 앱은 '샤우트 해설'로 유명한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 목소리를 담아 눈길을 끈다. 캐릭터 '디어로'를 만지면 다양한 응원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역시 3가지 색깔 야광봉과 4가지 모양 전광판 같은 응원 도구도 담겨 있고 월드컵 응원 동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11일부터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응원게시판을 업그레이드해 주변 앱 사용자들 프로필과 응원글도 볼 수 있다니 색다른 즐거움을 줄 듯하다.

이밖에 연세디지털게임교육원에서 만든 '아이레즈(iReds)' 앱도 눈길을 끈다. 붉은악마 뿔과 장갑 사진만 담긴 단순한 구성이지만 추가 업그레이드 예정이고 그리스전이 열리는 오는 12일 오후 6시 덕수궁 정문 앞에서 '플래시몹'을 펼칠 예정이라니 놓쳐선 안 되겠다.

이밖에 모비젠에서 만든 '힘내라 대한민국' 앱은 응원도구는 빈약하지만 월드컵 참가 팀별, 조별로 상세한 정보 검색을 할 수 있고 경기별로 직접 응원 메시지도 남길 수 있다. 선도소프트에서 만든 '레즈고(RedsGO)' 앱 역시 주요 선수 정보까지 담았지만 응원도구는 전광판이 고작인 게 아쉽다. 반면 타투박스에서 만든 '화이팅코리아'는 아이폰을 옆으로 기울이면 '대~한민국' 응원이, 앞쪽으로 기울이면 '짝짝~짝 짝짝' 박수 소리가 나는 독특한 응원 도구다.

안드로이드폰나 윈도모바일폰용 응원 앱은 '트리커'가 대표적이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리듬에 맞춰 두드리면 소리와 함께 화면 색깔이 변하고 휴대폰 뒷면을 손이나 어깨 등에 가볍게 두드려도 응원 효과음이 나고 휴대폰을 흔들면 붉은 빛이 발산되는 등 다양한 효과를 자랑한다.

'월드컵 응원 앱 'iReds'를 통한 플래시몹을 기획한 프래그머티스트 학생들
 '월드컵 응원 앱 'iReds'를 통한 플래시몹을 기획한 프래그머티스트 학생들
ⓒ iRe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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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SKT, 길거리 응원 대비 와이파이존 설치

SK텔레콤은 10일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코엑스광장, 상암월드컵경기장 등 5곳에 개방형 '와이파이 스트리트'를 만들었다.
 SK텔레콤은 10일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코엑스광장, 상암월드컵경기장 등 5곳에 개방형 '와이파이 스트리트'를 만들었다.
ⓒ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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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스마트폰을 이용한 대규모 응원이 예상되면서 이동통신사들도 덩달아 비상이 걸렸다. 경기 당일 트위터 사용이나 동영상 생중계 등 스마트폰을 활용한 무선인터넷 접속으로 데이터 트래픽 폭증할 것으로 보고 '와이파이존' 설치에 나선 것이다.  

SK텔레콤은 10일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코엑스광장, 상암월드컵경기장 등 5곳에 개방형 '와이파이 스트리트'를 만든다.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통신사나 종류에 상관없이 'T wifi zone'에 접속해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다.

KT도 뒤질세라 오는 12일부터 전국 주요 거리 응원 장소 11곳에 와이파이 존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이통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디지털 군중'이 어떤 응원을 펼칠 지 12일 저녁이 기다려진다.


태그:#남아공월드컵, #아이폰, #스마트폰, #월드컵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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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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