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4대 종단 대표들이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미국대사관에 전달하였다.
ⓒ 임순혜

관련영상보기

▲ 천안함 사고 발표에 대한 4대 종교인의 입장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전종훈 신부와 임광빈 목
ⓒ 임순혜

관련영상보기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오전10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호국추모실에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였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을 "대한민국을 공격한 북한의 군사도발"이라고 규정하고, "개성공단과 영유아 지원을 제외한 남북 간의 모든 교역·교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남한 해상교통로를 차단하고 자위권도 발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과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국실천불교승가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24일 오후1시 기독교회관 2층 소강당에서 '4대종단 천안함 침몰에 관한 종교인의 입장 기자회견'을 갖고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4대 종단의 입장을 밝혔다.

 

 

정진우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목사는 "천안함 침몰의 최초 보고과정에서부터 생존자 구조작업, 그리고 실종자 수색작업, 침몰원인 규명과정 등에서 정부는 국민의 깊은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서둘러 발표하였고 합동조사단의 발표 후에도 여러 의혹들이 해소되지 못하고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되고 있다"며 "조속히 여러 가지 의혹들이 해소되기를 희망해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되었다"고 기자회견 개최 배경을 밝혔다.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는 "이런 현실 가슴아프다. 이런 종교인들의 뜻은 남북 7500만 모두 다  이땅의 진실과 화해, 평화와 생명을 지키는 사회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 생각한다. 좀더 나은 평화와 생명 현실을 기대했으나 역사는 거꾸로 돌아가고 불신과 증오가 현실이어 답답하다. 우리 종교인들은 정파나 정치 이데올로기 앞서 진실이 밝혀지고 평화 민족 공동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곧이어 전종훈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가 발표한 '의혹은 점점 더 커 커져가고 있습니다'라는 기자회견문은 "천안함의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진실을 밝히는 일이 우선해야 한다"며 "처음부터 정부와 군 당국이 진실을 두려워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왕좌왕하는 초동조치부터 불안감을 주더니 사고발생 시각과 장소에 대한 정부의 발표가 자주 바뀌었다. 대통령의 말이 다르고 국방부장관의 말이 달랐고, 미국 정부의 입장마저 뒤바뀐 점은 작은 의혹에 큰 의혹을 보태주었다" 며 "1번이라는 파란색 글자를 결정적 증거로 제시했지만 이 점부터 적지 않은 국민이 우롱당하는 느낌을 가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종교인들은 "조사의 주체가 잘못되었다는 점, 하필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날을 발표일로 정한 점"을 지적하고, "맨 먼저 국방부장관과 다른 책임자들을 엄하게 문책하고 처벌해야 하며" "미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하는 바"고 "천안함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책임자들이 진실 앞에 겸손해질 것을 요구"하였다.

 

 

이들 종교인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후2시 미국 대사관 앞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하고, 한반도의 안보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미국의 태도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는 '미국은 천안함 침몰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모두 공개하라'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미국대사관에 전달하였다.

 

 

다음은 4대 종단의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고 발표에 대한 종교인의 입장'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사고 발표에 대한 종교인의 입장'

 

                                   -의혹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습니다-

 

천안함 침몰사고와 장병들의 순직을 바라보며 종교인들 또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충격을 받았고 구조와 수색과정에서 벌어진 잇따른 죽음으로 우리의 슬픔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삼가 희생자 모두의 명복과 안식을 빕니다. 그런데 천안함의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진실을 밝히는 일이 우선해야 합니다. 안보를 튼튼히 하고 평화를 우뚝 세우는 데 진실보다 더 큰 힘은 없습니다.

 

처음부터 정부와 군 당국이 진실을 두려워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우왕좌왕하는 초동조치부터 불안감을 주더니 사고발생 시각과 장소에 대한 정부의 발표가 자주 바뀌었습니다. 대통령의 말이 다르고 국방부장관의 말이 달랐습니다. 게다가 미국 정부의 입장마저 뒤바뀐 점은 작은 의혹에 큰 의혹을 보태주었습니다.

 

마침내 지난 5월 20일 합동조사단이 사고원인을 발표했습니다만, 여기에는 적지 않은 의혹이 담겨 있습니다. 1번이라는 파란색 글자를 결정적 증거로 제시했지만 이 점부터 적지 않은 국민이 우롱당하는 느낌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간 일어났던 수많은 의혹들을 풀어주는 시원한 대답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신 무조건 믿어달라고 윽박지르는 우격다짐의 인상을 받았습니다.

 

합동조사단의 발표를 보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대통령의 기본책무를 다 하지 못한 이명박 대통령이 과연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는지부터 궁금해졌습니다. 진실을 밝혀서 국민 앞에 용서를 청하는 대신 지방선거에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생겨났습니다. 갖가지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오늘의 상황을 방치할 경우 흔히 더 큰 불안과 불행이 닥치는 법입니다. 이에 우리 종교인들이 다음과 같은 위기극복의 길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조사의 주체가 잘못되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현재의 합동조사단은 장차 큰 책임을 져야할 당사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과오는 가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씌우려는 보통의 인지상정을 보더라도 맞지 않는 일입니다. 더구나 군 당국자들이 "적군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음"을 인정한 바에야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기왕의 합조단은 해체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민간전문가와 국제단체의 구성원으로 새로운 조사단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또 이미 구성되어 있는 국회특위조사단과 공동조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둘째, 하필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날을 발표일로 정한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혹시 우연의 일이었다고 해도 누가 봐도 북풍효과를 일으키려고 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었을 텐데 굳이 그렇게 한 의도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게다가 선거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오늘 대통령이 특별담화를 발표했는데 이런 일들은 자신들의 책임으로 빚어진 국가안보를 정략에 이용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실입니다. 냉전시기 동안 남북 모두 상대방에 대한 분열과 증오를 수단으로 자신들의 목표를 손쉽게 성취하는 대신 민족의 일치와 화해를 망가뜨린 사례들을 무수히 보았습니다. 민주주의의 발전을 생각하다면 이런 오해의 소지부터 없애야 마땅합니다.

 

셋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잘못을 바로잡아 주십시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얻습니다. 맨 먼저 국방부장관과 다른 책임자들을 엄하게 문책하고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안보상의 허점을 보인 점에 대해 국민에게 정중하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문제를 정략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합니다. 만일 방송과 언론을 활용해서 특별담화나 갖가지 방송 프로그램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자극하려든다면 대통령은 이중삼중의 죄를 짓는 셈입니다.

 

넷째, 미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태도는 1980년 광주에서 벌어졌던 비극에서 미국이 취한 입장을 연상케 해줍니다. 만일 미국정부가 국익 때문에 진실을 외면하는 것이라면 이는 우리 국민이 품고 있는 전통 우방국에 대한 호의를 심각하게 망치는 위험천만한 일이 됩니다. 베트남 통킹만 사건부터 최근의 이라크 전쟁까지 미국정부가 수 없이 정보조작을 자행하였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더구나 정의와 인권을 기치로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마저 이런 일을 반복한다면 이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국익을 해칠 것이 뻔합니다. 미국정부는 올바른 진상규명을 위해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공개해야 합니다. 그것이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위로하는 길이며 전통 우방으로서의 도덕적 책무입니다.

 

평화와 상생은 모든 종교인이 추구하는 이상이며 목표입니다. 천안함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책임자들이 진실 앞에 겸손해질 것을 요구합니다.

 

                                                 2010년 5월 24일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국실천불교승가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태그:#천안함, #4대종단, #기독교회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