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워킹 홀리데이로 살던 시절 긴자에 면접이 있어서 갔던 일이 있었다. 긴자와 시오도메는 가까운 거리였기 때문에 면접이 끝난 후에 슬슬 걸어서 가보자며 산책을 했었다. 예전 블로그를 뒤져 나온 시오도메의 사진들은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 그대로다. 아마 앞으로 점점 더 많이 발전하게 될테고 여러 도시들과 국제적 교류를 가지면서 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될 거다.
보통은 오다이바를 들어가기 위한 관문으로 많이 이용하는 신바시(新橋)나 시오도메인지라 관광객들에게는 외면을 받기 일쑤지만, 이 곳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기에 조금 장기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여러 건물들은 유명한 건축가들에 의해 지어졌고, 다양한 사무실과 문화공간, 쇼핑공간 등등 필요한 모든 것들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광객들에게 추천할 스팟으로는 니혼(日本)TV와 하마리큐 정원, 덴츠의 광고박물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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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렛타 시오도메 극단 '사계'의 극장 '우미가'가 있는 카렛타 시오도메 |
| ⓒ 이혜경 | 관련사진보기 |
하지만 나에게 시오도메는 뮤지컬로 유명한 극단 사계(四季)의 공연장이 있는 곳으로 인식되어 있다. 대극장인 하루(春), 아키(秋), 중형극장인 우미(海)등이 모두 시오도메에 몰려있다. 그 중 우미는 최근에 지어진 극장으로 작은 규모이지만 박력이 느껴지는 뮤지컬 전용 공연장이다. 최근에는 뮤지컬 위키드(Wicked)가 상연중이다. 우미가 있는 카렛타 시오도메는 복합문화쇼핑공간이다. 중앙광장의 커다란 거북이 모양의 분수가 인상적인 곳으로 시간에 따라 분수가 나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덴츠의 본사는 지하에 광고박물관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에 관심있는 사람들로 늘 인산인해다. 하지만 광고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해가 쉽도록 전시가 되어 있기에 일반 관광객들도 한 번 둘러볼 만 하다. 상당히 잘 꾸며놓은 것을 보면서 이런 것들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마련해 놓는 일본의 인식이 조금 부럽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도 아이디어로 내놓을 것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일본을 거쳐 중국으로 바로 가버리는 관광객들을 놓치는 게 아쉽다.
덴츠의 건물에는 전망대라고 부르기는 조금 뭐하지만 이렇게 멀리를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따로 돈을 내고 야경을 보기 위해 도쿄 타워에도 많이 간다지만, 굳이 그럴 필요를 나는 느끼지 않는다. 야경을 보는 스팟으로 제일 좋은 곳은 바로 이곳과 신주쿠의 도쿄도청, 그리고 오다이바의 해안공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곳에서는 하마리큐 정원이 바로 내려다 보이고 멀리 오다이바의 모습과 레인보우 브릿지까지 조망할 수 있다.
혹 시오도메를 이른 아침에 가게 된다면 하마리큐 정원에 들러보면 좋다. 일본식 정원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린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곳이다. 또 하나 부러운 점은 이런 것인데 이렇게 땅덩어리가 비싼 곳에 커다란 정원이나 공원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서울에서 공원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니까 말이다.
앞으로 치타 이탈리아 지구가 완성되면 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다. 이탈리아의 거리를 조성한 곳이라고 하는데 아직은 시작단계라 찾아갔을 때 왠지 허무함을 느꼈었다. 하지만 몇년이 지나면 새로운 관광스팟으로 널리 알려져 여행객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
시오도메는 멋진 곳이다. 외면할 것이 아니라 차근히 산책하듯 둘러보며 복잡한 일본의 도심과 잘 정돈된 도시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티스토리, 올포스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