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감독의 사퇴를 발표하는 수원 삼성 공식 홈페이지

차범근 감독의 사퇴를 발표하는 수원 삼성 공식 홈페이지 ⓒ 수원 삼성 블루윙즈

 

최근 성적 부진으로 고민하던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이 사퇴했다. 차 감독은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발표했다. 지난 2003년 겨울 수원의 지휘봉을 잡은 지 거의 7년 만이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수원이 K리그 최고의 명문구단에 어울리지 않게 15개 구단 중 최하위까지 떨어지면서 결국 차범근 감독이 고민 끝에 스스로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지난 시즌에도 10위에 그쳤던 수원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던 조원희를 임대해왔고 염기훈, 강민수 등도 데려오면서 올 시즌을 앞두고 자존심 회복을 노렸지만 오히려 성적은 더욱 나빠졌고 결국 차범근 감독의 사퇴로 이어지고 말았다.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에 5-0로 크게 패한 뒤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대회 도중 경질된 차범근 감독은 5년 동안 와신상담의 시간을 보낸 뒤 수원의 감독으로 돌아왔다.

 

한국 축구가 낳은 최고의 국제적 스타로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던 차범근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2004년 K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한을 풀었다.

 

2005년에는 10위로 떨어지며 잠시 주춤했지만 이듬해 곧바로 2위로 뛰어오른 수원은 2008년이 되자 두 번째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수원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과 화려한 스타 선수들, 차범근 감독의 전술이 어우러진 '황금기'였다.

 

하지만 우승의 꿈을 이룬 조원희, 이정수, 마토 등 스타선수들이 더 큰 꿈을 위해 잇달아 해외무대로 떠나면서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한 수원은 다시 휘청거렸고 결국 2009년에는 10위로 내려앉았다.

 

올 시즌 조원희, 강민수, 염기훈 등을 영입하며 힘을 키웠지만 전북 현대를 상대로 한 개막전에서 1-3으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하더니 한때 충격의 6연패를 당하는 등 부진을 거듭하며 결국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곳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성적 부진의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한 차범근 감독은 그동안 많이 지쳤는지 2010 남아공월드컵 중계 해설도 마다하며 쉬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수원은 당장 후임 감독을 물색해야 하는 고민에 빠졌다.

2010.05.20 19:28 ⓒ 2010 OhmyNews
차범근 감독 수원 삼성 블루윙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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