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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은 사업시기에 따라 기수별로 나뉜다. 1~4호선이 1기, 5~8호선이 2기다. 작년에 개통된 9호선은 3기 지하철이다. 1기 지하철과 2기 지하철은 운영회사도 다르고, 시스템도 다른데, 승객 입장에서 가장 큰 차이는 시외와의 연결 여부이다.
서울 2기 지하철 전동차
 서울 2기 지하철 전동차
ⓒ 서울도시철도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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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선인 2호선을 제외한 1, 3, 4호선은 코레일의 광역전철과 직결운행을 하고 있다. 직결운행이란 한 기관의 열차가 멈춤 없이 다른 기관 선로에 들어가서 운행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경기도에서 출발한 승객은 열차를 갈아타지 않고도 서울 도심까지 들어올 수가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5, 6, 7, 8호선은 그러하지 못하다. 물론 7호선이 광명시, 8호선이 성남시까지 운행되긴 하지만, 광역전철로 부르기에는 너무 짧다. 결국 2기 지하철은 시외와의 연결이 원활하지 못하여 더 많은 승객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로는, 2기 지하철 건설 당시 광역전철과의 연계계획이 명확하지 않았고, 철도의 투자시기도 일치하지 않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어쨌든 지금 2기 지하철은 경기도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교통량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서울지하철의 경기도 연장 계획이 구상되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경기도는 서울-인천-경기 광역경제권 발전을 위한 협약에 따른 실천방안으로써, 서울지하철의 경기도 연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당 노선은 4, 5, 6, 7호선이다.

4호선 연장 구상 노선도
 4호선 연장 구상 노선도
ⓒ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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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지하철 4호선은 서울 북동쪽 당고개역이 종착역이다. 그런데 이를 불암산 건너 별내, 진접지구까지 연장하는 것이 구상 중에 있다. 특히 현재 창동에 있는 4호선 차량기지를 진접쪽으로 이전하는 것도 고려되고 있다. 이 경우 노원구는 창동차량기지 부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고, 부지 개발 수익금으로는 건설비를 충당하는 등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 7호선도 마찬가지로서 현 종착역 장암역에서 의정부시 민락과 양주시 옥정을 거쳐 포천까지 연장이 구상 중이다. 물론 도봉차량기지 이전도 고려되고 있다.

이외에도 보금자리주택 미사지구와 중앙대 하남캠퍼스 등과 연계된 5호선 하남 연장, 보금자리주택 진건지구 등과 연계된 6호선 도농 연장 등이 지자체와 정부 차원에서 구상되고 있다.

5호선 연장 구상 노선도
 5호선 연장 구상 노선도
ⓒ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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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서울지하철 경기도 연장은 철도를 이용하여 서울과 경기도를 끊김없이 연결한다는 점에서 수도권 교통에 매우 큰 효과가 기대된다. 연장을 통해 철도 노선과 승객 흐름이 일치된다면, 승객 수가 늘어 수입이 많아지고, 경기도에서 서울로 진입하던 자동차들이 줄어 에너지 절감과 환경오염 감소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지하철 시스템을 확장해서 쓰는 것이므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차량기지가 외곽으로 이전되면, 새로 생기는 토지를 복합 개발할 수 있어서 기존 도심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서울지하철의 경기도 연장에 한 가지 당부할 점이라면, 광역철도로서의 기능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7호선이 장암에서 포천으로 연장된다면, 현재 공사 중인 온수~부평구청 연장과 함께 7호선은 거대한 장거리 노선이 된다. 이렇게 긴 노선을 기존의 완행 도시철도식으로 운영할 수는 없다. 광역전철의 취지에 맞게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신설되는 시외 구간의 주요 역에 대피선을 설치하여 9호선처럼 급행열차를 운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지하철 연장은 단순한 '양적 팽창'이 아니라, 경기도와 서울을 보다 빠르게 연결해주는 '질적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7호선 연장 구상 노선도
 7호선 연장 구상 노선도
ⓒ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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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2기 서울지하철들은 시계(市界)에서 노선이 끊어지며 경기도 승객을 흡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비록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서울지하철 연장을 통해 서울과 경기도를 철도로 연결하고자 한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이들 사업들은 대부분 타당성 조사 단계에 있는데,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서울과 경기도가 상생할 수 있는 좋은 사업이니만큼, 타당성 조사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 서울과 수도권 교통에 혁신을 가져왔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한우진 시민기자는 교통평론가, 미래철도DB(frdb.railplus.kr) 운영자, 코레일 명예기자입니다.



태그:#서울지하철, #지하철, #철도, #광역전철, #코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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