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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또 "광우병 동란은 대규모 헌정 위기"

<경향> "촛불 조롱 말라", MB-조선일보에 경고

 

조선일보가 <광우병 촛불 그후 2년> 기획기사를 내보낸 데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시위 2년이 지났지만 아무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고 화답하자, 당시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누리꾼과 시민․사회단체들 및 야당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12일에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빗대 "그동안 촛불을 잊고 살았던 걸 반성하겠다"는 1인시위와 촛불집회가 열렸다. 조선일보와 이명박 대통령의 '촛불매도' 합작이 역풍을 일으킨 형국이다.

 

13일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촛불을 깨웠다"며 "투표로 심판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경향신문은 사설 두 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선 "촛불을 조롱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조선일보에게는 "언제까지나 (왜곡) 장난이 먹혀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여전히 "'광우병 동란(動亂)'은 대규모 헌정(憲政) 위기였다"고 주장했다.

 

<"촛불민심 수용" "국정쇄신" 외쳤던 한나라…>(경향, 5면)

<'촛불집회 군홧발 폭행' 경찰간부 전원 무혐의>(경향, 12면)

<촛불, 다시 점화>(경향, 12면)

<촛불을 조롱하지 말라>(경향, 사설)

<조선일보의 '촛불 2년' 짜깁기 기사>(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5면에서 "한나라당의 '촛불 민심' 규정은 2년 만에 '민심의 바다'에서 '한편의 거대한 사기극'(조해진 대변인)으로 180도 변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돌변한 태도를 비판했다. 또 야당은 이 대통령의 '촛불시위 반성' 발언을 "대국민 선전포고"로 규정하며 "반성문을 안 쓰는 이 대통령에게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회초리를 드는 일뿐"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12면 <'촛불집회 군홧발 폭행' 경찰간부 전원 무혐의>에서는 "집회 참가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주최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검찰이 공권력에 대해서는 '이중잣대'를 적용한다"며 "2008년 6월 촛불집회 도중 전경에게 군홧발로 폭행당한 대학생 이나래 씨가 어청수 당시 경찰청장 등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전원 무혐의 각하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같은 면 <촛불, 다시 점화>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역설적으로 '반성'을 패러디한 1인 시위와 촛불집회가 점화되고 '지방선거에서 심판하겠다'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는 "트위터와 다음 아고라 등 온라인에서는 '됐고 투표'라는 문구가 적힌 '반성투표' 캐릭터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며 "2008년 당시의 촛불소녀 캐릭터가 이명박 대통령의 '반성 발언' 맥락에 맞춰 새롭게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설 <촛불을 조롱하지 말라>에서는  '촛불'에 대해 "세계의 지식인들은 '위대한 피플파워'라고 평가했다"며 "촛불은 괴담이나 선동에 놀아난 '동란(動亂)'이 아니었다"고 조선일보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

 

사설은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2년 전 촛불에 고개 숙였던 위정자들이 남몰래 가슴 밑바닥에 숨겨두었던 촛불에 대한 증오와 반감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새삼 확인하게 됐다"며 "촛불 앞에서 두 차례나 대국민사과를 했던 대통령이 지금 난데없이 분풀이에 나서는 것은 객관적 사실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국가 지도자의 신의를 땅에 떨어뜨리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지금 같은 오만과 독선이 계속되는 한 제2, 제3의 촛불은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이 대통령에게 경고했다.

 

또다른 사설 <조선일보의 '촛불 2년' 짜깁기 기사>에서는 조선일보의 <광우병 촛불 그후 2년> 기획기사가 "시종일관 촛불집회가 무책임한 선동의 소산이었음을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며 "실패작"이라고 평가했다.

 

사설은 조선일보가 기사에 등장한 취재원들의 말을 "전체적 맥락을 무시한 채 '짜깁기'했다"며 "기획 의도에 맞추기 위해 민감한 본질적 콘텍스트를 거두절미해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거두절미를 통한 왜곡은 사이비 언론이 즐겨 쓰는 전형적 수법"이라며 "1등신문을 자처하는 조선일보가 이 점을 모르고 기본을 안 지킨 기사를 내보낸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필시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나 이런 장난이 먹혀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거듭 조선일보를 비판했다.

 

<'촛불'을 잊었습니다… 반성합니다>(한겨레, 4면)

<MB 촛불발언이 '촛불' 깨웠다>(한겨레, 4면)

<진화나선 청와대 "대통령 진의 왜곡" 불지피는 민주당 "선거로 심판해야">(한겨레, 4면)

<[유레카] 기록>(한겨레, 34면)

 

한겨레신문은 4면 <MB 촛불발언이 '촛불' 깨웠다>에서 "그동안 촛불을 잊고 살았던 걸 반성하겠다"며 열린 1인시위와 촛불집회 소식을 다뤘다. 기사는 "국민을 우습게 아는 대통령과 함께 사는 데 깊은 책임을 느낀다"는 팻말을 든 당시 광우병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 "급반성! 그동안 촛불소녀도 유모차도 예비군도 잊고 살았는데, 다시 기억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6․2일 반드시 투표하겠습니다"라는 팻말을 든 김진욱 씨 등의 1인시위 소식을 사진과 함께 전했다.

 

같은 면 <진화나선 청와대 "대통령 진의 왜곡" 불지피는 민주당 "선거로 심판해야">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6․2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며 정치권의 반응을 전했다.

 

기사는 청와대가 "이 대통령의 진의가 왜곡됐다"고 반박했다며 이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자칫 5․23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과 시민단체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민주당은 "이 대통령을 집중 공격"하고 한나라당은 "이날도 '촛불 때리기'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교포 주부 '황당 괴담'에 나가떨어진 정부>(조선, 칼럼)

<누가 '소설'을 쓰는가>(조선, 38면)

<'촛불 백서', 정부 잘못도 낱낱이 담는 징비록(懲毖錄) 돼야>(조선, 사설)

 

 

조선일보는 이날도 사설에서 "'광우병 동란(動亂)'은 1980년대 민주화 이후 직선(直選) 정부에서 처음 벌어진 대규모 헌정(憲政) 위기였다"며 "이것은 국민이 투표로 선출한 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세력과 사이비 지식인, 그리고 일부 언론, 인터넷 매체가 거짓과 황당한 논리로 국민을 충동한 사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작성을 지시한 '촛불시위 보고서'에 대해 "정부가 사전에 위기를 감지하지 못하고 수습에도 번번이 실기(失機)해 버렸던 원인과, 동란 주도세력과의 홍보․논리전에서 무참하게 무너졌던 원인을 조선시대 유성룡의 '징비록(懲毖錄)'처럼 낱낱이 담아 훗날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럼 <교포 주부 '황당 괴담'에 나가떨어진 정부>에서도 "대한민국을 뒤흔든 광우병 광풍(狂風)의 주원인은 분명 근거 없는 괴담을 퍼뜨리며 공포를 확대 재생산한 일부 세력과 매체의 선동 때문"이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면서도 짐짓 "선동세력을 탓하기 전에 정부의 부실 협상과 소홀했던 뒤처리부터 반성하는 것이 순리"라며 "이 대통령이 지시한 '광우병 백서'의 제일 첫 장엔 무능했던 정부의 자기반성부터 담는 것이 순서"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민주당 "촛불시민 협박… 대국민 선전포고" 청와대 "선동 나섰던 지식인들 지칭한 것">(동아, 6면)

<"참여만 중시하는 민주주의, 공화주의로 보완해야">(동아, 24면)

 

동아일보는 6면 <민주당 "촛불시민 협박… 대국민 선전포고" 청와대 "선동 나섰던 지식인들 지칭한 것">에서 민주당과 "좌파계열 언론들과 단체들"의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한 비판과 청와대의 반박을 "논란"으로 처리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돋보이게 편집하는 한편 "이 대통령은 '국민' 또는 '촛불시민'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며 "이 대통령의 언급은 나름대로 순수한 동기를 가지고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일반 국민들을 겨냥한 게 아니라 역사 발전의 측면에서 당시 상황을 면밀히 복기하고 평가해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라고 청와대의 반박을 상세히 전했다.

 

<민주당 정세균·손학규·정동영 'MB 촛불 발언'에 일제히 포문>(중앙, 12면)

 

중앙일보는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한 민주당의 반발과 청와대의 반박만을 짧게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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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촛불집회, #이명박 대통령, #조선일보, #촛불 반성, #광우병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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