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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권을 요구하면서 노숙농성에 돌입한 지역 장애인들이 모여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 장애인들의 생존권투쟁 현장 생존권을 요구하면서 노숙농성에 돌입한 지역 장애인들이 모여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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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 앞에서는 지금 대구장애인차별철폐 소속 장애인들이 '장애인 생존권 확보'를 위한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7일 대구시와의 교섭협상 결렬 이후 장애인들은 11일 5일째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간 출동한 전경들과의 실랑이로 다치기도 했고, 시청 앞에 쳐둔 천막도 경찰이 철거해가는 통에 노숙투쟁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 장애인들의 주거권과 생존권 투쟁현장에 지난 10일 다녀왔습니다. 오후 늦게 현장을 찾았는데, 매일 밤 오후 7시부터는 촛불문화제도 열고 있었습니다.

경찰에게 천막은 빼앗기고, 장애인들은 그 자리에 임시로 메트리스만을 깔아놓고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 노숙농성 촛불문화제 경찰에게 천막은 빼앗기고, 장애인들은 그 자리에 임시로 메트리스만을 깔아놓고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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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은 9대 요구안을 가지고 대구시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그 요구안의 핵심은 주거권과 생존권입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 함께한 '함께하는 장애인 부모회' 허미연 재활치료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활동보조서비스란?
중증장애인의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한 서비스로서, 장애인의 인간단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교육을 받은 활동보조인이 장애인이 원하는 시간대에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 자원봉사의 개념이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지극히 제한하였던 것에 반해, 활동보조인서비스는 중증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주거권이라 함은 거주지 무상 임대의 폭을 넓혀 달라는 것으로, 더 이상 시설에 처박혀 있기를 거부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자립홈'이나 '그룹홈'과 같은 주거공간을 확대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존권 요구는 장애인들이 실질적으로 생활이 가능하도록 활동보조 시간을 늘려 달라는 것과 장애인 연금수당을 늘려서 장애인들도 자립적인 존재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입니다." 

장애인들이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면서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다
▲ 촛불문화제의 장애인들 장애인들이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면서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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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장애인들도 이제 더 이상 시설에 갇힌 존재가 아닌,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립적 생존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생색내기용 지원이 아닌 실질적인 지원을 하라는 것입니다.

'4대강'에 침몰한 장애인 복지를 구조하라

이어진 촛불문화제에서는 '4대강 사업' 때문에 줄어든 장애인복지의 현실에 대해서 대구대 사회학과 1학년 성빛나양이 아주 쉽고도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잘 풀어주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사회학과 1학년 학생이 아주 당차고도 야무진 발언으로 문화제에 참여한 장애인들께 기운을 북돋워주고 있다
▲ 4대강과 장애인복지 사회학과 1학년 학생이 아주 당차고도 야무진 발언으로 문화제에 참여한 장애인들께 기운을 북돋워주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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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집이 고령입니다. 그래서 집에 가는 길에 지난밤 10시경에 낙동강 달성보 공사현장을 지나쳤는데, 그 시간까지 불을 밝히고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향신문>에서 최근에 4대강 공사현장의 건설노동자들이 과로로 인해 쓰러지고 있는 현실을 다룬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 고강도의 노동현실을 직접 목격하고 있느니, 마치 박정희 시대의 노동현실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4대강 사업 때문에 장애인들의 복지예산이 다 삭감되어서 오늘 이 자리에 모여서 우리들은 항의집회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더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나온 것입니다. 스웨덴이나 핀란드식의 복지를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살게만 해달라는 것입니다. 생존을 위한 투쟁입니다. 4대강 사업 중단하고 그 예산으로 장애인들 생존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런 날을 위해 끝까지 싸워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대학 새내기인 그녀의 당찬 발언에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집회 참석자들은 열렬히 호응했고, 이어 대경연합 몸짓패 '집행유예'의 율동과 연합 노래패의 합창으로 촛불문화제는 더욱 활기를 띠었습니다. 그렇게 노숙투쟁의 밤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연합 노래패가 공연을 하고 있다
 연합 노래패가 공연을 하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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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철례투쟁가를 현장에 온 사람들과 함께 악보를 보고 불러본다
▲ 장애인차별철폐투쟁가 장애인차별철례투쟁가를 현장에 온 사람들과 함께 악보를 보고 불러본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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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애인지역공동체'의 누리집에는 12일 오후 이재창 활동가가 "4대강에 침몰한 장애인복지"란 제목으로 지금 이들이 벌이고 있는 장애인들의 생존권 투쟁을 잘 정리해서 올려두었습니다. 그의 주장도 들어봅니다.

"아 5월이여, 지금 대구시청 앞에서 우리 장애인들이 장애인 생존권 확보를 위한 6일째 노숙투쟁을 하고 있다. 그런데 또 한번 시장 해먹으려고 대구시장 후보 김범일은 우리들이 노숙 투쟁하는데 콧배기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들의 요구는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우리의 요구는 9가지다. 우리의 요구를 정리해보자. 크게 3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1. 저소득 보장하라 2. 자립생활 주거권 보장하라 3. 생활가능 할동보조시간 보장하라.

대구시는 보장하라. 이명박의 '4대강'에 빠친 장애인들을 대구시가 구하라. 5월이여, 너는 듣는냐? 우리의 외침을. 하늘이여, 우리를 도와주소서. 그들의 외면에 승리하게 하소서"

한편, 이들은 12일(수) 오후 2시 역시 대구시청 앞 주차장에서 "장애인 소득 보장, 장애인 생존권 쟁취를 위한 전국집중결의대회"를 연다고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들은 '앞산꼭지 블로그'에도 함께 실립니다.



태그:#장애인, #4대강사업, #장애인차별철폐, #장지공,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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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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