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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하루전에 밀린 방학숙제와 함께 '날림'으로 급조하여 가족신문을 만들어 본 경험은 없는가? 대부분의 가정에서 가족신문을 만들어 본 경험을 들라고 하면 방학과제물이나 학교 교육과정중 NIE(Newspaper In Education, 신문활용교육) 과제의 한 부분으로 순전히 엄마의 주도하에 수동적으로 꾸며 본 기억이 대부분일 것이다.

아이들 사고력 향상에 신문만한 것이 또 있을까?

초등학교 방학숙제의 단골메뉴인 가족신문. 개학날 급하게 엄마의 힘에 의존하여 만든 가족신문으로 과제물 상을 받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방학과제물 상장 초등학교 방학숙제의 단골메뉴인 가족신문. 개학날 급하게 엄마의 힘에 의존하여 만든 가족신문으로 과제물 상을 받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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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NIE는 문제 해결력과 함께 논리적인 표현력을 기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학습 방법이다. 신문기사를 직접 찾아보는 행동자체가 자기주도학습의 시작이며 신문을 꼼꼼히 읽다 보면 어느새 책읽기와 글쓰기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 또 내용을 정리하여 생각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고, 이로 인해 글쓰기 실력도 자연스럽게 늘게 된다.

특히 가족 전체가 참여하여 만드는 '가족신문'은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글쓰기 능력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가족간의 협동심을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교육이다. 가족회의를 통해 편집도 하고 사진도 찍고 기사를 쓰다보면 문장력과 창의력은 물론 어느새 사랑도 깊어간다.

철저한 계획을 통해 주기적으로 발행하는 가족신문이야 말로 가족사의 산 기록이 될 수 있다. 가족 소식지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가족구성원의 계획성 있는 생활습관까지 도와줌은 물론이다. 가족신문이 자녀의 읽기능력과 글쓰기에 자신감을 줄 뿐 아니라 시사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데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우리 아이도 과연 명석한 기사를 쓸 수 있을까?

가족신문을 직접 만들어 보자니 걱정이 앞선다. 우리 아이가 과연 글쓰기는 잘 할 수 있을까?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인가? 신문이름은 또 무엇으로 해야 하는가? 나는 '컴맹'인데도 신문만들기가 가능한가?

처음엔 기사내용과 사진지료 등이 부실하더라도 발행횟수를 거듭할수록 제법 신문제작의 요령이 생긴다. 신문의 내용보다는 온 가족이 함께한다는데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 여러형태의 창의적인 가족신문 처음엔 기사내용과 사진지료 등이 부실하더라도 발행횟수를 거듭할수록 제법 신문제작의 요령이 생긴다. 신문의 내용보다는 온 가족이 함께한다는데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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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인터넷 사이트나 소프트웨어 중에는 여러 가지 가족신문의 훌륭한 틀이 미리 준비되어 있어, 몇장의 사진 전송과 마우스 클릭 몇 번만으로도 자동으로 멋진 가족신문을 만들어 내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인공적인 디자인으로 아무리 멋지게 만들어진들 가족들이 둘러 앉아 직접 꾸미는 가족신문의 정겨움에 비하겠는가?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게 좋다는 '가족신문'인데 일단 시작해보자. 따라만 해도 절반은 성공이다(편집회의 전에 가족신문을 왜 만드는지에 대해 부모가 충분히 설명하고 의논한다. 가족신문은 처음부터 기존 신문에 있는 모든 내용을 모두 포함할 생각보다는 신문의 틀을 깨더라도 꼭 넣고 싶은 내용만 골라서 만든다면 그리 어렵지 않다).

가족신문을 만들어 보자

1. 제호선정과 편집장 선출

우선 가족 중에서 편집장을 선출한다. 이때는 되도록이면 아이들에게 주도권을 주는 것이 좋다. 편집장을 정한 후에는 가족신문의 제호(신문이름)를 정한다. 제호는 가족을 대표하는 이름이기에 몇가지 제호를 후보작으로 선정한 후 투표로 신중하게 결정한다. 저학년일 경우 자녀의 이름을 따서 제호를 정하는것도 괜찮다. 자신의 이름이 가족신문의 이름이 되므로 책임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의 이름이 '이유원'이라고 한다면 '유원이와 함께해요' '유원이랑 민지랑' '유원이의 작은꿈' '유원이네 가족신문 - 배려'' 유원이의 독서신문 - 꿈쟁이'등으로 정하면 무난하다.

2. 신문의 성격 정하기
생활속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는 일반적인 가족신문인지, 특정 주제의 가족신문을 만들 것인지를 결정한다. 예를들어, 특정주제인 경우 환경신문 독서신문 경제신문 스포츠신문 성경신문 컴퓨터신문 낚시신문 등 발행할 신문의 특색을 정하고 발행일 발행주기 등도 결정한다(처음 시작할 경우 월 1회 발행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3. 신문의 판형과 구성을 정한다.
도화지 크기로 만들것인가? A3용지로 만들것인가? 어떤 크기로 어떤 형태로 만들것인지, 몇 면으로 구성할 것인지를 정한다(처음에는 될 수 있는 한 판형을 크게 잡는 것이 기사를 넣고 사진을 배치하는데 유리하다. 또 지면은 처음에는 1~2개면부터 시작하여 차차 익숙해지면 지면을 늘리는 것이 좋다).

4. 고정 기사(편집방향)를 정한다.
판형과 지면구성이 결정되면, 각 면마다 어떤 내용의 기사를 넣을 것인지를 정한다. 예를들어 독서신문인 경우 ▲보고싶은 책 ▲OOOO 책을 읽고 ▲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출판사, 출판단지 탐방) ▲우리가족이 추천하는 도서 ▲역사를 빛낸 책속의 명언 ▲우리가족 소식 ▲우리가족 1년목표 이만큼 이뤘어요 등으로 고정기사를 기획한 다음 면별로 배치한다.

5. 기사쓰기
편집방향이 정해졌으면 기사별로 원고를 작성할 사람을 회의를 통하여 정하고, 원고마감일도 지정한다. 기사는 한정된 지면에 많은 내용을 실어야 하므로 짧고 간결하게(6하원칙) 쓰는 습관을 들이며, 한 문장을 길게 쓰지 않는 것이 좋다(공모작에서 입상한 가족신문을 참고하라).

사진은 인터넷이나 백과사전에 있는 자료사진보다는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하여 직접 찍어서 기사와 함께 넣는 것이 좋다. 책을 통하여 얻기 힘든 자료는 인터넷자료를 참조하고, 취재나 인터뷰가 필요할 때는 꼭 메모하는 습관을 들인다. 대부분 가족신문의 경우 기사쓰기의 어려움 때문인지 사진 위주로 채우는 경향이 많으나, 이럴 경우 기사가 너무 적어 지면이 허술해 보이는 단점이 있다.

6. 편집하기
준비한 기사의 제목을 정한다(기사의 제목을 정하는 일이 신문편집의 기본임을 명심한다. 훌륭한 가족신문의 경우 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사에 제목붙이기가 어려운 경우, 일간신문이나 <오마이뉴스>의 '사는이야기'(생활면) 기사제목을 눈여겨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제목이 정해졌으면 기사와 사진자료를 적절히 균형을 맞춰 신문지면에 배치한다. 컴퓨터 워드프로그램으로 출력하여 붙여도 무방하지만 처음에는 크기를 맞추기 힘드므로 직접 신문지면에 기사를 옮겨 쓰는 것이 초보자에게는 유리하다(기사말미에는 꼭 기사를 작성한 사람의 이름을 쓴다).

7. 수정 및 편집마무리
혹시 신문발행일이 빠지지는 않았는지, 제호 옆에 가훈이 빠지지는 않았는지, 기사에 틀린 글씨는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한다. 수정이 끝난 후에는 지면별로 페이지를 기입하고 기사에 테두리를 두르거나 예쁘게 장식하여 편집을 마무리 한다. 입체적이고 장식적인 요소는 기사읽기에 오히려 방해가 되므로 가급적 배제한다(처음에는 1부 밖에 발행할 수 없지만, 횟수를 거듭하여 발행한 후 실력이 늘면 컴퓨터로 출력하여 오리고 붙이는 작업을 하여 주변의 여러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여러 부를 만들면 우리가족의 소식도 알리고 가족신문을 자랑할 수도 있다).

가족이 함께 써볼 만한 기사들

평소에 계획을 꼼꼼히 세워서 가족신문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가족이라면 공모전 수상은 문제없다.
▲ 가족신문공모전 평소에 계획을 꼼꼼히 세워서 가족신문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가족이라면 공모전 수상은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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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문은 우리고장 경제를 살리는 아이디어, 처음 가본 5일장 이모저모, 알려지지 않은 내 고장 특산품소개 등 지역과 관련된 내용을 다룰 수 있고, 특히 경제 시사용어나 화폐의 변천사, 용돈관리와 가계부 함께 기록해 보기, 아이들이 볼 만한 경제 관련 책 소개, 지역출신 경제인들 찾아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재를 찾을 수 있다.

독서부문이라면 가족 구성원의 독서생활 및 책과 관련된 소재로 독서감상문, 독서일기, 책속 주인공 되어보기, 광고그림퀴즈, 독서정보 등으로 꾸미면 된다.

가족의 사랑을 특별한 것에서 확인하려 하는가?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려면 '가족신문' 하나로도 충분하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  들판에서 만나는 이름 모를 들꽃들. 아빠와 함께 예쁜 들꽃을 찾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백과사전을 찾아 이름을 하나씩 알아가며 가족신문에 옮기는 작은 실천이야말로 최고의 선물이 아닐는지?

어때요, 이번 주말엔 우리도 가족신문을 만들어 볼까요?

주변에서 만나는 이름 모를 새들을 아빠손을 잡고 찾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이름을  알아가며 가족신문에 옮기는 작은 실천은 최고의 행복이다.
▲ 생태분야도 가족신문의 좋은 소재이다. 주변에서 만나는 이름 모를 새들을 아빠손을 잡고 찾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이름을 알아가며 가족신문에 옮기는 작은 실천은 최고의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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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신문 만들기, 도움받을 수 있는 책들
-조영헌 외, 가족신문으로 쓴 25년 역사 비둘기집, 나무늘보, 2009
-유지은 외, 가족신문만들기, 청솔, 2000
-곽정란, 우리가족신문, 차림, 2000
-대한YWCA연합회, 가족환경신문만들기, 청솔, 2002
-한국언론재단, 신문알기-신문만들기, 초중고용3종, 2003
-김영순 외, 초등학교 신문활용교육의 실제,한국문화사, 2010
-이인순·차경희, 수업을 즐기는 아이들 : 다중지능 이론을 적용한 초등학교 수업사례, 일컴, 2008
-박상하, 신문을 읽으면 공부가 즐겁다, 스마트 비즈니스, 2009
-매일경제 NIE팀, 경제기사와 놀면 논술이 보인다, 매일경제신문사, 2007
-주장환, 논술진법 NIE(레오나르도 다빈치), 커뮤니케이션북스, 일진사, 2005
-강석우, NIE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커뮤니케이션북스, 2004
-한국신문협회, 학부모용 NIE 워크북, 한국신문협회, 2008
-임성관, 책 좋아하는 아이 만들기: 독서 지도의 이론과 실제, 시간의 물레, 2008
-조성민, NIE 탐구공동체 활동 프로그램, 교육과학사, 2000



태그:#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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