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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되지 않고 집안에 굴러다니는 동전은 얼마나 될까? 이미 관심 밖으로 밀려나 애물단지로 전락한 동전들이, 적어도 몇천원쯤은 나올 것이다. 혹시 집에 돌아와 동전이 생기면 화장대에 대충 휙 던져 넣은 후 나중에는 그 동전이 굴러다니며 다른 물건들 사이에 들어가서 정리가 더 힘들어진 경험은 없는가. 이렇게 집안에서 주인을 잃고 떠도는 동전들의 마지막 종착역은 딱히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동전 주위를 둘러보라. 주인잃고 나도는 동전이 얼마나 많은지...
애물단지로 전락한 동전주위를 둘러보라. 주인잃고 나도는 동전이 얼마나 많은지... ⓒ 김학용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동전들을 모른 척하지 말라. 실속있는 당신이라면 꼭 챙겨야 하지 않겠나. 어떤 이들은 화폐 본연의 수단과는 무관하게 냄새나는 운동화에 넣어 냄새를 제거하거나, 그을음을 제거한다는 이유로 난로 위에 올려놓곤 하지만 효과는 '글쎄'다.

100원짜리 동전들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굴러나오곤 한다. 벗어놓은 바지는 물론 세면대, 세탁기 빨래통만이 아니다. 책상 위는 물론 자동차 안의 수납 공간마다 굴러다니는 동전은 또 얼마나 많은가?

오늘부터 당장 통통한 놈으로 '돼지'를 한마리 키워보자. 돼지저금통이 없으면 될 수 있으면 큼지막한 것으로 컵이나 그릇, 반찬통, 생수통 등 저금통 대용으로 쓸 대체품이 얼마든지 널려있다. 집안에 굴러다니는 100원짜리 몇 닢, 호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50원짜리의 동전들을 부지런히 모아 교통카드도 충전하고 아이들을 위한 책도 살 수 있는 큰 기쁨이 기다리고 있는데, 어찌 소홀히 할것인가?

저금통에 동전을 모으면 과연 어느 정도 모을 수 있을까? 착실하게 키운 돼지저금통의 경우 적게는 수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모은 경험이 누구나 있을것이다.

이왕 모으는 거 규모를 좀 크게 해보면 어떨까? 냉온수기에 올려 놓고 쓰는 커다란 샘물 생수통(말통)에 동전을 모은다면 얼마나 모아지는지 궁금하지 않나?(단, 몇 년정도의 시간을 감수하라. 다 모은 후에는 무게만도 어른 혼자 들기에도 무리라는 것도 유념하라.)

생수통 생수통은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최고의 저금통이다.
생수통생수통은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최고의 저금통이다. ⓒ 옥션
실제로 생수통에 동전을 모으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보자. 수학적으로 계산을 하자니 동전의 종류가 너무 많아 계산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여기서는 500원짜리 동전만 모으는 것으로 한정하여 계산하기로 한다.

일단 생수통과 동전의 크기를 살펴보자. 우선 500원 동전의 규격체계는 한국은행의 자료에 의하면 백동소재에 지름26.5mm, 두께 1.92mm, 무게7.9g으로 발행되고 있다.(톱니 테두리 오차무시)

그렇다면, 500원짜리 동전 1개의 부피를 계산해볼까? (또 수학이라고? 초등학생 수준으로 쉽게 설명하니 걱정마시라)

실제로는 반지름이 13.25mm, 두께가 1.92mm 인데, 오차를 감안하여 반지름13.3mm 두께 2mm로 계산하면,

동전(원기둥)의 부피= (밑넓이) × (높이) = (반지름) × (반지름) × 3.14 × (높이)= πr²h  (여기서 π = 3.14로만 계산) = 반지름 13.3 × 반지름 13.3 × 3.14(π) × 높이 2 = 1110.8

500원 동전 1개의 부피는 대략 1110㎣쯤 된다. 1110㎣ = 1.11㎤

이젠 생수통 차례이다. 생수통의 규격은 6리터, 12리터, 17리터 등 다양하게 나와 있는데, 이왕이면 가장 큰 냉온수기용 생수통 18.9리터(5갤런) 들이를 기준으로 저금하기로 한다.

1리터는 1000㎤이므로, 18.9리터 = 18900㎤

이렇게 나온 결과로, 전체 생수통 부피(18,900㎤)를 500원 동전 부피(1.11㎤)로 나누면, 18,900㎤ ÷ 1.11㎤ = 약 17,000개가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7,000개 × 500원 = 8,500,000원
무게로 환산하면 17,000개 × 7.9g = 134,300g = 134kg

500원동전 한국은행 사이트에 소개하고 있는 500원동전의 규격
500원동전한국은행 사이트에 소개하고 있는 500원동전의 규격 ⓒ 한국은행

생수통 하나에 어마어마한 무게는 둘째 치고라도 자그마치 800만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가다니, 놀랍지 않은가? 하지만 위의 단순한 계산은 500원짜리 동전사이에 빈 공간이 전혀 없다는 가정 하의 이론적인 계산치이다. 동전을 녹여서 쇳물형태의 액체로 넣지 않는 한, 동전의 특성상 모서리끼리 닿는 부분과 엇갈려 겹쳐 비어있는 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다.

동전이 겹쳐져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을 최대한 10~20%정도로 감안한다고 해도 600~700만원 정도의 돈은 충분히 모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공간 계산은 생략). 생수통 하나로 700만원 정도나 모을 수 있다니! 한학기 대학 등록금이 5백만 원인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모은 돈으로 등록금 뿐만 아니라 책값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슬슬 끌리지 않는가? 

'티끌 모아 태산'이라 했다. 당장 실천해보자. 집안에서 사무실에서 갈길을 잃고 굴러다니는 동전, 어차피 없는 돈이라 생각하고 하나 하나 모으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외로 금액이 꽤 커지리라. 몇년 동안 잊는 셈치고 꾸준히 모아 마침내 통이 가득 차면 의외로 쏠쏠하다. 그걸로 큰 아들 등록금을 해결한다면? 아니면 평소 전화도 못 드리고 소홀히 했었던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정성 어린 마음을 표현한다면?

상상만해도 즐겁지 아니한가?


#생수통#500원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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