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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는 작은 종
그 엄마는 큰 종

사나운 주인이 마소처럼 부리는
오월이는 작은 종
그 엄마는 큰 종

하루는 그 엄마 먼곳으로 일을 가
해가 져도 안 왔네
밤이 돼도 안 왔네

오월이는 추워서 엄마 찾아 울었네
오월이는 배고파 엄마 찾아 울었네
(중략)
<쫓기달래>중-'백석'

연달래
 연달래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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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수를 놓은 듯한 진달래 꽃길이 바위전망대까지 이어진다. 여기서는 장안사 가람이 한눈에 보인다.
▲ 장안사 전경 울긋불긋 수를 놓은 듯한 진달래 꽃길이 바위전망대까지 이어진다. 여기서는 장안사 가람이 한눈에 보인다.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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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와 연달래는 어떻게 다를까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보았다. 연달래와 진달래는 다른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경상도 방언으로 진달래가 연달래로 불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달래는 무려 37종에 달한다고 하니, 연달래도 진달래의 또 다른 종류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치 사람은 모두 똑 같으나 이름이 다르듯이... 진달래에는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고 한다. 진달래는 접동새(두견새)가 울 때 핀다고 한다. 아주 먼 먼 옛날 촉나라의 망제가 복위를 꿈꾸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어서 그 넋이라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밤낮으로 울었는데, 그 망제의 한에 의해 눈물이 떨어진 꽃이 진달래라고 전해진다고 한다. 

연달래 진달래 꽃사태 났네
 연달래 진달래 꽃사태 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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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진달래는 망제의 한으로 핀 꽃이라면, 곱디 고운 연분홍빛 연달래는 백석 시인의 <쫓기달래>의 시에 나오는 '오월이'라는 소녀의 억울한 넋이 엄마 엄마 부르며 세상에 다시 핀 꽃같이 여겨진다. 이 진달래꽃은 계곡과 능선에서 잘 자라고 4월초부터 피기 시작하여 5월이면 진다고 한다.

진달래는 우리 겨례의 정서를 가장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꽃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 하다. 보릿고개가 많았던 시절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꽃이라는 점에서, 나에게도 진달래꽃은 추억의 꽃이다. 그래서 진달래를 좋아하는 것도 같다. 사실 내가 어릴 적에는 과자따위 사먹기 정말 힘들고 시골에서는 아이들의 군것질거리가 진짜 변변치 않았던 것이다.

봄이 오기만 기다렸다가 동네 친구들이랑 이 골짜기 저 골짜기 헤매며 약초 따위를 캐면서 진달래꽃을 많이 따 먹었던 것이다. 진달래는 이렇게 식용으로도 좋아, 화전, 비빔밥, 주먹밥, 진달래김밥, 진달래초밥도 만들고 꽃잎을 따서 술을 담기도 하는데 이를 두견주라고 한다. 두견주는 기침, 강장, 이뇨작용 등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연달래
 연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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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
 삼각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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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4월 4일 삼각산에 진달래 꽃구경 하고 갔으나, 활짝 만개한 것을 보기 위해 나는 다시 어제(18일) 기장군 삼각산을 새벽부터 찾아갔다. 내가 삼각산 하봉에 도착하니 진달래꽃이 산사태가 난 듯 만발해 있었다.

그런데 정작 보기에 너무 좋은 꽃사태 구경을 온 등산객들은 기대보다 작았다. 기장군 삼각산 진달래 군락지는 부산에서는 제일 가는 규모인데 아직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편이 아니다. 그래서 불타는 듯이 번져가는 진달래 꽃길이 나만 위해 피어 있는 해서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산행을 했다.

진달래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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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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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기장군 삼각산은 해발 469m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산을 오르락 내리락해야 하므로 긴장을 늦추면 안되는 산이다. 산행의 들머리는 장안사에서 부터 시작했다. 나는 삼각산 정상에서 시명산(676m) 정상에 올라서 산행로를 따라 양산 덕계쪽으로 하산했다.

삼각산의 등산 코스는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그 어느 등산코스보다 탁 트인 바다를 보면서 걸을 수 있어 조망권이 압권이다. 삼각산 정상에 오르면 대운산2봉, 시명산, 424봉, 고리원전, 달음산, 천마산, 망월산, 백운산, 철마산, 가까운 장산과 봉래산 등이 한 눈 안에 들어온다. 나는 연달래와 진달래가 자수를 놓는 듯한 꽃길을 따라서 다시 하산을 서둘렀다. 삼각산의 진달래는 수령이 30-40년은 족히 되어 보였다.

진달래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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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을 등산하려면 장안사 입구 주차장(화장실)에서 산행의 들머리로 잡아, 삼각산-창녕 성씨묘-551봉-564봉-시명산-불광산(660봉)-424봉-척판암-백련암 갈림길-도로-장안사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이 산행을 완주하려면 자그만치 5시간 30분이 걸린다. 난 삼각산을 등산하면 추천 산행코스을 이용했으나, 이번에는 장안사로 하산하지 않고 양산 덕계 매마을로 하산했다. 양산 덕계 '매 마을'은 처음 오는 마을인데 벚꽃에 싸여서 무릉도원처럼 아름다웠다. 어떤 가옥은 마당 안에 수령 깊은 벚꽃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마을길에는 벚꽃나무 가로수가 즐비해서 바람에 꽃비가 흩날렸다. 짧은 봄을 아쉬워하는 이별의 손짓처럼 같았다.

꽃비
 꽃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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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길
 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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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부산 기장군 소재의 삼각산 가려면, 우선 대중교통은 기장군 동부리 기장시장으로 가서 9번 마을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기장시장 교통편은 해운대에서 39, 180, 181, 1003번을 타야하고, 동래 쪽에서는 183, 반송에선 188번을 타야 한다. 기장시장 앞에선 일해교통 9번 마을버스를 타고 장안사 입구 상장 안마을 슈퍼 앞에서 하차한다. 버스 시간표는, 오전 6시45분, 7시10분, 8시20분, 9시15분, 10시5분 11시. 소요시간은 약 20분 걸리며, 차비는 850원. 장안사에서 나오는 교통시간표는, 오후 2시30분, 3시40분, 4시30분, 5시30분, 6시15분, 7시10분, 8시10분에 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를 따라서 송정해수욕장 입구~기장체육관~울산 온양~장안사에 도착하면 된다.



태그:#진달래, #벚꽃, #양산, #삼각산, #덕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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