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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현 지방자치제도는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주민들로부터 총체적 불신을 받고 있어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하는 제도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와 좋은예산센터, 2010유권자희망연대는 14일 오후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참여광장에서 '한국 지방자치 20년, 제도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첫 번째 발제에 나선 하승수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은 "현재 한국의 지방자치제도에서 대의기관은 총체적 불신을 받고 있다"면서 "지역마다 '제왕적 단체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무능하고 부패한 지방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역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민관의 협동은 부진하고, 민주적인 로컬거버넌스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언제까지나 이런 식의 지방자치를 계속 할 수는 없다"고 혁신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하 위원은 "이런 와중에 '분권'이나 '자치'라는 흐름에 역행하려는 움직임도 점차 강해지고 있다, 중앙정치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획일적이고 하향식의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중앙집권을 강화하고 '자치'가 아닌 '통치'를 강화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교육비리가 터지면 대통령은 '교육감 직선제'를 탓하는 실정"이라고 개탄했다.

 

하 위원은 "그러나 지방자치에 대한 희망을 버릴 때는 아니"라면서 "지방자치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1991년에 부활되어 지금까지 흘러온 우리나라 지방자치 제도와 현실에 문제가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지방자치의 제도적 문제점으로 ▲무너진 견제와 균형(제왕적 단체장) ▲약하고 무능한 지방의회 ▲독립된 감사기구의 부재 ▲강력한 중앙집권적 제도와 관행 ▲형식적인 주민참여 ▲지방선거의 문제점 ▲지방교육자치의 문제점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하 위원은 "지방자치제도의 민주적 개혁을 위해서는 지방자치제도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방자치제도는 나라마다 다르고, 한 국가 내에서도 다양한 제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제도에 대하여 조사하고 검토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제도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의 광역-기초에 관계없이, 그리고 그 지방자치단체의 인구규모 등에 관계없이 획일적으로 기관대립형-강시장형의 조직형태를 취할 필요가 없다"면서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조직형태를 지방지치단체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 위원은 이 밖에도 수평적인 견제기능 가화를 위한 지방의회의 권한을 강화해야 하고, 지방지치단체의 감사조직을 독립성이 활보된 조직으로 바꿔야하며, 불합리한 중앙의 통제와 개입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보공개, 주민투표제, 주민소환제, 주민소송제의 강화를 통한 '주민참여의 활성화'와 극단적인 정당투표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지방선거제도 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선5기 지방자치 무엇을 혁신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송재봉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중앙정부와 중앙정치에 대한 의존성과 종속성 탈피 ▲단체장 중심의 지방권력구조를 네트워크형 거버넌스 체제로 전환 ▲사회투자와 복지 우선 일자리 정책의 강화 ▲불안정한 대의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직접민주주의 강화 ▲사회자본 육성과 강한 시민사회 형성 ▲삶의 질을 우선하는 지방정부의 행정혁신 방안 제시 등을 지방자치 혁신의 기본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또 지방자치제도 혁신을 위한 '법·제도적 개선과제'로 ▲주민참정권 확대 ▲중앙정부 주도의 지방행정체제 개편 중단 ▲생활권 단위 주민자치센터 기능과 역할 확대 ▲기초의원 선거구 3-5인 선거구로 전환 ▲비례대표 비율 확대 ▲국고보조금 예산을 포괄보조금으로 전환 ▲지방소비세 비율 상향 전환 ▲지방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토론에 나선 김달수 희망제작소 객원연구원은 "지방자치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한 방안으로 '연방제'를 논의해 볼만 하다"면서 "뿐만 아니라 수평적 권력구조를 가로막는 행정안전부의 폐지 또는 기능 축소의 공론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그:#지방자치, #하승수, #송재봉, #참여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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