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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빛깔의 유채꽃. 마음을 사로잡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노란 빛깔의 유채꽃. 마음을 사로잡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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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 활짝 핀 영산강변. 4월로 접어들면서 활짝 핀 유채꽃은 4월 중하순까지 절정을 이룬다.
 유채꽃 활짝 핀 영산강변. 4월로 접어들면서 활짝 핀 유채꽃은 4월 중하순까지 절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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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고 비 내리고 흐리고 바람 불고 하다 보니 벌써 4월이다. 지루하던 꽃샘추위도 이제 물러간 것 같다. 예년 같으면 완연한 봄이 펼쳐질 4월이지만 올해는 조금 더디기만 하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아직 쌀쌀하다. 하지만 봄은 벌써 우리 곁에 와 있다. 산과 들로 나가면 완연한 봄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다.

산수유, 개나리와 함께 봄을 샛노랗게 만들어주는 유채꽃이 만발했다. 노란 꽃물결은 멀리서도 눈이 먼저 반긴다. 샛노란 색을 보면 왠지 가슴 설렌다. 마음까지 앗아가는 마력을 지닌 색깔이다. 특히 강변을 노랗게 수놓은 유채꽃 풍경은 결코 뿌리칠 수 없는 봄날의 유혹이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유채꽃. 봄날의 여유가 묻어난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유채꽃. 봄날의 여유가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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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히 흐르는 영산강. 옛날의 영화를 알고 있는 영산포등대(사진 왼쪽)만이 강을 지키고 서 있다.
 유유히 흐르는 영산강. 옛날의 영화를 알고 있는 영산포등대(사진 왼쪽)만이 강을 지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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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 영산포는 옛날 호남 내륙 물류의 중심지였다. 영산강을 따라 뱃길이 이어져 홍어와 젓갈의 집산지로 유명세를 떨쳤다. 1980년대 초 영산강에 하구언이 생기면서 그 명맥이 끊겼지만 아직도 이 일대엔 홍어 전문점이 즐비하다.

이 홍어는 독에 넣은 뒤 푹 삭혀서 먹는 톡 쏘는 맛을 제일로 친다. 그 맛을 아는 사람은 금값을 치르고라도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요상한 음식이다. 음식 가짓수가 아무리 많아도 홍어가 없으면 잔칫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전라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 홍어는 장에 좋고 숙취에도 그만이다.

한 연인이 영산강변에 피어난 유채꽃밭 사이를 걷고 있다.
 한 연인이 영산강변에 피어난 유채꽃밭 사이를 걷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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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변에 바람 쐬러 나온 젊은이들이 유채꽃밭을 거닐며 즐거워하고 있다. 꽃밭과 나란히 강물이 흐른다.
 영산강변에 바람 쐬러 나온 젊은이들이 유채꽃밭을 거닐며 즐거워하고 있다. 꽃밭과 나란히 강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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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의 집산지로 유명세를 떨쳤던 이곳 나주 영산포에 유채꽃이 활짝 피었다. 그것도 영산강변에 피어 노란 빛깔로 화사함을 뽐내고 있다. 유채꽃 핀 강변이 드넓다. 면적이 자그마치 50만㎡나 된단다. 강변 둔치를 온통 노랗게 물들인 풍경은 대형 수채화 한 폭에 다름 아니다.

내 마음 속도 노란 물감으로 채색된다. 한동안 넋을 잃고 유채꽃 무더기를 바라본다. 바라볼수록 내가 꽃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만 같다. 친구끼리, 가족끼리 와서 꽃밭을 거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꽃밭에 아이를 세워 사진을 찍어주는 엄마의 표정에서 흐뭇함이 배어난다.

영산강변으로 유채꽃 구경을 나온 일가족. 엄마가 아이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영산강변으로 유채꽃 구경을 나온 일가족. 엄마가 아이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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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을 따라, 유채꽃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도 보인다.
 강변을 따라, 유채꽃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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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을 따라 걷는 가족들의 발걸음에서도 행복이 묻어난다. 꽃길 사이로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의 발길엔 힘이 넘쳐난다. 흐르는 강물을 따라 유유히 걷는 연인들의 모습은 한가롭다. 휴대전화를 꺼내 서로를 찍어주고, 어깨를 껴안은 채 왼손을 앞으로 내밀어 다정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사랑스럽다.

봄날의 여유는 파란 하늘에서도 느껴진다. 강변을 가로질러 놓인 다리를 오가는 자동차까지도 꽃향기에 취하는 것만 같다. 모두가 그림 속 등장인물이고 배경이 된다. 일상에서 벗어나 유채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다. 몸과 마음도 느슨해진다. 나른한 봄날 오후다.

유채꽃 핀 강물 너머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알리는 입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생뚱맞다. 현재의 강물결 그대로 굽이굽이 흐르며 유채꽃과 어우러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티 없이 아름다운 수채화 풍경처럼.

유채꽃밭 위로 난 영산대교를 지나는 자동차도 꽃향기에 취한다.
 유채꽃밭 위로 난 영산대교를 지나는 자동차도 꽃향기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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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삭아 알싸한 맛을 내는 홍어. 옛날 나주 영산포는 홍어의 집산지였다. 지금도 홍어 전문점이 즐비하다.
 곰삭아 알싸한 맛을 내는 홍어. 옛날 나주 영산포는 홍어의 집산지였다. 지금도 홍어 전문점이 즐비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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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유채꽃이 활짝 피어 절정을 이루는 4월 9일부터 사흘 동안 이곳 영산강 둔치 체육공원 일원에선 영산포 홍어축제가 열린다. ‘알싸한 홍어와 추억과 낭만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홍어축제는 홍어 OX퀴즈, 홍어장사 선발대회, 홍어 예쁘게 썰기 등으로 준비된다. 홍어 무료시식과 홍어 경매도 이뤄진다.



태그:#유채꽃, #영산포, #영산강둔치, #영산포 홍어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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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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