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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하게 성장할 3D TV 시장을 사이에 둔 두 기업, 삼성과 LG. 이 두 거인이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치고 말았다.

 

지난 달 30일, 코엑스에서 열린 '3D 월드 포럼'에 나란히 참석한 LG전자의 권희원 사업부장과 삼성정자의 유부근 사장. 피할 수 없는 자리에서 마주친 이들은 서로 자신들의 기술 우위와 차별성을 강조하며 상대방의 대응 방식을 문제삼는 등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LG. LG전자의 권희원 사업부장(부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2D를 3D로 실시간 변환하면 입체감이 많이 떨어지고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어 어떤 콘텐츠 제작사도 이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쉽고 간편하지만 화질 문제로 자칫 소비자들로부터 3D가 저급한 수준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 신중이 고려해야 한다"고 이 기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근 삼성이 출시한 3D TV에 탑재된 실시간 2D→3D 변환 기능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 셈.

 

이에 삼성전자가 발끈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윤부근 사장은 "2D를 3D로 변환하는 기술은 삼성의 독자적인 것으로, 3D TV 시장에서도 삼성의 주도권이 계속 될 것"이라고 강하게 맞받아쳤다. 그는 "2D를 3D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실시간으로 변환하고, 일부를 편집해서 완성한다"며 "이를 통해 많은 콘텐츠가 2D에서 3D로 전환되는데, 삼성 제품이 바로 이런 기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내 기술로 안 된다고 실력 없는 사람이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면 안 된다"며, "기술이 있으면 만들면 되고, 소비자들로부터 인정 받으면 된다"고 LG전자의 주장을 정면으로 맞받아쳤다.

 

 

기존의 TV는 디자인과 화질, 가격이 주요한 승부처였다고 할 수 있지만, 3D TV로 발전하며 여기에 '콘텐츠'라는 더욱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등장하게 된 것이 사실. 삼성의 변환 기술에 대한 이같은 논쟁 역시 이 시장의 주요한 승부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콘텐츠'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LG와 삼성은 이 분야에서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3D TV 활성화를 위해 3D 실시간 변환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술이 콘텐츠, 재생 기술과 함께 3D TV 시장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 언급했는데, 초기 부족한 콘텐츠를 이 기술을 통해 보충할 수 있다는 전략이 기저에 깔려 있는 것을 풀이된다.

 

반면 LG전자는 장비 및 인력 부족 등을 지적하며 "처음 잘못 빚는 도자기는 가마에 오래 구워도 안 된다"며 이런 삼성의 초기 대응을 질타했다. 2D 콘텐츠를 3D로 변환하는 등으로는 콘텐츠의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

 

그는 "프리미엄을 주고 3D TV를 구매한 소비자들을 위한 초기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제대로 된 3D 콘텐츠 제공을 위해 스카이라이프와 콘텐츠 제작에 공동 투자하는 등 애초부터 3D로 만들어진 콘텐츠의 수급에 치중하겠다는 의도를 피력했다. 여기에 3D 디지털 카메라로 사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도 TV를 통해 감상할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양사의 치열한 논쟁은 이에서 그치지 않고 있다. LED를 백라이트로 채용한 TV가 등장하며 촉발된 직하와 에지 방식에 대한 우위 논쟁도 여전히 진행 중. 윤부근 사장은 LG가 트루모션 등을 통해 480Hz를 구현했지만 자사 방식과 비교할 때 선명도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지냐 직하냐의 논란이 있지만,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기술이라는 점이 지난해 이미 입증됐다"며 미국 시장에서의 압도적 우위를 예로 들었다. 그는 또 LG가 "지난 해에는 LED를 3천여 개 사용해 풀 LED라 하더니, 이번엔 1200여 개를 사용하고도 풀 LED라 한다"며 "풀 LED가 맞냐"고 날선 공격을 가했다.

 

이렇게 콘텐츠의 확보, 뛰어난 화질을 위한 기술 등에 삼성과 LG의 다른 대응 방식이 첨예하게 대립하기 시작했다. 과연 어떤 방식이 더 우수할까? 어느 쪽이 품질 높은 콘텐츠를 더 많이 확보하게 될까? 이제 세계 시장을 나누고 있는 삼성과 LG의 3D TV 대전이 바야흐로 촉발되려 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케이벤치에서 제공합니다.


태그:#3D, #TV, #LG,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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