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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간디학교 학생들은 20일 오후 진주 차없는거리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최보경 교사를 위한 탄원서를 시민들에게서 받았다.
 산청 간디학교 학생들은 20일 오후 진주 차없는거리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최보경 교사를 위한 탄원서를 시민들에게서 받았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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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학교 학생들이 20일 오후 진주 차없는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최보경 교사를 위한 탄원서를 써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간디학교 학생들이 20일 오후 진주 차없는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최보경 교사를 위한 탄원서를 써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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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역사 '쌤'을 위해 탄원서 한 장만 써 주세요."
"예쁜 누나, 옆에 가는 잘생긴 오빠 탄원서 한 장 쓰고 가세염."
"봄이 와도 보경 무죄." "국보법 꿿뛝숧, 더러운 세상…."

경남 산청 간디학교 학생들이 진주 차없는거리에서 "언니 쟤네가 우리 보경 '쌤' 잡아가"라는 제목으로 '국가보안법 철폐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지금까지 12번째(올해 들어선 처음) 이곳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다.

'보경쌤'은 간디학교 최보경 교사(36·역사)를 말한다. 경남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2008년 2월 최 교사의 집과 교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간디학교 동아리 '역사사랑'이 펴낸 회지와 최 교사의 진보단체 활동을 문제 삼았다.

검찰은 최 교사를 2008년 8월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은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지난해 9월부터 열렸으며, 그동안 14차 공판(2차례 연기·취소 포함)이 열렸다. 지금까지 검찰측 증인 심문이 끝난 상태며, 변호인 심문이 남아 있는데 다음 공판은 오는 4월 27일 열린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최 교사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자 'BK Love 학생대책위'를 결성했다. 학생들은 촛불문화제를 열고, 법원에 제출할 탄원서를 받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학생들은 1시간가량 진주시내를 돌며 홍보 활동을 벌이고 탄원서를 받았다. 학생들은 피켓을 들고 서서 "탄원서 한 장 써 주세요"라고 외치고, 서명판을 들고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서명을 받았다.

촛불문화제는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열렸다. 학생대책위 회장인 박제헌(2학년)군의 사회로, 학생들은 '경당'을 선보이고 오카리나를 연주했으며 노래를 불렀다. 진주지역 청소년 문화패 '한누리'가 풍물을 공연하기도 했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20일 진주 차없는거리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를 외치며 촛불을 밝혔다.
 간디학교 학생들은 20일 진주 차없는거리에서 국가보안법 철폐를 외치며 촛불을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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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헌군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저희들은 불순한 단체가 아니다. 함께 즐겼으면 한다. 부담 갖지 말고 함께하자"고 외쳤다. 신입생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저희 '쌤'은 통일교육을 하다 국보법 위반으로 기소되었는데, 저희 '쌤'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채수영 진보신당 진주당원협의회 위원장은 "북한 체제를 이명박 정권 못지않게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한다면 북한 체제가 아니라 북한의 인민일 것이다. 최보경 교사가 고무찬양했다면 북한 체제라기보다 인민일 것이다. 그리고 국민한테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최보경 교사가 20일 오후 진주 시내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서 있다. 최 교사는 최근 발목을 다쳐 목발을 짚고 다닌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최보경 교사가 20일 오후 진주 시내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서 있다. 최 교사는 최근 발목을 다쳐 목발을 짚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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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전교조 경남지부 정책실장은 "최보경 교사는 십자가를 지고 가는 고통받는 사람이라기보다 즐겁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교사들이 가장 행복한 때는 아이들이 신뢰하며 존경하는 때인데, 최 교사가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36만 교사 가운데 최보경 교사만큼 제자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교사가 있을까 싶다. 자랑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면서 "정권 탄압에 굴하지 않고 제자 사랑에 더해 여러 단체와 연대해서 재판투쟁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보경 교사는 목발을 짚고 참석해 지켜보기도 했다. 최 교사는 학교에서 공을 차다 발목을 삐어 입원해 있다가 이날 퇴원했다. 최 교사는 "다리도 다치고 비와 황사가 온다고 해서 촛불문화제를 하지 말자고 했더니 아이들이 하겠다고 했다. 미안하고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동안 진주경찰서 소속 사복경찰들이 지켜보기도 했으며,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20일 오후 진주 차없는거리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철폐 촛불문화제를 지켜보고 있다.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20일 오후 진주 차없는거리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철폐 촛불문화제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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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국가보안법, #간디학교, #최보경 교사, #진주 차없는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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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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