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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와 비판, 견제 기능이 완전히 마비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임기도 채우지 못하고 줄줄이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진 거예요. 일당 독주가 얼마나 지방자치를 훼손하는지,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지 잘 모여주는 사례입니다."

 

이주현 '6·2수원지방자치희망연대'(아래 6·2수원연대) 집행위원장(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이 최근 비리 혐의로 잇따라 구속 수감된 한나라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을 거론하며 한 말이다.

 

현재 박주언 안산시장, 노재영 군포시장, 이기하 오산시장은 구속돼 있으며, 이동희 안성시장은 불구속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나같이 건설업자나 골프장 업자들에게 뇌물 또는 불법정치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다. 서정석 용인시장은 인사비리 문제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김용서 수원시장도 얼마전 비리 의혹에 휘말렸다.

 

이 집행위원장은 "(잇따른) 단체장들의 비리는 단순히 개인의 실수나 부도덕 때문이 아니라 견제와 감시가 없는 일당독주 구조가 원인"이라 진단한 뒤, "이런 심각한 폐해를 더 이상 두고 봐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일당 독주를 심판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파괴, 훼손하는 행태에 대해 시민들의 준엄한 경고가 필요한 거죠."

 

여기서 '일당 독주'는 4년전 지방선거 결과로 빚어진 정치구도를 말한다. 2006년 선거에서 경기도지사와 선출직 도의원 108명 전원, 31개 시·군 자치단체장 중 29명을 한나라당을 차지했다. 수원시도 마찬가지다. 시장은 물론 36명의 시의원 중 절대다수인 25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다. 민주당은 9명, 민주노동당 1명, 무소속 1명에 머물렀다.

 

"야권 단일화는 시대의 요구"

 

이런 상황을 설명한 이 집행위원장은 "애당초 견제는 불가능 했다"고 토로하며 '야권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야권 단일화는 시대의 요구입니다. 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인 문제가 아니라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되살릴 유일한 길입니다. 유권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시민의 뜻을 떠받드는 사람이 선출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야권단일화는 결국 민주당 밀어주기 아니냐는 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집행위원장은 단호하게 "근거 없고 무책임한 얘기일 뿐"이라고 했다. 그 근거로 그는 야권 단일화 문제엔 이미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5개 정당 전체가 적극 동의한 상태임을 강조했다. 어느 특정 정당이 아니라 개혁·진보 진영과 시민들의 요구가 담긴 과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출마자들 전원이 야권 단일화 원칙에 합의하고 노력 중입니다. 오히려 민주당 쪽에서 양보하고 협조해야 할 정치적 부담이 있는 처지에 있거든요. 단일화는 어느 특정 정당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5개 정당은 물론 시민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안입니다."

 

그는 시민사회 진영이 '단일화'에만 매달렸을 경우 불거질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자칫 '인물 중심의 단일화'에 골몰할 경우 시민들이 주인인 정치와 좋은 정책 실현이라는 지방자치의 본질이 훼손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치의 주인인 시민이 제 자리 찾도록"

 

"6·2수원연대의 가장 큰 목표는 깨어 있는 유권자를 조직해서 정치의 주인인 시민이 제 자리를 찾도록 하는 겁니다. 시민들의 제안과 참여로 준비된 시정 과제와 의제를 제안해서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 하고, 좋은 후보 발굴 지원에도 힘을 쏟을 겁니다. 좋은 정책을 반영할 수 있는 후보를 검증해 '시민후보' 또는 '범민주 단일후보'로 추대하고 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6·2수원연대가 추천할 좋은 후보의 조건'을 묻자, 이 집행위원장은 "일단 선거연합 구도에 적극 동감해야 하고, 4대강 사업과 언론법 처리 등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하는 사람"이라며 덧붙였다.

 

"시민의 뜻이 반영된 실현가능한 정책을 준비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후보가 사회에서 어떠한 명성을 얻었느냐 보다는 개인의 도덕적 면도 눈여겨 볼 생각입니다. 특히 MB정부식 토건 위주의 개발정책이나 공약에 대해선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고요. 야 5당 모두가 공감할 정도의 개혁성과 지역 내 활동 경험도 필수겠죠."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6.2지방선거, #수원시장, #6.2수원지방자치희망연대, #야권단일화, #좋은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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