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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동력살분무기를 일부 이장들이 부당 수령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은 문제의 이장이 맡고 있는 마을의 표지석 제막 모습. 이장들의 도덕성에 의문이 일자 표지석 건립비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 표지석 건립비도 구설수 올라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동력살분무기를 일부 이장들이 부당 수령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은 문제의 이장이 맡고 있는 마을의 표지석 제막 모습. 이장들의 도덕성에 의문이 일자 표지석 건립비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 이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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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에게 돌아가야 할 동력살분무기를 농사도 짓지 않는 일부 이장들이 부당 신청해 수령한 것으로 드러나 마을 대표로서의 도덕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신청 절차상의 문제도 발견돼 현지 실사 등 엄격한 심사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충남 태안군 태안읍에서는 지난 2009년 '맞춤농정 농기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동력살분무기(일명 '비료살포기') 접수를 받았다.

태안읍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신청 접수시에 200여명이 신청을 했고, 신청자 대부분이 동력살분무기를 지원받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신청방식은 읍에서 마을별 배정→ 배정된 수량만큼 마을별 대상자 선정→ 선정된 대상자 태안읍 접수→ 태안읍 심사 및 지원의 절차에 의거해 지원이 이루어졌고, 자담도 있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사를 짓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일부 이장들까지 신청을 받아 동력살분무기가 지원된 것으로 드러나 '마을별 배정'이라는 절차에 심각한 오류가 있음이 드러났다.

"마을별로 배정을 하다 보면 배정된 수량을 소화하는 마을도 있고, 그렇지 못한 마을도 있다"는 태안읍 관계자의 설명에 "만약에 배정된 수량을 맞추기 위해서 농사도 짓지 않으면서 부당 신청하는 사람도 있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과거에는 부당 신청해 되팔아먹는 사례가 있었지만 가격도 얼마되지 않고, 심사를 하기 때문에 요즘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태안읍 관계자의 말과는 달리 동력살분무기를 지원받은 대상자 중에는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고 있는 일부 이장들의 명단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돼 빈축을 사고 있다.

"특정 이장들때문에 열심히 하는 다른 이장들 욕먹는다", 주민들 사퇴 촉구

태안읍이 지난해 '맞춤농정 농기계 지원사업'을 통해 지원한 동력살분무기는 총 221대로 1억5천400만원(군비, 자담 각 7721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동력살분무기는 농가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개인별로는 69만9천원에 이르는 동력살분무기를 50%의 지원을 받아 34만9천5백원에 구입한 셈이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농사를 짓지 않는 주민이 부당 신청을 통해 동력살분무기를 지원받는다면 최대 34만여원의 부당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마을별 배정'이라는 절차상의 오류가 있지만 마을의 대표로서 농사와는 무관함에도 동력살분무기를 지원받은 일부 이장들의 도덕성에는 큰 흠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태안읍은 엄격한 심사기준 마련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안게 되었다.

태안읍의 한 주민은 "실제로 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비료살포기가 농사도 짓지 않고 있는 일부 이장들이 가져가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관공서의 엄격한 심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일부 특정 이장들 때문에 개인 시간을 희생하면서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는 이장들까지 욕 먹고 있다"며 "주민이 아닌 개인의 사익을 챙기는 부도덕한 이장들은 현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장의 도덕성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음에도 일부 이장은 주소지는 해당 마을에 두고 실제 거주는 주소지를 벗어난 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으며, 이와 함께 '태안군 이장임명에 관한 규칙'도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현재 태안군의 이장임명에 관한 규칙에는 이장의 임명자격(제2조 2항)에 '이장은 당해 리에 주민등록을 두고 2년 이상 거주한 자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을 뿐 실제 거주지와 관련한 세부 조항이 없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태안읍 이장, #동력살분무기, #맞춤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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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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