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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나루는 역사적으로 참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여주 남한강에는 모두 17개의 나루가 있었다. 그만큼 해운 운송수단으로 중요한 거점이었다는 이야기다. 한강에는 4대 나루가 있다. 마포나루와 광나루, 그리고 이포나루와 조포나루다. 이 중에서 이포나루는 현재 이포보를 막는 공사 현장 위쪽에 있고, 조포나루는 신륵사 아래 편에 있다.

 

이포나루는 해장국으로 유명해

 

이포나루는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단종임금은 한양을 떠나 이포에서 배를 내려 육로를 이용해 영월로 향했다. 아마 이포에서 피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또한 이포는 강원도에서 뗏목을 타고 내려와 목재를 팔기도 하고, 한강을 거슬러 올라온 소금 배들이 이포에서 하역을 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수많은 물건을 실은 배들이 이포나루에서 짐을 내렸다.

 

일찍 이포에 도착한 배들은 짐을 싣고 부리면서, 허기진 배를 해장국 한 그릇으로 때웠다. 그것이 바로 유명한 이포해장국이다. 강원도서 강을 타고 내려 온 사람들. 한강을 올라와 강원도 등에 물건을 대는 사람들이 북적이던 이포나루, 계절에 관계없이 그저 편하게 배를 불릴 수 있었던 해장국 한 그릇은, 그렇게 입소문을 달고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이포에는 삼선당을 비롯한 종교적인 산물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 모두가 다 뱃길의 안전을 위함이다. 그 중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김이 피어오르는 따끈한 해장국이었을 것이다.  

 

 

이포 해장국의 담백한 맛을 보러가다

 

이포해장국의 진한 맛을 이어오고 있는 집이 있다. 이 집을 처음 들린 것은 지지난 해인가 보다. 설날 일이 있어 여주를 찾았는데, 음식점이 한 곳도 문을 열지 않았다. 시내를 몇 바퀴 돌았지만 문을 연 곳이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편의점이라도 들려 간단한 요기 거리라도 살 요량으로 편의점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그 옆에 문구가 하나 보인다. '설날에도 정상 영업을 합니다.'라는 식당 안내 문구다. 그때처럼 반가울 수가 없었다. 

 

해장국 한 그릇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던지라, 늘 그 집이 마음에 남아있었다. 마침 그 쪽에 일이 있어 들렸다가, 점심을 먹으려고 이포 해장국 집을 찾았다. 계란부침에 등뼈, 묵은 김치, 공기 밥, 거기다가 생선까지 곁들여 6,000원이라는 것이다. 이럴 때는 괜히 횡재를 한 기분이다. 늘 돌아다닐 일이 많다보니 나가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런 별미인 음식을 만나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계란부침은 셀프래'

 

 

음식을 시켜 놓고 기다리는데,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프라이팬 그리고 날계란을 갖다 준다.

 

"이게 무엇인가요?"

"예, 계란 프라이는 직접 해서 드세요"

"직접 프라이를 해 먹으라고요?"

"예"

 

조금은 황당하다. 그러나 그렇게 직접 계란 프라이를 만들면서 보니 그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누구는 익혀먹고, 누구는 반숙을 해서 먹는 것을 즐긴다. 각자 자신이 선호하는 프라이를 해 먹을 수가 있다. 예전 담백한 이포해장국이 생각나서 다시 찾은 해장국집에서, 직접 해먹은 계란 프라이는 또 다른 별미였다.


태그:#이포, #나루, #해장국, #등뼈, #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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