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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률 추이.
 청년실업률 추이.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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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칼라, 대기업, 정규직, 연봉 2500만 원 이상' 

대학생들이 원하는 이른바 '일자리 스펙'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특히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8.1%로 2008년 7.2%에 비해 0.9%포인트 올랐다. 이는 전체 실업률 상승폭의 2배에 달한다. 게다가 취업시장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일자리가 전체 취업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취업을 앞둔 대학생 10명 가운데 8명 가까이가 청년실업의 원인으로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할 정도다.

현대경제연구원이 7일 내놓은 '대학생의 취업관과 취업활동 실태에 관한 여론조사' 보고서는 대학생이 원하는 일자리와 실제 취업시장의 현실 사이의 큰 간극을 그대로 보여준다. 연구원이 지난 2월 10일부터 18일까지 전국 22개 대학 3·4학년 학생 5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 대기업의 안정적인 정규직을 원하고 있고, 원하는 직장을 들어가기 위해선 응답자 가운데 35%가 1년 이상 장기실업도 각오하겠다고 답했다. 물론 취업 현실은 이와 사뭇 다르다.

20대 대기업 일자리 13%, 대기업 희망자는 71%  

우선, 대학생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무엇일까? '안정성'이 25.1%로 가장 높았고 '자기 계발'(24.0%)과 '연봉'(23.3%)이 그 뒤를 이었다. 대학생들이 안정성을 중시한다는 것은 졸업 후 '자기사업'(14.5%) 보다는 '취업'(85.5%)을 하겠다는 대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계약조건으로 80%가 넘는 대학생이 '꼭 정규직이어야 한다'(82.1%)고 답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직종에 있어서도 대부분이 '사무직 회사원'이나 '공무원'과 같은 안정적인 '화이트칼라'직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9.5%의 대학생이 '사무직 회사원'을, 29.3%가 '프리랜서'를 그리고 13.9%가 '공무원'을 희망직업으로 꼽았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희망과는 달리 취업시장에는 안정적인 정규직이 부족한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8월 현재, 20대 노동자 347만 명 가운데 정규직인 사람은 68.3%였다. 이는 '꼭 정규직이' 되고 싶은 대학생의 수(82.1%)보다 14.2%포인트 적은 수치다. 노동시장 자체의 안정성도 떨어진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08년, 1년 만에 직장을 그만둔 사람 가운데 20대의 비율은 무려 41.2%였다. '한 번 직장은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가기'는 더 어렵다. 2008년에 신규 고용보험을 취득한 20대 가운데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12.9% 수준이었다. 반면에 대기업에 취직하고 싶다고 응답한 대학생은 71.3%에 달해 60%에 가까운 '과잉공급'이 존재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소기업 일자리는 20대 전체 일자리의 77.1%를 차지했지만, 중소기업에 가고 싶다고 밝힌 대학생은 4.6%에 불과했다.  

희망 연봉 역시 현실과 차이가 났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80%에 가까운 대학생이 연봉 2500만 원 이상(79.8%)을 받기를 원했다. 3500만 원 이상 받기를 원한 학생도 25.5%였다. 서울소재 대학의 경우에는 34.6%가 3500만 원 이상을 원했다. 이는 2008년 12월 대졸 신입 평균 연봉이 2440만원인 것을 생각하면 큰 괴리가 있다.  

대학생 76%, '청년실업' 이유? '있어도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없어서'

구직활동 또한 쉽지 않다.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보다는 '선배 등 지인의 도움'(73.0%)을 받거나, '자기 혼자'(69.0%) 취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복수응답가능). '학교 취업지원센터를 이용'(68.1%)한다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절반에 가까운 대학생들은 취업 준비비용으로 월 평균 30만 원 이하(49.7%)를 지출한다고 답했다. 30만 원 이상 지출도 29.2%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11.9%는 취업준비로 50만 원 이상을 지출하기도 했다.

대학졸업 후에도 구직활동은 계속된다. 취업에 실패했을 경우 대학원에 진학하겠다고 밝힌 37.5%의 학생 가운데 43.7%는 그 이유를 취업준비용이라고 말했다. 개발도상국 등 해외 취업을 고려해보겠다는 의견도 42.0%에 달했다. 100만원 이하를 받는 해외인턴십을 고려해보겠다는 의견은 그보다 좀 더 높은 55.8%였는데, 이는 저임금을 받더라도 직무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희망과 현실의 괴리 때문일까.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학생 중 75.6%는 청년실업의 주된 이유로 '일자리가 없어서'(19.3%)가 아닌 '있어도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없어서'를 꼽았다. 또한 응답자 가운데 35.2%는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1년 이상의 장기 실업도 각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중 18.3%는 '기간에 상관없다'고 답했다.


태그:#취업, #대학생, #청년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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