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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초 신세계 이마트의 기습적 가격인하로 시작되어 지난 2월 잠시 휴전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던 대형마트의 가격경쟁이 이마트의 라면 가격인하으로 다시 불붙고 있다.

 

이마트가 3월 4일부터 '신라면 1박스(20입)'에 1만630원(기존가격 1만1680원), '삼양라면 5입+1'은 2650원(기존 5입상품 가격 2780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마트가 이같은 결정을 내림에 따라 경쟁사인 홈플러스, 롯데마트(롯데쇼핑) 등 경쟁사들도 즉각 판매가격을 인하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홈플러스는 4일부터 신라면과 삼양라면의 동일 패키지 제품을 이마트보다 20원 더 저렴하게 각각 1만 610원과 2630원에 내놓기로 했고, 롯데마트는 두 제품 모두 이마트와 같은 수준으로 인하해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월말 가격환원을 하면서 경쟁사의 가격정책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독자적인 가격정책을 펴겠다고 밝혔지만 신라면과 삼양라면은 고객에게 민감한 상품이기 때문에 적극적 대응으로 방침을 선회했다.

 

신라면은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25%를 차지하는 업계 최고 브랜드로 지난해 매출액만 3600억원에 이르고 있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 때문에 그동안 유통업체들이 가격할인을 하지 못했던 품목 중 하나다. 이런 신라면은 1986년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할인 판매된 적이 없어 이번 이마트의 가격할인은 출시 후 24년 만에 처음 이뤄진 것이다.

 

유통사-제조사간 또다시 힘겨루기?

 

라면으로 다시 시작된 대형마트간 가격전쟁은 삽겹살과 마찬가지로 판매물량 확보에 의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이번 신라면 가격 인하와 관련해 물량 부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조사 측에 추가 물량을 요청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농심이나 삼양라면측은 다른 유통채널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형마트 입장만 생각할 수는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판매 물량은 한정돼 있기에 이번 라면 가격인하 경쟁 역시 삼겹살 가격경쟁 때처럼 물량확보 문제로 인해 흐지부지 끝날 수도 있다.

 

지난번 가격인하시 할인행사 품목이 조기에 품절돼 고객의 원성을 들었던 이마트는 비슷한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신라면의 경우 1인 구매량을 2박스로 제한했다.

 

연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대형마트의 가격경쟁은 홍보 및 집객 효과를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가격인하를 단행한 라면은 대표적인 생필품인 만큼 경쟁사들보다 싸다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주는 효과를 낼 수 있고 라면을 사러온 소비자가 다른 것들을 추가 구매하기 때문에 마트의 입장에서는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다.

 

실제 대형마트 간 가격경쟁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방문 고객수가 늘어나는 등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로인해 진정세를 보이던 대형마트의 가격인하 경쟁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초의 가격경쟁 한달 기간 동안 고객수와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간 이마트는 작년 1월보다 3.1%, 롯데마트는 2.3%로 고객수가 증가했다. 뒤늦게 할인경쟁에 나선 홈플러스의 고객수는 5.0%나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 1월 매출은 평균 2~3배 늘어나, 삼겹살은 419% 매출 신장

 

고객수가 늘어난 만큼 할인품목들의 매출 또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월에 설 연휴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고객수와 매출의 증가는 훨씬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마트가 할인해 판매한 품목들의 지난 한달간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평균 2~3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이뤄진 라면의 가격인하는 계획적인 물량 확보 없이 갑작스럽게 정책결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라면전쟁'은 물가안정이나 가계부담 감소 등 소비자들을 위한 경쟁이 아니라 업체 간의 자존심 싸움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연초 파격적인 가격인하에 나섰던 신세계 이마트는 앞으로도 한 주 또는 격주 단위로 가격인하 품목을 발표하며 가격경쟁을 주도할 방침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홈플러스는 올해로 창립 11주년을 맞아 대규모 창립기념 할인행사를 준비 중이고, 롯데마트도 대규모 할인행사인 '서프라이즈 상품전 2탄'을 선보이며 전면 대응을 준비중에 있다.

 

라면은 소비자 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에 3월 들어 재점화된 가격전쟁에 유통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시적으로 신선ㆍ가공식품의 모든 품목에서 가격인하 전쟁이 1년간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태그:#라면전쟁, #대형마트,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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