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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권 피탈 100주년의 참 의미를 되새기려는 뜻 있는 사람들에게 2010년은 우울하기만 하다. 독립을 위해 피 흘려 싸운 독립운동의 역사를 올바르게 연구하고 그 의미를 널리 확산시키려는 노력이 범정부적 차원에서 전개되어야 마땅한데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독립운동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점점 축소되고 소외되어간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강원역사교사모임(회장 강희재)과 박경리문학공원(소장 고창영)이 뜻을 모아 '2010 토지 책전'을 시작했다. 소설 <토지> 속에 등장하는 내용 중에서 독립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내용을 발췌하고, 그 내용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덧붙인 내용으로 펼침막을 만들어 전시하면서 국권 피탈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피 흘린 자취를 바르게 기억하는 계기를 만들어보려는 생각에서.

 

"어제 개그콘서트에서 '역사가 골라먹는 아이스크림이냐!'를 외치던 한 개그맨의 말이 정말 가슴에 와 닿았다. 역사는 선택과목이 되어버리고, 91주년 3·1절을 진심으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고, 중국과 일본의 역사 왜곡 앞에서 우리는 우리 역사를 제대로 지켜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토지 책전' 행사를 시작하면서 강원역사교사모임 황재연 교사가 한 말에 행사에 참여했던 시민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작년 한 해 동안 '토지 한국사 강좌' 열두 강좌를 시민들과 함께 진행하면서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토론했다. 그런데 고등학교 역사 과목이 선택으로 바뀌다니, 그 소식에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며 역사 교사들과 함께 걱정을 했던 시민들이다.

 

 

간단한 행사를 마친 뒤 야외에 전시된 펼침막을 돌면서 토지 속 내용과 그에 대한 역사적 해설이 진행되었다. 1897년부터 1945년을 무대로 펼쳐지는 대하소설 <토지> 속에 등장하는 의병운동, 동학농민운동, 형평운동, 학생운동, 노동운동, 농민운동 등 다양한 독립운동의 의의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그 의미를 되새겼다.

 

"비에 젖은 펼침막이 꼭 지금 현재 우리 역사의 모습처럼 보여요."

"맞아요. 이러다가 우리 역사가 사라지는 건 아닌지 걱정돼요."

 

행사 중에 시민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작된 '2010 토지 책전'은 4월 30일까지 계속 이어진다. 역사가 골라 먹는 아이스크림 정도로 대접받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올바른 역사의 의미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고 토론하기 위한 작은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토지 세트 - 전21권 (토지 1~20권 + 토지 인물 사전)

박경리 지음, 마로니에북스(2012)


태그:#토지, #한국근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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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 있는 모든 곳이 역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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