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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상인대표단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과 편법 프랜차이즈 SSM(=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를 촉구하기 위한 7일간의 단식농성을 마무리했다.

결국 2월 임시국회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처리하지 않고 막을 내렸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또 한번 국회에서 좌절 되면서 중소상인들의 시름도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에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사업조정 신청지역 전국연석회, 중소상인 살리기 전국네트워크 등으로 구성 된 중소상인대표단은 단식을 해단하면서 "단식은 끝났지만 우리의 본격적인 정치투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과 프랜차이즈 SSM을 규제하는 방안을 즉 마련하지 않는다면 3월 18일 수만 명이 참가하는 전국상인총궐기대회와 전국적인 상인촛불로 맞설 것"이라며 "국회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위해 3월에 원-포인트(=ONE-POINT) 임시국회를 소집할 것"을 요구했다.

중소상인들의 원-포인트 임시국회 개원 요구는 단식농성 중 여야 정치권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나온 얘기로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3일 농성장을 방문했을 때 상인들이 요청했다.

앞서 22일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와 민주당 정장선 국회 지식경제위원장, 노영민 지식경제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 정동영 의원 등이 농성장을 방문해, "허가제를 도입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민주당 당론"임을 밝혔다.

이후 농성장을 찾은 정세균 대표에게 중소상인대표단은 원-포인트 국회 개원을 요청했고,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 문제(유통산업발전법 개정)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국회를 소집 하겠다"고 중소상인대표단과 약속했다.

중소상인들은 농성장을 찾은 한나라당에도 똑같이 원-포인트 국회개원을 요청했다. 한나라당에서는 김성조 정책위의장이 상인들을 만났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 없은 인사성 방문에 그쳐 되레 상인들의 빈축만 사고 말았다.

중소상인 살리기 전국네트워크 신규철 공동집행위원장은 "한나라당이 농성장을 방문하고도 어떤 방안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전형적인 면피용 인사성 방문"이라며 "중소상인들은 18일 전국상인총궐기대회를 열 것이다. 한나라당이 끝까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나서지 않는다면 한나라당을 기다리고 있는 건 지방선거 심판뿐"이라고 강조했다.

2월 22일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지 못하자 중소상인들은 인근 청계천 광통교에서 촛불을 밝혔다. 중소상인들이 경찰에게 촛불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촛불을 든 팔을 청계천 쪽으로 내밀고 촛불을 밝히고 있다.
▲ 상인촛불 2월 22일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지 못하자 중소상인들은 인근 청계천 광통교에서 촛불을 밝혔다. 중소상인들이 경찰에게 촛불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촛불을 든 팔을 청계천 쪽으로 내밀고 촛불을 밝히고 있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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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청 보고서, SSM 최대 피해자는 슈퍼마켓
"지금이 2010년인가 1970년인가?"

한편,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 소상공인진흥원에 의뢰해 올 1월 작성한 <사업조정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가 공개 되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민주당 김재균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SSM이 진출한 상권에서 매출감소가 가장 높은 곳은 66㎡미만인 소형 슈퍼마켓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중소기업청과 지식경제부가 주장한 내용과 전혀 상반된 결과다.

지난해 10월 지식경제부가 중기청, 대한상공회의소, 소상공인진흥원, 체인스토어협회, 한국유통학회 등과 함께 <SSM 진출에 따른 중소유통 경영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SSM 출점으로 영향을 많이 받는 업체는 대형마트와 개인대형슈퍼, 재래시장이며 개인소형슈퍼는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종호 지식경제부 유통물류과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50평(165㎡) 미만 개인소형 슈퍼는 SSM 출점으로 영향을 별로 받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소형 점포의 경우 개인대형슈퍼가 받는 영향력의 10% 미만 수준"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중소상인 살리기 전국네트워크는 당시 연구결과의 조사방법과 조사주체의 신뢰성에 문제제기를 했었다.

신규철 공동집행위원장은 "정부가 SSM에 대한 허가제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조사 결과를 몰아간다는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소상공인진흥원의 실태조사 결과로 거짓이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당시 불순한 조사 의도를 가지고 국민 혈세를 받아 연구용역을 담당한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통산업발전법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동안 곳곳에서는 프랜차이즈 SSM이 출점하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한 중소상인들의 몸부림 또한 처절해지고 있다.

마산에서는 프랜차이즈 SSM 출점을 저지하기 위해 한 여성이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는 공사장 팬스에 올라가 농성을 전개하고 분노한 한 상인은 시너를 몸에 끼얹어 가며 저항하고 있다.

전국상인연합회 인태연 대형마트규제부위원장은 "시간이 거꾸로 가고 있는 느낌이다. 전태일 열사가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해 분신한 게 1970년인데 30년이 지난 이 땅에서 이제는 상인들이 시너를 끼얹어야 하는 처참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지금이 2010년인가? 1970년인가? 그런데도 정부와 한나라당은 여전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반대명분만 찾고 있다. 상인들이 거리에 나서야 한다면 응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www.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유통산업발전법, #민주당, #한나라당, #중소상인, #원-포인트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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