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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내에 안개 걷고 뒷뫼에 해 비친다.
밤물은 거의 지고 낮물이 밀어온다.
강촌에 온갖 곳이
먼 빛이 더욱 좋아라.
<어부사시사>중-윤선도
 
 
항구 도시 부산은 행복한 도시, 갈매기 날갯짓에 여명이 움튼다. 새벽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쪽빛이다. 그러나 새벽 4시에 나와도 해운대 바다는 대낮처럼 환하다. 바다에 집어등 눈부시다. 부산의 일출은 어느 곳에서나 아름답지만 청사포 일출은 매일 매일 화엄하다. 화엄한 일출을 보기 위해 청사포에서 구덕포까지 걸었다.
 

 
도심의 집들은 아직 단꿈에 젖어 있지만 새벽의 봄바다, 포구에는 이미 어젯밤 밤바다로 나간 배들이 돌아오고 있다. 그 틈에 낚싯군의 배들도 끼어 있고, 고기 상자를 부리고 다시 바다로 나가는 배들도 있다. 
 

태양은 바다 속에서 떠올라 일시에 대지를 밝힌다. 종종 먹구름에 가려 일출이 보기 힘들 때도 있으나, 매일 일출은 장엄하게 떠오른다. 등대의 첨탑 위에 마치 동그란 신의 여의주처럼 붉은 덩어리로 피어 오른다. 이제 환한 아침이 되면 포구는 조용하다.
 
풍파에 일리던 배
어드러로 간단 말고
구름이 머흘거든 처음에 날 줄 어찌
허술한 배 두신 분네는
모두 조심하시오.
<송강가사> 중-정철
 

멀리 송정 바닷가도 보인다. 파도 소리와 미역의 건조대가 가득 널린 봄바다에 오면 어부의 바다가 잘 보인다. 봄 바다가 햇빛에 반짝인다. 봄바다는 향그러운 미역냄새, 그리고 집어등 켜 놓고 밤을 새워 잡은 멸치 냄새가 가득하다. 봄의 새벽바다 산책에 일상의 찌들었던 마음이 너무 상쾌하다.
 

 

 


태그:#봄바다, #집어등, #새벽, #어부,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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