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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으로 들어가는 입구
▲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순천만으로 들어가는 입구
ⓒ 정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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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날씨. 벌써 봄이 온 느낌. 카메라를 들고 외출을 결심했다. 해서 조카와 함께 찾아간 곳은 신이 내렸다는 축복의 땅. 철새들의 휴식처인 순천만이다.

광활한 갯벌. 자연이 스스로를 아름답다 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다가서는 갈색나라로의 여행. 39.8㎞의 해안선. 이를 둘러싼 21.6㎢의 갯벌은 생명이 살아있음을 노래하고 5.4㎢의 갈대밭의 속삭임은 그냥 그대로 자연의 노래다.

이곳에 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가 각선미를 뽑는다. 뿐만 아니다. 검은머리갈매기, 황새, 저어새, 노란부리백로 등 국제적 희귀조류들이 자유롭게 월동하는 세계적인 연안습지인 순천만엔 한국조류 200여종이 외국 손님을 맞으며 그들과 겨울을 나며 갈대사이를 누빈다.

생태학습 조성을 위한 공간
▲ 순천만 자연생태관 생태학습 조성을 위한 공간
ⓒ 정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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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선 초입에 자연생태관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순천만의 다양한 생태자원을 보존하고, 자원의 학술적 연구와 생태학습을 위해 조성된 공간. 기획전시실, 전시실, 영상관, 생태교실, 세미나실 등 내부시설도 다양하지만, 외부엔 갯벌 관찰장이 인접해 있어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생태학습장으로 적극 활용된다고 순천만 길잡이가 덧붙인다.

열차를 타고 순천만 여행
▲ 갈대열차 열차를 타고 순천만 여행
ⓒ 정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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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생태관을 나오자 바퀴달린 열차가 눈에 띈다. 갈대열차란다. 열차가 순천만 둑길에 오르자 흘러드는 잔잔한 바닷물과 갈대사이로 순천만의 아름다운 풍경이 시야를 고정시키다. 디젤 열차의 소음이 옥에 티다. 이곳을 찾아온 시베리아 월동 친구들이 놀라지 않을까 걱정이다. 조금만 더 배려했다면. 총거리 4.8Km, 왕복 30분 내외로 오전 2번, 오후 5번씩 오간다고. 단 주의할 점은 난방시설이 없어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갈대밭 사이의 산책로
▲ 산책로 갈대밭 사이의 산책로
ⓒ 정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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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열차에서 내리자 갈대숲 사이길이 마음을 재촉한다. 지나는 연인들의 모습에도 홀로임이 외롭지 않다. 나의 작은 발자욱 소리에도 줄행랑을 놓은 새들이 앙증스럽기 때문일까. 갈대밭 사이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상큼한 갯벌 냄새와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은 덤이다. 저절로 카메라에 손이 간다.

용산전망대로 가는 빠른 길인 계단
▲ 빠른 길 용산전망대로 가는 빠른 길인 계단
ⓒ 정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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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밭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끝 무렵에 또 하나의 길이 가는 이를 붙잡는다. 용산전망대로 가는 길이다. 이곳에 이르는 길은 두 가지. 오래 걸리지만 완만한 경사가 있는 편안 길과 빠르게 정상에 도달을 수 있는 가파른 계단 길이다. 젊었기에 선택한 계단 길은 후회가 절로.

일몰때의 순천만 낙조
▲ 순천만 S자 낙조 일몰때의 순천만 낙조
ⓒ 순천디카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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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생도 잠시. 용산전망대 정상에서 보여주는 순천만 낙조는 순천만의 S자 곡선을 따라 후회를 기쁨과 감탄으로 만들기에 충분. 낙조는 정말 최고의 명품. 해질 무렵의 황금빛은 보는 이를 경악케 한다. S자형 낙조를 따라 배가 지나가자 황금물살이 온 바다에 가득하다. 좀더 나은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하루. 언젠가는 꼭 다시 한 번 이곳을 찾겠다고 다짐하며 긴 여운을 갈대밭에 남기며 떠나고 싶다.


태그:#순천만, #자연생태관, #갈대열차, #용산전망대, #S자 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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