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독점 중계 관련 클로징멘트 SBS는 지난 16일 'SBS 8시 뉴스'에서 "타 언론매체에 경기 주요 화면을 제공해왔으나 오해가 있어 안타깝다"는 내용의 마무리 발언을 내보냈다.

▲ SBS의 독점 중계 관련 클로징멘트 SBS는 지난 16일 'SBS 8시 뉴스'에서 "타 언론매체에 경기 주요 화면을 제공해왔으나 오해가 있어 안타깝다"는 내용의 마무리 발언을 내보냈다. ⓒ SBS 8시 뉴스

 

"일부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성의있는 사과를 기다리던 시청자들은 맥이 풀렸다. 말을 이리저리 돌리던 앵커의 마무리 발언 어디에도 기다리던 사과의 기색은 없었기 떄문이다.

 

SBS는 지난 16일 '8시 뉴스'에서 "타 언론매체에 경기의 주요화면을 제공해왔으나 오해가 있어 안타깝다"는 내용의 앵커 발언을 내보냈다.

 

8시 뉴스의 신동욱, 김소원 앵커는 "우리 대표팀의 선전이 이어짐에 따라 중계방송을 당초 계획보다 22시간 늘려 편성하기로 했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타 언론매체에 자료를 제공했으나 일부 오해가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같은 말만 풀어 놓는 SBS...문제 해결 의지 있나

 

SBS가 제공한다고 밝힌 경기의 주요화면은 2분. 방송 뉴스의 한 꼭지로도 구성하기 힘든 자료지만 그조차도 매번 'SBS 화면 제공'이라는 자막을 함께 입혀야 한다.

 

SBS는 16일, 하루에 1회만 'SBS 화면 제공'이라는 자막을 쓰면 자료화면 사용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완화하고 타사에 제공하는 화면 분량도 7분 30초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정도는 '보도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SBS 측의 발언에는 충분히 부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SBS측은 KBS와 MBC에 할당되는 취재용 카드를 3장씩으로 제한했다. 이에 대해 KBS는 "공문으로 요청한 12명의 취재진 파견 계획에 대해 SBS 측이 사실상 무시했다"는 보도자료를 내놓았고, MBC는 "SBS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완벽한 보도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현지 파견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SBS 측은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규정에 맞게 취재 협조와 영상 제공을 하고 있으니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SBS는 "양사가 지금이라도 현지에 취재단을 파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 각사에 할당하기로 했던 3장의 취재용 카드를 그대로 제공하겠다"며 "뉴스용 영상 자료가 더 필요할 경우 추가로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말을 다시 풀어놓고 있을 뿐 사태 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이 날 SBS 뉴스는 26개의 뉴스 가운데 16개의 올림픽 관련 보도를 내보냈지만 KBS는 28개의 뉴스 가운데 단 한 건, MBC는 29개의 뉴스 가운데 단 두 건의 올림픽 관련 보도를 내보냈다.

 

SBS의 독점 중계, 속속 드러나는 한계들

 

독점 중계하는 SBS와 올림픽 관련 보도 자체를 외면해버리는 MBC, KBS 사이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시청자들이다. SBS 홈페이지의 밴쿠버 동계올림픽 응원게시판은 응원 대신 SBS에 대한 항의의 글로 메워졌다.

 

누리꾼들은 SBS의 미흡한 중계가 올림픽 경기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lipolice'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누리꾼은 "선수의 이름을 바꿔부르는 등 해설에 잘못된 정보가 많다"고 지적했으며 'sisley803'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누리꾼은 "내용없이 소리만 지르는 해설 때문에 경기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편성시간을 늘리겠다는 약속도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이다. 이 날 SBS는 지상파 채널을 통한 중계 시간을 22시간 가량 늘린 총 218시간35분으로 편성하고, 계열 케이블도 애초보다 하루 평균 6시간 정도 늘린 총 400시간으로 편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늘어난 편성시간의 대부분이 새벽 시간대에 배정돼 여전히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시간대에는 제대로 된 중계를 볼 수 없다는 것이 누리꾼들의 지적이다.

 

'jahng68'라는 아이디로 글을 올린 누리꾼은 "단독 중계를 하면서 월요일과 목요일 프라임타임(주요 방송시간)에만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나머지 요일 (같은 시간대)에는 정규프로를 편성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즉각 수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SBS에서 독점 중계를 함으로써 다양한 경기를 보지 못하게 된 시청자들의 불만도 크다. 'cb69 '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누리꾼은 "누구는 금메달 장면을 보고 싶어하고 누구는 남자 아이스하키를 보고 싶어하고 누구는 남자 싱글피겨를 보고 싶어하기 마련"이라며 "SBS는 드라마 방송도 다 하면서 올림픽을 독점 중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0.02.17 13:21 ⓒ 2010 OhmyNews
SBS 벤쿠버 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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